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기고] 에너지자원 공공기관 기능 조정, 日사례 주목을

동아일보 입력 2018-03-26 03:00수정 2018-03-2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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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웅 강원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
일본에서 2000년대 초반에 겪었던 에너지자원정책 구조조정 문제가 현재 우리나라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5일 산업통상자원부 해외자원개발 혁신 TF는 한국광물자원공사를 폐지하고 유관기관과 통합하는 방안을 권고안으로 발표했다. 광물공사의 폐지와 함께 해외개발자산 및 부채를 섣불리 통합기관으로 이관하게 되면 유관기관 또한 동반부실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일본은 1970년대 석유위기 등에 따라 국가주도 에너지자원 개발을 추진했다. 일본석유공단(JNOC)은 투입 공적자금(20조 원 이상) 대비 누적적자(약 8조 원) 등의 문제로 국가적 이슈로 대두됐다.

일본 정부는 정책의 악순환 및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2001년 12월 19일 내각회의를 통해 에너지공기업 구조조정을 결정했다. 이 결정에 따라 일본석유공단을 폐지하고 일부 기능을 금속광업사업단(MMAJ)으로 이관해 석유천연가스·금속광물자원기구(JOGMEC)로 통합·출범시켰다. 자원개발에 대한 부분은 민간 중심으로 이양하는 한편 정부는 자원외교, 인력양성, 자금지원 등 민간을 지원하는 역할을 강화했다.

한편, 폐지가 결정된 일본석유공단은 시한부로 3년간 유지하며 자원개발사업의 손실을 최소화하고자 전략적 매각에 힘썼다. 또한 에특회계 사업으로 벌였던 일본석유공단의 자산은 통합기관에 이관하지 않고 에너지특별회계에 귀속시켰다. 개발자산 가치 극대화 및 매각 노력의 결과 8조 원 규모의 누적적자를 모두 해소하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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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사례와 현재 우리 정부가 제시하고 있는 방향은 무슨 차이가 있을까? 일본 정부는 두 번 다시 실패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철저한 자기반성에서부터 문제해결을 추진했다. 반면 외부에 알려진 혁신 TF의 권고안을 살펴보면 에너지자원정책에 대한 깊은 반성과 구조적인 개혁에 대한 문제제기는 미흡해 보인다. 광물공사의 자금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한 추가적인 정부재원의 투입을 모면코자 유관기관과 통합하려 한다. 유관기관으로는 한국광해관리공단이 유력한 상황이다. 기관을 통합한다고 해서 부채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에너지공기업 구조조정 문제에 있어 정부는 지난 정책사업에 대한 실패에 대해 철저한 자아반성을 통해 책임지고 선을 긋고 정리해야 한다. 또한 기관의 통폐합 문제는 ‘부채’ 해결이 아닌 ‘구조·기능’ 효율화를 위한 관점으로 중장기적 전략에 입각해 기능조정을 실시해야 한다.

국가정책을 결정할 때는 급할수록 신중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에너지자원 분야에서의 공공과 민간의 역할분담, 전략적 추진체계를 명확히 하고 정부에서는 국익과 산업육성을 위해 힘써야 할 것이다.
#공감#기고#에너지자원#공공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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