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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정치

“투쟁 대신 實用에 선명한 야당 돼야 재도약 가능”

입력 2014-08-02 03:00업데이트 2014-08-02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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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선 이후/한국정치의 길, 전문가 10인의 제언]
야당, 정체성 확립하라… “혁신 않고 정책 발목만 잡다 참패
강경 선회땐 또 판판이 깨질것… 중도의 관점서 국민 아울러야”
《 ‘미니 총선’이라고 불린 7·30 재·보궐선거 과정에서 한국 정치는 민낯을 그대로 드러냈다. 청와대와 정부는 ‘인사 파문’ ‘유병언 부실 수사’ 등으로 휘청거렸고 여당은 중심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 야당은 ‘공천 파동’에다 무리하게 ‘세월호 심판론’만 외치다가 국민에게 실망을 안겨줬다. 10명의 정치학자와 전문가는 “한마디로 정치가 국민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시대는 변하고 국민의 수준은 높아지는데 정치만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는 따끔한 충고다. 》  

“민심이 최후의 레드카드를 꺼내놓기 전에 야당에 마지막 경고를 줬다.”

정치전문가들은 7·30 재·보궐선거 결과가 야권 전체에 참혹한 시련을 안겨줬지만 재도약의 기회는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이제라도 구태를 벗고 뼈를 깎는 혁신을 해야 한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 소장은 “야당이 야당으로서 제 역할을 하고, 제대로 된 대안정당으로 자리 잡을 때 한국 정치는 물론이고 국가도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 국민의 뜻 못 읽으면 대안세력 못돼

새정치민주연합은 선거 기간 내내 ‘이대로는 안 된다. 국민이 정권에 강력히 경고해 달라’고 호소했다. 정부와 집권 여당이 국민의 뜻에서 역주행하는 것을 막아달라는 것. 하지만 정작 새정치연합 스스로는 국민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몰랐다는 지적이 많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국민은 경기부양의 필요성도 인정하고 세월호 문제도 합리적인 수준에서 해결되기를 원하고 있었는데 야당은 입만 열면 ‘정부 심판론’만 얘기했다”고 비판했다.

새정치연합의 ‘이중 잣대’도 도마에 올랐다. 정부 여당에 대해선 한없이 엄격하면서도 정작 자신들에게 관대해지면서 국민의 불신을 자초했다는 것이다. 이정희 한국외국어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민은 야당이 무언가 바꿔주기를 원했지만 잇단 공천파동에서 보듯 구태정치를 되풀이했다”고 지적했다. 최준영 인하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야당이 ‘새정치’를 주장했지만 새정치가 무엇인지에 대해 국민에게 제대로 얘기하지도 못한 것은 물론이고 담론형성도 이끌어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법안 처리라는 국회 본연의 임무는 등한시한 채 야당이 원하는 법안과 다른 민생법안들을 연계시키는 발목잡기도 신뢰를 떨어뜨리는 한 요인으로 꼽혔다.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야당 역시 국정 운영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책임감 있는 정치를 통해 수권세력으로서의 대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강경으로 선회하면 또다시 필패

참패의 성적표를 받아든 새정치연합 일부 강경파는 “야성(野性)을 잃었기 때문에 지지층으로부터도 외면받았다”며 ‘선명한 야당’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강경노선은 민심의 외면을 더욱 부채질할 뿐이라고 반박했다.

윤평중 한신대 철학과 교수는 “새정치연합 내부의 소수 강경파 목소리가 지나치게 과다(過多) 대표되고 있다”며 “지나치게 선악과 피아를 구분하는 이분법 논리는 민생정치와 생활정치로부터 새정치연합을 갈수록 멀어지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민생정치 및 생활정치를 앞세우며 중도로 외연을 넓히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가 지역 구도를 깨고 당선된 것도 민생에서 답을 찾았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중도와 실용의 관점에서 국민을 아우를 수 없다면 사회가 보수화된 구도하에서 야권은 판판이 깨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새정치연합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외부에서 새로운 사람 몇몇을 데려오는 것만으로 당의 체질을 바꿀 수 없다며 전면적인 혁신을 당부했다. 이현우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획기적인 개혁, 새로운 리더십 발굴, 당의 정체성 정립 없이는 아무리 외부에서 사람을 데려오고 조직을 바꿔도 그대로일 뿐”이라고 말했다.

손영일 scud2007@donga.com·홍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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