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140년래 가장 따뜻한 겨울…관광지 ‘인공 눈’ 공수

  • 뉴시스
  • 입력 2019년 12월 30일 10시 38분


코멘트

동물원 동물들은 동면에서 깨 활동 시작
푸틴 "러, 세계 평균보다 2.5배 빠르게 따뜻해져"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는 1886년 이후 가장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매해 수천만 루블을 들여 제설 작업을 하는 나라에서 올해는 인공 눈이 공수되는 등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가디언 등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모스크바에 설치된 스노보드 언덕에 인공 눈이 배달되는 영상 등이 공개되며 눈길을 끌고 있다.

모스크바 당국은 새해 첫날 스노보드 시연을 하기 위해 인공 눈을 들여왔다고 설명했다. 당국자는 “기계를 동원해 얼음을 자르는 방법으로 눈을 공수했다. (기온이 높아) 쉽게 녹지만 이번 경우엔 (같은 방법을) 여러 차례 시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표적인 관광지인 붉은 광장에는 눈을 지키기 위한 펜스가 설치되기도 했다. 한 인스타그램 사용자는 “모스크바에 있는 눈은 이게 다다. 붉은 광장은 이걸 지키고 있다”고 사진을 게시하기도 했다.

모스크바는 지난 18일 최고 기온이 5.4도까지 상승하며 기상 관측 이후 140년 만에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모스크바의 12월 평균 기온은 영하 7도 안팎이다. 때에 따라 한낮에도 영하 25도까지 온도가 떨어진다.

손녀와 함께 산책을 나온 60대 시민은 “정말 정상이 아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이곳에서 겨울을 나기는 훨씬 더 힘들었다. 며칠은 강한 눈바람이 불며 새해에는 늘 눈이 쌓여있다. 확실히 날이 따뜻하다”고 언급했다.

따뜻한 날씨에 모스크바 동물원에서는 동면에서 깬 동물들이 활동을 시작하는 모습도 발견됐다. 관계자들은 특수 제작된 저온 창고로 동물들의 서식지를 바꾸며 동면을 유도하고 있다. 모스크바 주립대 정원에는 라일락, 목련 등이 몽우리를 맺기도 했다.

러시아는 세계 탄소배출 감소를 위한 파리기후변화협약의 당사국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주 기자회견에서 “(기후변화는) 러시아에 직접적인 위협이다”며 “러시아는 세계 평균보다 2.5배 빠르게 따뜻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