[오늘과 내일/이철희]한반도는 이미 ‘트럼프 태풍’ 영향권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이달 초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플로리다 마러라고 저택으로 찾아가 만났다. 오르반은 회동 후 “트럼프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을 끝내기 위한 매우 상세한 계획을 갖고 있더라”며 이렇게 전했다. “트럼프는 자신이 복귀하면 한 푼도 주지 않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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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이달 초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플로리다 마러라고 저택으로 찾아가 만났다. 오르반은 회동 후 “트럼프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을 끝내기 위한 매우 상세한 계획을 갖고 있더라”며 이렇게 전했다. “트럼프는 자신이 복귀하면 한 푼도 주지 않을…
4월 총선이 다가올수록 정치가 도(道)보다는 기(技)의 영역으로 옮겨간 것을 절감한다. 그래서 얼굴 두껍든(厚), 뱃속 시커멓든(黑) 둘 중 하나는 해야 정치에서 성취한다는 100년 전 중국인의 역사 연구는 여전히 의미심장하다. 후흑(厚黑)이 승부를 가르는 정치는 고대 중국에선 몰라도…
찐윤(진짜 친윤석열)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은 지난해 12월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추대 과정의 여론전을 주도했다. 그달 비윤계에서 한 위원장 추대에 반발이 나올 때 이 의원은 “당원과 민심, 의원들의 선택은 압도적으로 한 위원장을 향하고 있다”고 했다. 친윤은 일사불란하게 한 위원장 추…
부동산 문제는 문재인 정부의 가장 아픈 손가락이었다. 지난 정부 말기 청와대를 출입했을 때 한 고위 관계자는 필자에게 “3기 신도시 등 정부가 발표한 공급 대책이 효과를 내려면 시간이 걸린다”며 “다음 정권이 누가 되더라도 부동산 가격은 안정될 것”이라고 했다.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
정부가 의대 증원 2000명의 대학별 배정 결과를 발표했다. 전국 40개 의대 중 서울 8개대를 제외한 32개 의대가 7∼151명씩 나눠 받았다. 지역 거점 국립의대 7곳은 입학정원이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적정 규모(80∼120명)를 훌쩍 넘는 200명으로 매머드급 의대가 됐다. 최대 …
은행 위기의 공포가 전염병처럼 번진 ‘뱅크데믹’(은행과 팬데믹의 합성어)이 세계 금융시장을 강타한 게 불과 1년 전이다. 지난해 3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은 대규모 예금 인출(뱅크런) 사태가 일어난 지 48시간 만에 폐쇄돼 세상을 놀라게 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가 진화되…
‘중도층’은 과거 거의 모든 정당의 타깃이었다. 적어도 양당제 국가에선 그렇다. 양쪽을 지지하는 유권자의 비율에 큰 차이가 없다면 승패는 중도층의 손에 맡겨진다. 이 때문에 한국의 정당들은 선거 때마다 ‘중도 확장’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삼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민과 중산층의 …
딸이 대학 입시를 끝내고 최근 일본 배낭여행을 다녀왔다. 밤늦게 인천공항에 도착했기에 마중을 나갔다. 집으로 오는 차 안에서 일본 여행기를 조잘거리더니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이야기를 꺼냈다. “일본은 다 좋았는데 딱 한 가지가 아쉬웠다. 배달음식을 못 먹는다는 것이다. 빨리 집에 가서 …
