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출장 기업인 대혼란… 8일까지 日입국 전쟁

한기재 기자 , 도쿄=박형준 특파원 , 임현석 기자 입력 2020-03-07 03:00수정 2020-03-07 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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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부터 한국인 1만7000명 비자 정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일본의 전격적인 한국인 입국 제한과 한국 정부의 맞대응 조치로 이어지면서 일본 유학생과 기업 주재원, 여행객들이 적지 않은 혼란을 겪고 있다. 일본 정부가 90일 이내 무비자 입국을 중지한 것은 물론 기존 비자를 취소하고,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에게 ‘2주간 격리’ 조치를 권고하면서 사실상 한국인에 대한 빗장을 걸고 나섰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국과 일본을 오가던 항공 노선도 축소될 예정이어서 한일 간 인적 교류가 급격히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주일 한국대사관이 6일 일본 외무성 답변을 바탕으로 작성한 ‘일본의 대(對)한국 입국제한 조치 문답’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한국에서 입국하는 한국인을 포함한 모든 외국인에 대해 14일간 격리 조치를 요청했다. 일본에 자택이 있는 경우에는 자택에서, 여행자의 경우는 호텔에서 외출을 자제하고 실내에 대기하라는 것. 일본 정부는 또 격리 기간 동안 대중교통 이용 자제를 요청했지만 이를 어기더라도 벌칙 등은 없다고 설명했다.

기존 비자 발급자들은 일본의 조치가 발효되는 9일 0시 이후로는 기존 비자로 일본에 입국할 수 없다. 기존 복수비자 등을 보유한 유학생이나 기업 주재원도 9일 0시 이후 한국에 체류하면 비자 효력이 중지되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이번 조치 시한인 3월 31일 이후에는 기존 복수비자의 효력이 재발생하는 만큼 새롭게 비자를 받을 필요 없이 일본을 방문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외무성은 이날 9일부터 비자 효력이 정지되는 한국인이 1만7000명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코로나19 확산 추이에 따라 일본의 조치가 이달 31일 이후로 연장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일본 대학은 4월 1일 새 학기가 시작된다. 한국인 유학생 상당수는 통상 3월 중순 이후 출국한다. 이에 따라 일본 유학생들은 9일 이전에 일본에 도착하기 위해 기존 일정을 취소하고 급하게 항공권을 구하고 나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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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평소 왕복에 20만 원대였던 인천발-도쿄행 항공기 가격은 6일 밤 현재 편도 40만 원으로 급등했다. 일본 유학을 준비하던 A 씨는 “당초 3월 16일 출발할 예정이었는데 격리될 수 있어서 8일에 떠나기로 했다”며 “쫓기듯 가는 것 같다”고 했다. 31일 일본행 비행기표를 예약했다는 B 씨는 “비자를 새로 발급받아야 일본으로 갈 수 있는지 혼란스러운데 유학원에서도 정확히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달 중 일본에 가려던 기업인들은 출국일자를 이번 주말로 앞당기기 위해 표 구하기 전쟁에 뛰어들었다. 한일 비행기 노선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모두 57개 노선이었으나 9일부터는 3개 노선만 남게 되기 때문이다.

기업 주재원인 남편을 따라 1월에 도쿄에 온 40대 주부 A 씨는 “한국에 집을 사기 위해 이달 중순 한국행 티켓을 끊었는데 한국에 입국하면 비자 효력이 없어지니 고민”이라며 “4월 1일 일본으로 돌아가면 된다고 하지만 일본 조치가 연장될 수 있어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외교 문제가 다시 한 번 경제의 발목을 잡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대기업 관계자는 “한일 양국이 지난해 수출 규제에 이어 상대에게 보복 조치 양상으로 가게 되면 또 한 번 비즈니스에 큰 타격을 입게 된다. 현재의 조치가 끝이라는 보장이 없어 더 불안하다”고 말했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 / 임현석 기자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일본#한국인 입국제한#일본인 입국제한#비자 정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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