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北남성 철책 넘는 감시장비(TOD) 영상 저장 안됐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12일 18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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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순 경위파악 핵심 단서
실시간 포착했지만 장비오류로 저장 안 된 듯
軍, 근무자와 北남성 진술 종합해 감지센서 ‘회피월책’ 판단

인천 옹진군 대연평도에서 해병대 장병들이 해안철책을 점검하고 있다. 기사 본문과 사진은 관계 없음. 2020.9.25/뉴스1 © News1
인천 옹진군 대연평도에서 해병대 장병들이 해안철책을 점검하고 있다. 기사 본문과 사진은 관계 없음. 2020.9.25/뉴스1 © News1
3일 우리 군 최전방 경계부대(GOP)를 뚫고 남하한 북한 남성 A 씨가 철책을 타넘는 열상감시장비(TOD) 영상이 남아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월책 과정이 찍힌 감시장비 영상은 A 씨의 귀순 경위나 이번 사건으로 드러난 과학화 경계시스템의 허점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단서다. 이로 인해 관계당국의 조사도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2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군에 남아있지 않은 TOD 영상은 A 씨가 GOP 이중철책을 넘어가는 3일 오후 7시 25분경인 것으로 전해졌다. A 씨가 월책하는 과정을 당시 TOD 운용 근무자들이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있었으나, 영상이 자동 저장되지 않았다는 것. 군은 장비의 오류로 인해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4일 언론브리핑에서 감시초소(GP)에서 남측으로 철책을 비추는 후방 TOD에 A 씨의 월책이 포착됐다고 설명했다.

철책을 넘기 만 하루 전인 2일 오후 10시 14분 군사분계선(MDL) 일대를 서성이던 A 씨는 GP 전방 TOD에 최초 포착됐다. 3초간 관측됐다가 자취를 감춘 그는 8분 뒤인 10시 22분 30초간 또다시 포착됐다. 합참은 4일 언론브리핑에서 A 씨가 MDL 부근에서 TOD에 포착된 시간 등 세부내용을 설명했지만 철책을 뛰어넘는 모습을 포착했다던 TOD 영상에 대해선 구체적인 답을 하지 않았다. A 씨가 두 차례 MDL 부근을 배회하는 영상은 남아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 씨의 월책 과정이 담긴 TOD 영상은 이번 사건으로 무용론이 불거진 과학화 경계시스템의 미비점을 보완 하는데 필수적인 자료이기도 하다. A 씨를 조사 중인 관계당국이 현장검증까지 검토하는 것도 귀순 경위를 파악하는데 일부 어려움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군은 월책 당시 근무자들과 A 씨의 진술을 종합해 그가 철책의 감지센서(광망)를 접촉하지 않은 채 철책을 타 넘었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김준락 합참 공보실장은 12일 정례브리핑에서 “과학화경계시스템 전반에 대해 업체를 포함해 합동실사를 통해 기술적인 문제를 포함해 광망의 기능상태, 기능 발휘 상태를 면밀히 진단하고 있다. 결과를 바탕으로 보완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다만 합참은 4일부터 진행 중인 해당 부대에 대한 전비태세검열단의 조사 결과를 추후 언론에 브리핑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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