지난달 개봉한 일본 영화 ‘플랜 75’는 상당한 화제가 된 데 비해 흥행이 별로였다. 내년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둔 한국인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드는 요소들 때문일 것이다. 영화는 근(近)미래 일본에서 노인 빈곤, 청년층의 노인 혐오 범죄가 심각해지자 정부가 앞장서서 75세 이상 노인에게…
맞벌이 가정에 조부모는 든든한 육아 지원군이다. 집 근처에 아이들 할머니가 사는 경우 엄마의 노동시장 참여율이 4∼10%포인트 상승하고, 외할머니와 함께 살면 아이의 생존 확률과 학교에 다니는 비율이 높아진다는 해외 연구도 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신년호에서 15억 명…
월급 빼고 안 오른 게 없어 ‘…플레이션’을 붙인 신조어가 하루가 멀다고 쏟아지더니 이번엔 프루트플레이션(과일+인플레이션) 차례다. 전체 물가를 끌어올릴 정도로 과일값 상승세가 심각하다는 뜻이다. 요즘 마트에서 사과 한 개에 5000원쯤 하는 장면은 새삼스럽지 않고 백화점에선 사과 한…
2012년 5월 4일 금요일 오후 2시경. 국회 의원회관에서 통합진보당 전국운영위원회 회의가 시작됐다. 통진당은 당시 총선에서 민주통합당과의 야권 연대로 의원 13명을 당선시켰다. 그중 6명이 비례대표였다. 이날 회의가 열린 이유는 비례대표 선출 경선 부정 의혹 때문이었다. 당시 통진…
8일이면 대형병원 전공의(인턴, 레지던트)가 병원을 이탈한 지 18일째가 된다. 2020년 집단휴업(파업) 때 전공의들이 무기한 파업을 진행했던 기간과 같다. 당시와 다른 건 정부와 전공의 단체 간 대화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 것이다. 4년 전만 해도 박지현 당시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북한 김정은의 대남 ‘제1의 적대국가’ 선언 이후 그 배경을 놓고 국내외 많은 전문가의 분석이 쏟아졌다. 자체 핵·미사일 개발 진전과 러시아와의 밀착에 따른 모험주의 발동, 내부 불만과 동요를 잠재우기 위한 체제 결속용, 나아가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재선 가능성을 내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 35년 치를 뽑아보면 거대한 ‘U’를 볼 수 있다. 주가는 거품 경제 최절정기였던 1989년 3만8915엔으로 정점을 찍었다가 급락했고, 그 이후 오랜 기간 횡보를 보였다가 지난달 22일 다시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 소식을 전한 니혼게이자이신문의 1면 제목이 …
재건축으로 가는 특급열차의 승차권이 한꺼번에 풀렸다. 올 1월 정부가 준공 후 30년이 지나면 안전진단 없이도 재건축에 나설 수 있게 하면서부터다. 노후도시 정비 대상 지역도 당초 1기 신도시 등 51곳에서 전국 108곳, 215만 채로 늘렸다. 특별법 인센티브를 받으면 용적률을 최대…
“개혁은 뒷받침할 과학적 근거나 사회적 합의 없이 결론적인 숫자만 제시하는 것으로 마무리 지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의료개혁을 위해 의대 증원 ‘2000명’을 깜짝 발표한 정부 들으라고 한 말 같지만 아니다. 대통령이 지난해 숫자 빠진 맹탕 연금개혁안을 제시하며 내놓은 해명이다.…
미국 반도체 회사 인텔이 ‘2030년 삼성을 제치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2위로 올라서겠다’고 큰소리를 치는 건 믿는 구석이 있어서다. 맛있는 밥을 지으려면 좋은 밥솥이 필요하듯이 첨단 2나노(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 공정 반도체 양산에 성공하려면 네덜란드 ASML이 만든 …
“우리 의료 제도는 급속 성장의 후유증을 겪고 있다. 불합리한 부분이 존재한다. 하지만 지식인이라면 제도를 바꾸는 과정도 냉철하고 합리적이어야 한다. 부디 돌아오라.” 의대 입학 정원 확대에 반대하는 20대 후반∼30대 초반, 이른바 MZ 의사들이 일제히 병원을 떠났다. 부정적인 여론…
“공천 잡음이 이어지며 우리 당에 따가운 비판이 있다.” “공천의 핵심은 잣대가 하나여야 하는데 자기편한테는 잣대가 구부러지고 미운 놈한테는 잣대를 꼿꼿이 세워 문제가 생겼다.” 더불어민주당의 ‘비명 공천 학살’ 논란 관련 발언이 아니다. 12년 전 민주통합당 공천 논란 때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