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가스냄새·광안리 개미떼 이동에 불안감 확산…지진 전조 or 탄저균 실험?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7월 25일 11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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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광안리 개미떼 이동 모습.SNS.
부산 광안리 개미떼 이동 모습.SNS.
부산과 울산에서 정체불명의 가스 냄새가 퍼졌지만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에선 수십만 마리의 개미떼가 대규모로 이동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에 대규모 지진의 전조, 미군의 탄저균 실험, 고리원전의 이상 징후, 북한의 유독가스 넣은 미사일 발사 등 온갖 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했다.

하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가스 냄새는 단순한 사고 가능성이 높고, 개미의 이동 또한 늘 목격되는 일이라는 것.

부산 부경대 환경대기과학과 오재호 교수는 2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지난 21일 가스 냄새를 본인도 맡았다면서 “프로판 가스나 부탄 냄새 같은 익숙한 냄새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스 냄새의 원인과 관련해 “탱크로리라든가 가스 운반선 그런 것들이 부산을 지나서 울산 쪽으로 이동해가면서 일어날 수 있는 사고”라고 추정했다. 다만 부산과 울산은 동풍이 부는 지리적 특성상 각각 원인이 다를 개연성이 더 높다고 부연했다.

오 교수는 이어 “또 하나는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도시가스에 보면 압력조절을 위해서, 이상 고압이 생기면 폭발이 일어나니까 그걸 자동으로 일시적으로 분출시키는 장치가 있는 걸로 알고 있다”며 “일시적으로 그런 것들이 작동돼서 (가스 냄새가) 났을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 뭐라고 단언하기가 힘든 상황”이라고 밝혔다.

온라인에서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서는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제가 맡은 냄새는 분명히 프로판이나 부탄 같은 익숙한 냄새였다. 만약에 테러를 한다면 냄새 없이 할 것이다. 일부러 프로판이나 부탄 냄새를 섞을 이유는 없다”면서 “지진 경우에는 지각이 흔들려서 고정된 도시가스 파이프라든가 이런 것들이 파손이 일어나서 날 수는 있지만 (21일 전후로) 전혀 땅의 흔들림이라든가, 이런 게 없는 상태에서 지진하고 연관하는 건 너무 오버해서 생각하는 것”이라고 했다.

개미떼의 이동에 대해서는 “개미는 지진하고 관계가 없더라도 이동을 한다”고 대지진 전조설을 일축했다.

가스 냄새의 원인을 아직 찾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는 “예를 들어 (부산)대연동에서는 농도가 얼마였고 또 어디는 얼마고 하면, 그렇게 농도가 진한 쪽으로 찾아가면 범위를 좁혀갈 수 있는데, 냄새를 맡았다는 사람마다 다 다르다. 어떤 분은 아주 고통스러울 정도였다지만 어떤 분은 뭐 그냥 냄새 났다는 정도다. 굉장히 주관적인 이야기들 뿐”이라며 “당시 동풍이 초속 4, 5m로 불었으니까 만약 가스가 일시적으로 유출됐다면 시간당 한 15km 속도로 동쪽에서 서쪽으로 이동해간 현상이 아닌가. 문제는 심각하지만 단순사고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단순 사고 가능성이 높다고 거듭 강조했다.

개미떼의 이동과 관련해 부산 수영구청 관계자도 "올해뿐만 아니라 매년 장마가 끝나면 백사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라며 "장마 직후가 개미 번식기인데 이때 개미들이 먹이를 찾아 떼를 지어 이동하는 것일 뿐 지진 전조라고 하는 것은 과민반응"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21일 오후 5시 30분께 부산 해운대구 중동과 남구 용호동·대연동 일대에서 가스 냄새가 난다는 신고가 잇따라 접수됐다.

동부산에서 시작된 가스 냄새는 이날 오후 7시 30분께 서부산인 강서구 명지동 L아파트 신고를 끝으로 더는 나지 않았지만 2시간 동안 200건이 넘는 신고가 이어졌다.

울산에서도 23일 오후 2시 22분부터 1시간가량 울산소방본부 등에 가스 냄새 신고가 20건 이상 접수됐다.

신고지역은 석유화학공단과 멀지 않은 신정동, 달동, 야음동, 선암동 등 남구 지역에 집중됐다.

두 곳 모두 가스 냄새의 원인을 아직 찾지 못 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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