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에 신종코로나까지…“홍콩 호텔 직원 40% 일자리 잃을 수도”

  • 뉴시스
  • 입력 2020년 2월 3일 16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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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가족 단위 숙박업체는 폐업 위기
"中 사람 안 오니 객실료 인하 무의미"

반중 시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사태까지 겹친 홍콩에서 호텔 직원 10명 중 4명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3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부동산 개발업체 타이훙파이 엔터프라이즈 설립자 에드윈 리엉은 앞으로 몇달 안에 홍콩 호텔 산업계 실업률이 40%로 뛸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의 순자산은 48억달러(약 5조7000억원)로 지난해 포브스지 산정 기준 홍콩에서 23번째 부자였다.

작은 호텔과 가족이 운영하는 숙박시설은 호텔 업계 침체에 더 민감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소규모 호텔과 가족 단위 숙박 업소는 문을 닫아야 할지도 모른다”며 “대형 호텔은 비용을 절감할 방법을 찾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 정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호텔 숙박 업계의 실업률은 3.4%(약 1500명) 수준이었다. 이미 1년 사이 2배 뛴 수치다. 지난해 말 기준 홍콩의 호텔 산업 종사자는 약 4만4500명이다.

홍콩은 8개월에 걸친 반중 민주화 시위 여파로 이미 경기침체 국면에 진입했다. 경제의 핵심 산업인 관광산업이 시들해진 게 큰 타격이 됐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가 덮쳐 상황은 더욱 악화했다.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 누적 확진자는 1만7000명을 넘었고 361명이 사망했다. 2002~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보다 확산 속도가 빠르다.

리엉은 “어떤 호텔 객실 요금은 하룻밤에 70~80홍콩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방을 청소할 인력을 고용할 비용도 안 된다”며 “더이상 숙박료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객실료 인하는 의미가 없다. 중국 본토 사람은 홍콩에 들어올 수 없고, 외국인들은 홍콩 여행을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9개 호텔을 두고 있는 매그니피션트 호텔 투자의 윌리엄 청 회장은 2월 이후 상황이 더욱 나빠질 것으로 봤다.

그는 “아직 신종 코로나 영향이 완전히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았다. 영향은 이달부터 반영될 것”이라며 “전통적으로 2월은 호털 업계에서 최악의 달이다. 이 모든 문제들이 겹쳐 홍콩의 호텔 객실 점유율은 30% 이하로 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청에 따르면 홍콩 베스트웨스턴 호텔 숙박료는 통상 1000홍콩달러였지만 70% 정도 내렸다. 지난 몇달 동안의 매출은 전년 대비 70% 줄었다.

신종 코로나 사태가 마무리 될 때까지 홍콩 관광산업은 기약 없이 위축될 전망이다. 홍콩은 중국 본토를 오가는 대중교통 운행 횟수를 줄였다. 또 본토 개인 관광객에 대한 신규 비자 발급을 미루기로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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