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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정치

“태블릿PC 들어있던 고영태 책상, 최순실이 놔두라 지시”

입력 2016-12-16 03:00업데이트 2016-12-16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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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 4차 청문회]박헌영 前K스포츠 과장 증언
“더블루케이 사무실 비울때 방치”… 최순실 ‘오판’이 발등 찍은 꼴

최순실 녹음파일 추가 공개
“왜 폭로 못막았나… 얘기 짜 보라”… SK에 출연금 요구사실 은폐 지시


 최순실 씨(60·구속 기소)의 국정 농단 의혹을 밝힌 결정적 증거물인 태블릿PC가 세상에 공개될 수 있었던 것은 다름 아닌 최 씨의 ‘오판’ 때문이었다는 취지의 증언이 나왔다.

 박헌영 전 K스포츠재단 과장은 15일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4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태블릿PC가 있었던 서울 강남구 더블루케이 사무실 내 고영태 씨의 책상을 왜 방치했느냐는 의문과 관련해 당시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다.

 박 전 과장은 “책상을 두고 나온 것은 최 씨의 지시 때문”이라고 밝혔다. 최 씨가 대통령 연설문 등 국정기밀 문건이 담겨 있는 이 태블릿PC를 숨길 수 있었음에도 그렇게 하지 않아 결국 자신과 박근혜 대통령의 발등을 찍었다는 것이다.

 박 전 과장은 당시는 최 씨와 그의 측근인 고 씨의 사이가 좋지 않았고 고 씨는 사무실에 나오지 않던 때인데 사무실 짐을 정리하다 보니 고 씨가 직접 용달을 불러 들여온 책상이라 이를 무턱대고 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임의대로 치울 수 없어서 최 씨에게 물어보니 ‘그건 고 상무가 알아서 하게 놔두라. 괜히 건드리면 법적으로 걸고넘어질 수 있다’고 해 두고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 씨의 이 같은 지시 때문에 책상 안에 태블릿PC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대로 둔 채 사무실을 정리하고 건물 관리인에게는 “책상 주인이 곧 찾으러 올 것”이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태블릿PC는 최 씨의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분명히 말했다.

  ‘판도라의 상자’가 된 태블릿PC의 소유주가 논란이 되자 검찰도 11일 최 씨의 것이 맞다고 다시 한 번 밝힌 바 있다. 검찰은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를 추적한 결과 태블릿PC의 위치가 최 씨의 동선과 일치하고 최 씨가 주고받은 메시지까지 저장돼있다는 점을 움직일 수 없는 증거로 들었다. 검찰은 이 태블릿PC 외에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47·구속 기소)의 태블릿PC, 고 씨가 소유한 태블릿PC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서는 최 씨가 독일에서 SK그룹에 K스포츠재단 출연금 80억 원을 요구했던 사실의 은폐를 지시하는 통화 내용도 추가로 공개됐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전날에 이어 통화 녹음파일 5개를 추가 공개하며 “통화 상대가 노승일 K스포츠재단 부장이고, 최 씨의 귀국 3일 전인 10월 27일 통화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녹취록에 따르면 최 씨는 정현식 K스포츠재단 전 사무총장이 “최 씨의 지시를 받아 SK그룹에 80억 원을 요구했다”고 폭로한 것과 관련해 “(정 전) 사무총장이 뭐라고 얘기를 했다는 거야. 그럼 내가 SK를 들어가라고 했다고?”라고 물었다. 이에 상대방은 “네, 회장님이 지시했고 본인(정 전 사무총장)이 기업을 방문했다.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이 또 확인 전화를 했다. (정 전 총장이) 가장 중요한 부분들을 다 얘기했다”고 답했다.

 최 씨가 “왜 정 총장이 얘기한 거를 못 막았어?”라고 탓하자 상대방은 “(K스포츠재단의) 정동춘 이사장과 김필승 이사도 막으려 했는데 본인이 완고해서 못 막았다”고 말했다. 그러자 최 씨는 “얘기를 짜 보라”며 SK그룹에 80억 원을 요구했던 사실을 조작하라고 지시하며 “안(종범 전 수석)은 지금 뭐라 그런대요?”라고 묻기도 했다.

김도형 dodo@donga.com·우경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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