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내퍼 주한 미국대사 대리(사진)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일각의 ‘리비아식 해법’에 대해 “(북한과 리비아) 각각의 상황이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두 상황을 비교하는 게 현명하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내퍼 대사 대리는 2일 한미클럽이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주최한 간담회에서 “한미가 함께 최고의 방법을 찾아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리비아식 해법’은 존 볼턴 신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주장해온 것으로 ‘선(先) 핵 폐기, 후(後) 보상’이 핵심이다. 이는 ‘한미의 단계적 동시적 조치’를 촉구한 김정은의 비핵화 로드맵은 물론이고, 정상끼리 만나 큰 틀에서 합의하고 단계별로 조치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포괄적-단계적 비핵화’와도 거리가 있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리비아식 해법을 북한에 적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밝힌 바 있다.
그만큼 내퍼 대사 대리의 이날 발언은 미 정부 인사가 ‘리비아식 해법’의 북한 적용 가능성을 부인하고 나선 것이라 주목된다. 외교부 고위 관계자는 “아무리 대사 대리라고 해도 민감한 시기에 공식 석상에서 저런 발언을 한 것은 개인 의견으로만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내퍼 대사 대리는 또 “우리는 북한과 대화할 용의가 있지만, 그 목적은 바로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가 필요하고 이건 타협의 대상이 아니라는 걸 강조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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