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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만난 젤렌스키, 밥도 못 먹고 쫓겨났다
2025.03.03
아침 7시 반,
동아일보 부국장이 독자 여러분께 오늘의 가장 중요한 뉴스를 선별해 전해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동아일보 편집국 이정은 부국장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진행한 정상회담이 거친 설전 끝에 파행됐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과 양국 간 광물 협정 체결 등을 논의하려던 회담은 결국 ‘노딜(no deal)’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당초 예정됐던 두 정상의 비공개 회담과 공동 기자회견, 점심식사도 모두 취소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전 세계에 생중계된 공개 회담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당신은 (협상) 카드가 없다” “제3차 세계대전을 두고 도박을 하고 있다” “매우 무례하다” 등의 발언을 하며 그를 압박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국 또한 대서양 바다를 건너 러시아의 위협을 받게 될 수 있다고 언급하자 “우리에게 지시하지 마라. 당신은 그런 지시를 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다”고 쏘아붙였습니다.

약 50분간 진행된 이날 회담이 파국을 맞은 것은 마지막 10분입니다. 시작은 회담에 동석한 JD 밴스 부통령이 “미국을 좋은 나라로 만드는 것은 외교에 참여하는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적 노력을 언급하자 젤렌스키 대통령이 “어떤 외교를 말하는 것이냐”며 따져물은 부분이었습니다. 듣고 있던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은 (협상에서) 좋은 위치에 있지 않다”며 붉어진 얼굴로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질세라 젤렌스키 대통령도 반박 발언을 이어가면서 분위기는 급속히 험악해졌습니다.

국제사회는 ‘충격과 공포’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고율의 관세 부과를 통해 ‘통상 전쟁’을 시작한 데 이어 안보에서도 철저한 ‘힘의 논리’를 앞세울 것임을 명백하게 보여준 장면이었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자유 세계의 리더가 될 자격을 잃었다”(가브리엘 아탈 전 프랑스 총리), “자유 세계는 (미국이 아닌) 새 지도자가 필요하다”(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 등 격앙된 비판의 발언도 이어졌습니다.

영국,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은 런던에서 긴급 회의를 열고 이번 사태의 대책을 논의했습니다. 그간 미국의 ‘안보 우산’에 의지해온 유럽 국가들은 자체 안보 체제 강화 움직임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국 대만 일본 등 인도태평양 내 동맹 및 우방들도 사태의 파장을 예의 주시하고 있습니다.
정상회담도 외교 담판도 원하는 바를 못 이룰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정도로 과격한 정상회담은 처음 본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외교는 ‘수사(修辭)’가 지배하는 장입니다. 감정을 주체하지 못 하면 안 됩니다. 심지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읍소’해야 하는 자리였습니다. 자국 내부와 유럽에서도 비판이 나왔습니다.
그런 젤렌스키를 미국은 대통령과 부통령, 일부 기자들까지 핀치로 몰았습니다. ‘외교 재앙’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어그러질 대로 어그러진 미-우크라 회담을 두고 결국 러시아만 웃는 모양새입니다.
3·1절은 탄핵 찬성과 반대로 갈라진 지금의 사회 분위기가 시작적으로 드러난 날이었습니다. 정치인들의 발언도 선을 넘는 수준의 공격적 언사만 있었습니다.
오직 동아일보에서만 볼 수 있는 새로운 시선, 끈질긴 취재의 결과물을 선보입니다.
“한계 밀어붙이고 낙오자에 가혹한 한국, 오징어게임 같은 사회 돼가”[월요 초대석]
《나종호 예일대 정신과 교수(42)는 한국에서 의대를 나와 미국에서 전공의 수련을 한 의사다. 현재 예일대 산하 병원에서 환자들을 만나고 중독과 자살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동아일보 칼럼을 통해 본 오늘, 세상
[정용관 칼럼]부정선거 도그마
고백하자면, 12·3 계엄 당시 계엄군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과천청사에 진입했다는 소식에 전혀 감을 잡지 못했다. “국회를 해산하고 다시 총선을 치르려고 했나” 하는 막연한 생각이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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