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안쓰고 1m내 거리서 근무…가림막 없이 다닥다닥 붙어 밥먹어”

강승현 기자 , 이청아 기자 입력 2020-05-27 21:04수정 2020-05-27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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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부천 쿠팡 물류센터의 모습. 2020.5.26 © News1
“(직원끼리) 손을 뻗으면 바로 닿을 거리에서 일했습니다. 마스크를 안 쓰는 직원들도 적지 않았어요. 특히 출퇴근 셔틀버스나 센터 내 엘리베이터가 항상 북적거려 직원들도 많이 불안해했습니다.”

23일부터 확진자가 발생했던 경기 부천의 쿠팡물류센터는 결국 대형 집단감염으로 번졌다. 25일까지는 3명이었으나 26일 13명이 발생하더니 27일 오후 8시 기준 63명으로 불어났다. 일부 직원들은 “방역 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전해, 물류센터도 언제든 집단감염이 벌어질 수 있는 또 다른 ‘방역 사각지대’라는 게 드러났다.

● 관련자 4000여 명…부천 삼성화재사옥도 폐쇄

쿠팡부천물류센터는 서울 및 경기 서부지역의 신선식품 배송을 담당해왔다. 관련 확진자 역시 인천과 경기 부천, 서울에 집중돼있다. 특히 인천에서만 30명에 이르렀다. 27일 서울에선 직원들의 가족인 강서구에 사는 세 살배기 여아와 구로구 13세 딸도 확진돼 인근 어린이집과 유치원, 초중고교에도 비상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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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당국 물류센터 관계자 4015명에 대해 모두 검체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센터에서 근무하는 3670여 명과 외주업체 직원 약 120명, 최근 센터를 방문한 220여 명을 포함한 숫자다. 지금까지 65% 정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류센터가 있는 부천시는 이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회귀를 선언하기도 했다. △어린이집 등원 자제 △체육시설 운영 전면 중단 △요양병원 집단검사 등 사회적 거리두기 당시 진행하던 방역 체제를 다시 시행하기로 했다.

27일 확진 판정을 받은 전 물류센터직원이 삼성화재 부천사옥에 다녀간 사실도 확인됐다. 14층 규모인 해당 사옥은 이날 폐쇄 조치했다. 이 확진자는 센터를 관둔 뒤 보험설계사가 되기 위해 부천사옥에서 관련 교육 등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 직원들 “휴게실 탈의실에서 방역수칙 안 지켜”

최근까지 물류센터에서 단기근무를 했던 근로자들은 “센터 안팎에서 거리두기 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14일부터 아르바이트를 했던 이모 씨(21)는 “다른 직원에게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에서 일했다. 1m 거리 두기가 유지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 씨는 “마스크 착용도 안내는 했지만 끼지 않는 직원이 상당수였다. 미착용을 지적하는 건 보지 못했다”고도 했다.

휴게실과 탈의실, 흡연실 등에선 더욱 방역에 취약했다고 한다. 최근까지 근무했던 A 씨는 “근무시간엔 대체로 마스크도 쓰고 장갑도 꼈다. 하지만 직원들이 쉬면서 마스크를 벗고 삼삼오오 밀착해서 커피를 마시거나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구내식당도 간격을 지키지 않은 채 밥을 먹었다고 한다. 또 다른 단기직원 B 씨도 “가림막이나 거리두기 없이 다닥다닥 붙어 식사했다”고 했다.

인파가 몰리는 출·퇴근 때도 수칙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한다. A 씨는 “출근해 일을 배정받을 때 수백 명이 모여서 기다렸다”면서 “대기인원이 워낙 많아 거리두기가 불가능했다”고 전했다. 45인승 통근버스도 대부분 만석이었다. 또 다른 직원은 “버스에서 마스크 쓰는 사람은 절반 정도”라고 했다.

현재까지 확진된 직원 상당수는 물류센터 2층에서 주로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포장 업무가 진행된 곳이다. 방역당국은 거리두기 등 방역 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는지 역학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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