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트랙 지정… 여야5당 득실 따져보니

홍정수 기자 , 박효목 기자 입력 2019-04-30 03:00수정 2019-04-30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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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권력기관 개편 동력 확보… 정치실종 부담
한국당, 의석수 감소 위기… 보수 결집엔 기회
정의당, 연동형 비례대표 적용땐 교섭단체 구성 20석까지 가능
평화당도 호남 의석 확보 기대, 내분 폭발 바른미래는 존립 휘청
한국당 퇴장 속 가결… 박수친 민주당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가 2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 회의장에서 자유한국당의 저지를 뚫고 전체회의를 열어 공수처 설치법안 2건과 검경수사권 조정법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했다. 회의가 끝난 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상민 사개특위 위원장(오른쪽)이 환하게 웃으며 같은 당 표창원 의원(왼쪽)과 박범계 의원의 축하를 받고 있다. 한국당 사개특위 위원들은 회의에 참석해 의사진행 발언을 이어가며 항의를 했지만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선거제 개편안 등이 진통 끝에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되면서 여야 5당의 이해득실도 미묘하게 엇갈리고 있다.

제1야당의 육탄 방어를 뚫고 패스트트랙 추진을 주도한 더불어민주당은 일단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사법개혁을 이뤄낼 동력을 확보했다는 점이 가장 큰 성과로 꼽힌다. 권력기관 개편의 두 핵심 축이 바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이기 때문이다. 여당의 한 중진 의원은 “북핵 비핵화 협상이 여전히 교착 상태인 데다 경제 상황도 나아질 가능성이 크지 않은 상황인 만큼 사법 개혁은 어느 때보다 소중한 어젠다일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민주당은 위 두 법안을 추진하기 위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패스트트랙 지정법안으로 연계했다. 지역구 의석수를 현행 253석에서 225석으로 줄이고 비례대표는 47석에서 75석으로 늘리는 내용이다. 이를 적용하면 원내 제1당인 민주당의 의석수는 지금보다 줄어들 수 있다. 이 때문에 이번에 패스트트랙 연대를 했던 정의당 민주평화당 등과 향후 총선을 전후로 정책 연대를 모색할 가능성이 크다.

정의당은 최근 각종 시뮬레이션 결과가 보여주듯 선거제 개편의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 정의당은 원내 6석의 ‘미니 정당’이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선 10% 가까운 당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이번에 여야 4당이 합의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그대로 적용하면 교섭단체 구성(20석)까지 바라볼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민주평화당도 범여권 연대를 노릴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평화당 관계자는 “권역별 비례대표에 석패율제까지 도입될 경우, 호남 지역구 의석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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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4당의 선거제 개편안 공조에서 제외된 한국당은 여권의 공수처 드라이브를 피하지 못한 데다 선거제 개편안이 현실화되면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따라 의석수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좌파연합이 개헌저지선(100석)을 무너뜨리려고 한다”며 위기감을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당은 “20대 국회는 없다”며 국회 보이콧을 포함해 지금보다 더 강력한 대여 투쟁을 예고하고 있는 데다 패스트트랙 투쟁 과정에서 보수 결집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당 관계자는 “이번 투쟁 과정을 거치면서 한국당도 결집하고 한데 뭉칠 수 있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보여줬다는 게 성과라면 성과”라며 “향후 어떤 대여 투쟁에 나설 수 있다는 자신감도 확인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패스트트랙 캐스팅보터로서 논란의 한복판에 섰던 바른미래당은 본격적인 분당(分黨) 위기에 처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를 비롯해 패스트트랙에 찬성한 당내 호남계 의원들은 유승민 전 대표 등 바른정당 출신들과 확실한 차별성을 부각하면서 차기 총선에서 범여권과의 연대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협상 진행과정에서 전례 없는 오락가락 행보를 보인 김 원내대표의 정치력 부재를 비판하는 심판론이 본격적으로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

홍정수 hong@donga.com·박효목 기자

#패스트트랙 지정#공수처 설치법#선거제 개편안#이해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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