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WHO, 신종코로나 관련 정치적 접근”…국제사회 개입 호소

  • 뉴시스
  • 입력 2020년 2월 7일 10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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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만의 WHO 참여 제한
WHO, 대만 대신 '타이페이와 주변지역' 표기
대만 "中 잘못된 정보에 대만 현황 오류 발생"

중국 후베이성 우한(武漢)시에서 발원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워 우한 폐렴 사태를 논의하기 위한 세계보건기구(WHO) 회의에 대만이 참여하는 것을 가로막고 있다고 대만 중앙통신과 CNBC 등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대만은 중국의 반대로 WHO를 포함한 대부분의 국제기구에 가입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은 대만을 국제외교에 참여할 권리가 없는 자국 영토의 일부로 간주하고 있다. 대만은 2009~2016년 WHO 총회에 옵서버 자격으로 참여해왔지만 독립파인 차이잉원 총통이 취임한 이후 중국의 반대로 그마저도 힘들어진 상태다. 차이 총통은 최근 연임에 성공했다.

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이날 성명을 내어 우한 폐렴 사태가 악화됨에 따라 WHO가 대만 보건당국에 직접 정보를 제공하고 협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앤드루 브렘버그 제네바 주재 미국 대사는 이날 WHO 집행위원회에서도 WHO와 대만간 직접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보건 분야 만큼은 정치적 고려가 개입되는 안된다는 논리다.

반면 중국은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고 강조하면서 미국의 개입을 용납할 수 없다고 맞섰다. 중국 측은 이날 WHO 집행위원회에서도 중국 정부가 대만 동포들의 건강을 보호하고 있다면서 방역 격차는 없다고 주장했다.

WHO는 우한 폐렴 현황을 발표하면서 대만을 중국 항목에 편입하고, 표기도 ‘타이페이와 주변 지역(Taipei and environs)’로 하고 있다. 대만은 WHO의 표기 방식을 두고 정치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국제 사회에 WHO를 비난해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아울러 WHO의 대만 현황 집계가 느린데다 오류까지 있다고도 비판하고 있다. 대만은 확진자수 등에 오류가 발생한 것을 두고 중국이 WHO에 잘못된 정보를 제공했기 때문이라면서 대만의 WHO 가입 당위성을 강조하고도 있다.

대만은 WHO가 자국을 중국 항목에 편입하면서 항공편 운항과 비자 발급이 함께 중단되는 등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고 호소한다. 이탈리아와 베트남, 미얀마 등은 중국을 오가는 항공편을 중단하면서 대만행 항공편도 함께 중단했다. 방글라데시는 중국인은 물론 대만인에 대한 비자 발급도 중단했다.

WHO는 CNBC의 관련 질의에 “WHO는 대만 당국과 긴밀한 협력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대만 전문가들은 WHO의 모든 협의에 관여하고 있다. 전문가 네트워크의 논의에 충분히 관여하고, 이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3일 “WHO는 주권국가로 구성된 유엔 특별기구”라면서 “WHO와 같은 국제기구 활동에 대만이 참여하는 것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른 상호 협의를 거쳐 적절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WHO는 오는 11∼12일 제네바 WHO본부에서 우한 폐렴 치료 약물과 진단 절차 등에 대한 연구개발 우선순위를 정하고자 전문가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1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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