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신당’ 버럭했지만…대안신당 손잡을 수밖에 없는 손학규

  • 뉴스1
  • 입력 2019년 11월 4일 06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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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지난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62차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11.1/뉴스1 © News1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지난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62차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11.1/뉴스1 © News1
바른미래당의 분당이 기정사실화하면서 당권파의 향후 행보는 대안신당(가칭) 인사들과 손을 잡는 것이 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지속된다. 손학규 대표는 선을 긋고 있지만, 결국 이들과 ‘호남 신당’의 형태로 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바른미래당의 분당은 점점 다가오고 있다. 유승민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 대표는 이미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정기국회가 마무리되는 12월 신당 창당을 예고한 상황이다.

이에 손 대표를 비롯한 당권파 인사들은 4·3 보궐선거 이후부터 탈당을 결심했다는 유 대표의 발언에 분노를 표시하며 12월까지 기다리지 말고 탈당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시기적으로는 당권파와 변혁 측 주장이 각기 다르지만, 분당은 예정된 것이다.

이에 ‘제3지대 중도통합론’을 내세우는 손 대표의 분당 후 행보에 관심이 모인다.

변혁 측에서는 손 대표가 유 대표 등 바른정당계 인사들을 몰아내고 결국 ‘호남 신당’을 만들 것으로 보고 있다.

손 대표는 앞서 더불어민주당에서 떨어져 나오는 비문(非문재인) 세력과 자유한국당에서 밀린 비박(非박근혜)계 인사들을 하나로 묶는 제3지대 통합론을 내세운 바 있다.

변혁 측 관계자들은 이 같은 손 대표의 제3지대 통합론이 불가능하다고 보는 것이다. 두 거대 정당 비주류 인사들의 영입은 이들이 공천에서 탈락된 후에나 가능해 결국 이미 밖에 나와 있는 대안신당 인사들과 힘을 합치는 것이 시기적으로 맞다는 주장이다.

변혁 측 한 핵심 관계자는 4일 “손 대표가 지방선거 당시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처음 당에 들어왔을 때부터 ‘박지원·천정배·정동영’ 같은 사람들을 데려왔어야 했다고 주장했다”며 “결국 손 대표는 호남 사람들하고 당을 하겠다는 것 아니겠느냐”고 전망했다.

대안신당 측은 손 대표와 함께 정치를 하는 것에 반색할 수는 없지만, 결국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고 본다. 오히려 더불어민주당까지 포함한 여권 진영이 다 힘을 모으는 형태도 그리는 모습이다.

대안신당 측 한 핵심 관계자는 “보수 통합이 되면 여권에서도 가만 있지 않을 것이고, 우리들(대안신당, 바른미래당 당권파)을 다 받지 않겠나”라며 “제3지대 통합은 여러번에 걸쳐서 완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손 대표는 이에 대해 불편한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손 대표는 지난달 21일 기자가 ‘호남신당이 되는 것 아니냐’고 묻자 불쾌한 목소리로 “왜 자꾸 호남정치 얘기만 하나. 기자가 (변혁) 그 사람들 얘기만 인용하지 마라”고 반박한 바 있다.

설사 그들을 받아들인다고 하더라도, 교섭단체인 바른미래당이 비교섭단체인 대안신당에 먼저 손을 내미는 것은 어색하다는 판단도 이 같은 신중한 태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당권파 측 한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일부 사람들이 개별적으로 온다면 받아줄 수 있을지 몰라도 통합은 추호도 없다”면서도 연대 여부에는 “변혁이 탈당하면서 한국당과 연대를 할 수 있다고 보는 것처럼, 우리도 마찬가지”라고 가능성을 남겼다.

한편 손 대표는 이르면 이날 문병호 전 최고위원의 탈당으로 비어있는 지명직 최고위원을 임명할 것으로 보인다.

당권파 내 재선 현역 의원인 김관영·김성식 의원 등이 하마평에 오르는 가운데, 당 최고위 정비가 완료되면 손 대표는 향후 행보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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