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레드벨벳과 악수하며 “같은 동포인데 왜 모르겠나”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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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북 예술단이 전한 ‘평양 공연’

레드벨벳 멤버들과 환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왼쪽에서 세 번째)과 부인 리설주(왼쪽)가 평양 시내 동평양대극장에서 1일 남측 예술단의 공연 뒤 그룹 레드벨벳 멤버들(오른쪽 네 명)을 만나 환담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레드벨벳 멤버들과 환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왼쪽에서 세 번째)과 부인 리설주(왼쪽)가 평양 시내 동평양대극장에서 1일 남측 예술단의 공연 뒤 그룹 레드벨벳 멤버들(오른쪽 네 명)을 만나 환담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평양에서 공연한 남측 예술단과의 만남에서 걸그룹 레드벨벳을 평소 알고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방북단에 함께한 밴드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의 기타리스트 최희선 씨는 4일 본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이 1일 레드벨벳 멤버들과 악수를 하면서 ‘제가 같은 동포인데 레드벨벳을 왜 모르겠느냐’고 말했다”고 전했다.

25년째 ‘위대한 탄생’의 기타리스트이자 리더로 활약 중인 최 씨는 이번 공연에서 윤상 예술감독이 이끈 남측 예술단의 사실상 악단장 역할을 했다. 그는 가수 조용필과 함께 다니면서 북측 예술단으로부터 높은 관심의 대상이 됐다.

최 씨는 김 위원장의 부인인 리설주도 ‘가왕’ 조용필에 대한 관심이 컸다고 전했다. 그는 “리설주 씨는 ‘우리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도 남조선에 가서 감기에 걸렸는데 이번엔 조용필 선생이 감기에 걸리셔서 안타깝다. 그런데도 어떻게 그렇게 노래를 잘하시냐’고 물었다”고 말했다. 현 단장은 조용필에게 사인도 받았다. 최 씨는 “준비해간 제 기타 솔로 앨범 CD를 건넸는데 현 단장이 거기에 조용필 사인을 받고 같이 사진도 찍었다. 음악인 출신이어서인지 전기기타 연주에도 관심이 많아 이것저것 물었다”고 말했다.


3일 저녁 공연 뒤풀이에서는 현 단장이 한시도 가만있지 않고 술병을 들고 다니며 남측 가수들에게 일일이 술을 따라줬다고 한다. 가수 최진희 씨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술을 못하는데 30도짜리 ‘평양주’를 현 단장이 계속해 따라줘 혼났다”면서 “가수들과 일일이 ‘인증 샷’까지 찍는 현 단장의 붙임성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최진희 씨의 평양 방문은 2002년 이후 16년 만이다. 그는 “‘사랑의 미로’ 등 한국 노래가 나올 때마다 관객들이 함성을 질렀는데, 단순히 박수만 길게 치던 예전과는 눈에 띄게 달라진 태도”라면서 “시차를 두고 고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아들인 김정은 위원장을 모두 만난 셈이 됐다. 세월의 흐름을 느꼈다”고 했다. 이번이 네 번째 방북이었던 최 씨는 평양의 달라진 면모에 깜짝 놀랐다고 했다. 최 씨는 “평양 순안공항에서 고려호텔로 이동하면서 70층짜리 아파트들이 늘어선 것을 봤다. 평양의 스카이라인이 달라졌다. 전기 사정도 훨씬 좋아졌는지 어딜 가든 훤했고 야경도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부모가 함경도 출신 실향민인 가수 강산에 씨는 “만찬 참석자 가운데 함경도 출신들이 계셨는데, 그들과 함경도 특산물을 다룬 제 노래 ‘명태’에 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그분들이 명태에 등장하는 함경도 사투리 내레이션 부분을 ‘랩’이라고 표현하더라. 서로 술을 권하며 노래 ‘라구요’에 관한 이야기도 많이 나눴다”고 전했다.

임희윤 imi@donga.com·이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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