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노래방→돌잔치…20대 감염 급증에 ‘고위험시설’ 방역 강화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22일 20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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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사업주 등이 2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거리 곳곳을 방역 중 문제가 발생한 킹클럽 앞을 꼼꼼하게 방역하고 있다. 맹기훈 이태원 관광특구 연합회장은 이날 방역 활동을 마친 뒤 앞으로 몇 차례 더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20.5.20 © News1
이태원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사업주 등이 2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거리 곳곳을 방역 중 문제가 발생한 킹클럽 앞을 꼼꼼하게 방역하고 있다. 맹기훈 이태원 관광특구 연합회장은 이날 방역 활동을 마친 뒤 앞으로 몇 차례 더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20.5.20 © News1
서울 용산구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노래방에 이어 돌잔치로 번지며 계속 확산되고 있다. 22일 낮 12시 기준 이태원 클럽발 확진자는 215명. 방역당국은 노래방 등 9개 시설을 고위험시설로 분류해 별도의 방역수칙을 적용하기로 했다.
● 급증하는 20대 감염
인천 학원강사로부터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 감염이 부천까지 번지며 1살 여아까지 감염된 것으로 알려진 21일 오후 경기 부천시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2020.5.21/뉴스1
인천 학원강사로부터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 감염이 부천까지 번지며 1살 여아까지 감염된 것으로 알려진 21일 오후 경기 부천시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2020.5.21/뉴스1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경기 부천시 라온파티 뷔페에서는 총 9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10일 돌잔치를 주최한 부부와 아이 그리고 돌잔치에 참석한 외조부모, 축하객 등이다. 돌잔치 당시 프리랜서 사진사로 일한 택시기사 A 씨(49)로부터 감염된 4차 감염으로 추정된다.

앞서 클럽 방문자인 인천 학원강사는 제자(2차 감염)에게 코로나19를 감염시켰다. 이 제자가 방문한 인천 미추홀구 탑코인노래방에서 A 씨가 감염됐다. 그는 9일과 17일에도 라온파티 뷔페에서 부업인 사진사로 일한 뒤 19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은 5월 9, 10, 17일 라온파티 방문자의 검사 실시를 요청했다.

클럽 관련 확진자 215명 중 ‘n차 감염’은 120명으로 절반을 넘었다. 특히 클럽, 주점, 노래방 등을 통한 전파가 늘면서 20대 확진자가 증가했다. 22일 0시 기준 전체 확진자 1만1142명 중 20대가 3111명으로 전체의 28%. 황금연휴 이후 5월 확진자 335명 중에는 20대가 43%를 차지한다. 20, 30대의 경우 증상이 없거나 가벼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숨은 감염자가 더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태원 클럽 관련 초기 확진자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중 G형 감염이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세계보건기구(WHO) 분류에 따라 S, V, G 세 그룹으로 분류된다. G형은 유럽과 미국에서, S형과 V형은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에서 주로 발견된다. 이태원 클럽 초기 환자 14명의 바이러스 염기서열은 모두 G형으로 일치했다. 방역당국은 이들이 공통된 감염원으로부터 감염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 고위험시설 방역 강화한다
코로나19가 노래방과 주점 등을 매개로 확산하자 정부는 노래방, 헌팅포차, 감성주점, 공연장 등을 포함한 9개 시설을 고위험 시설로 분류해 시설별 방역 수칙을 만들었다. 헌팅포차와 감성주점, 유흥주점은 출입자의 명단을 작성하고 증상을 체크해야 한다. 출입자 관리를 위해 QR코드를 비롯한 정보통신기술(ICT) 등을 활용하고, 역학 조사 기간을 고려해 개인정보가 담긴 명단 보존 기간을 4주로 정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노래방은 손님이 사용한 방은 문을 닫고 30분 뒤 소독을 하고나서 다른 손님이 이용하도록 했다. 또 영업 중 1시간 휴식 시간을 두고 실내를 소독하도록 했다. 방역 수칙을 위반하면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사업주, 이용자에게 3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되거나 집합금지 조치가 시행될 수 있다.
● ‘절대 등교 안돼’ 메시지로 확산 막아
인천의 한 실내체육시설 학생과 대표의 적극적인 대처로 고3 집단 감염을 막은 사례도 확인됐다. 연수구 서울휘트니스 전웅배 대표는 19일 수강생 B 군(고교 3학년·18)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B군은 “인천 학원강사의 제자인 확진자와 코인노래방에서 동선이 겹쳐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라는 연락이 왔다”며 본인은 아무 증상이 없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물었다. 전 대표는 즉각 예정된 B 군의 수업을 막고 빨리 검사를 받도록 권했다.

전 대표는 20일 오전 6시경 보건소로부터 B 군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연락을 받자마자 이날 첫 등교 예정인 고3 수강생 97명에게 ‘절대 등교하지 말고 검사를 받으라’는 문자를 4차례 보냈다. 또 수강생 출석부를 사진으로 찍어 신속히 시청 및 관할 보건소로 제공해 수강생과 접촉자들의 검사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시민 한분 한분의 적극적인 도움과 방역수칙 준수가 지역사회 감염 확산을 막는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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