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화상상봉 무산…남북 교류협력 전면 중단 ‘적신호’

뉴시스 입력 2019-03-22 19:08수정 2019-03-22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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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4·27 판문점선언 합의로 지난해 9월 문을 연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돌연 철수해 폐쇄 위기에 놓이면서 남북이 추진하던 각종 교류·협력 사업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당장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면제 절차가 모두 끝나 정부가 본격적으로 추진해온 남북 이산가족 화상상봉부터 더 이상의 논의가 불가능해졌다.

천해성 통일부 차관은 22일 관련 소식을 브리핑하며 “현실적으로 북측 인원들이 철수했기 때문에 이산가족의 화상상봉 협의는 어려워 진 건 사실”이라며 “연락 사무소 조기 정상화 돼야 하고 너무 늦어 지지 않고 협의 되도록 노력 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이산가족 화상상봉과 영상편지 교환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남북 대화 분위기가 급속도로 얼어붙은 상황에서도 남북 이산가족 화상상봉 준비에 공을 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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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적인 목적의 남북 협력 사업인 만큼 화상상봉을 위해 남북협력기금에서 30억9400만원의 사업비를 지원하기로 결정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였다.

세부항목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남북 이산가족을 연결해 줄 중계 시스템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 스크린과 카메라, 광케이블 등 품목도 포함될 것으로 예상됐다.

앞서 남북은 지난해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이산가족 화상상봉과 영상편지 교환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 위원회는 지난 8일(현지시간) 정부가 신청한 남북 이산가족 화상상봉 관련 물자·장비 반출에 대한 대북제재 적용 면제를 결정했다.

한미 양국도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워킹그룹(실무그룹) 회의에서 남북 이산가족 화상상봉에 관한 모든 대북제재를 면제하기로 합의했다.

남북이 이번에 이산가족 화상상봉을 한다면 지난 2007년 11월 이후 약 11년 여만이 될 것으로 기대됐다. 남북은 지난 2005년부터 2007년까지 7회의 화상상봉을 진행했다. 상봉장은 국내에 13곳이 있으며, 북한은 평양 고려호텔에 설치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 역시 연락사무소가 주된 대화 통로가 될 것이란 관측이었지만 북한의 갑작스런 철수로 보다 진전된 논의는 불가능하게 됐다.

정부는 지난해 판문점 선언 이후 철도·도로 연결, 산림 협력 등 남북 교류·협력 사업을 추진했다. 작년 9월 연락사무소 개소 이후에는 이곳에서 철도·도로 관련 자료를 주고받고, 연결 사업을 위한 구체적인 이행 계획을 세워 나갔다.

지난달 말 북미정상회담에서 북미 간 합의를 도출하면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대화도 연락사무소를 통해 오고갈 것이란 장밋빛 청사진을 그리기도 했다.

연락사무소 운영 중단은 각종 교류협력 사업 뿐 아니라 9·19 군사분야합의를 기반으로 한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 조치에도 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하노이 회담을 전후로 9·19 군사합의 이행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던 북한은 최근 우리 군 당국의 남북공동유해발굴 명단 통보와 군사회담 제안에 아무런 답신도 하지 않고 있다.

연락사무소에 상주하던 북측 인원들이 뚜렷한 배경 설명 없이 철수한 상황이라 복귀 여부와 시점 등에 대해서도 예측이 불가능하다.

북한은 남측 인원의 연락사무소 잔류에 대해서는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복귀에 대한 여지를 남겼지만 반쪽 운영이 장기화 될 경우 그 동안 어렵게 쌓은 남북 신뢰 관계가 급속도로 얼어붙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측이 연락사무소에서 철수한 마당에 남북 교류협력 사업을 언급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북한이 강수를 두기 위한 수순으로 하나하나 밟아 나가려는 거 같은데 연락사무소에서 철수한 상황에서 군사대화를 따로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천해성 차관은 “정부는 북측의 이번 철수 결정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북측이 조속히 복귀해 남북 간 합의대로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정상 운영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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