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만 훈육의 쓴소리? 어른들에게 쓴소리는 누가하나

  • 입력 2016년 11월 2일 17시 04분


코멘트

아동학대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이 관심이 바람직하게 느껴지면서도 불편한 것은 여전히 학대와 훈육의 차이를 인식하지 못한다는 안타까움과 아울러 관심이 지속되면 바람직한 훈육을 할 것이라는 희망 때문이다.

그동안 천륜으로 맺어진 부모의 자녀 훈육은 자녀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어느 정도 보호받았지만, 이제 부모라도 내 자식 내 맘대로 하면 안 된다는 인식도 확산되었다. 학대와 훈육의 차이를 부모교육을 통해 활발하게 알려주고 있고, 아동학대에 관한 홍보도 꽤 성공적이어서 앞으로의 훈육에 기대가 된다.

사실 ‘사랑의 매’라는 것은 애초에 없다. 훈육에 왜 학대가 섞였을까. 아이의 옳지 않은 것을 보는 부모의 마음이 편치 않으니 거르지 않은 감정으로 가르치는 과정에서 학대가 행해졌던 것이다. 부모의 불편한 감정을 아이를 하수구 삼아 배출하고서도 부모의 마음은 ‘다 아이 잘되라고’다. 이렇게 하기 쉽지 않은 것이 훈육임에도 아이를 키우는데 훈육은 필수다.

훈육은 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편치 않다. 지적이든 공감이라는 배려를 동반했든 “이렇게 해라”와 “하지 마라”로 집약되기에 ‘쓴소리’다. 그런데 이런 쓴소리, 훈육은 만2, 3세부터 해야 한다. 그래서 부모들이 최선을 다해 훈육하고 그런 과정에서 알게 모르게 학대도 했던 것이다.

훈육과 쓴소리, 학대에 관한 이야기를 한 이유는 우리 어른들의 훈육을 말하고 싶어서다. 아직 어린아이들에게도 바른 습관은 들이고 인성과 사회성을 위해 훈육을 해야 한다면서 식당이나 카페 등 공공장소에서 예절을 안 지킨다고 노키즈존도 만들었다. 이렇게 아이들에게는 엄격하면서 어른들은 너무 마음대로다.

아이들에게 ‘꼭 할 것’ ‘하지 말 것’을 가르치려면 우리 어른을 먼저 돌아봐야 한다. 왜 길에서 침을 뱉는지, 왜 금연구역에서 담배를 피우는지, 지하철에서 왜 그렇게 큰 소리로 통화를 하는지, 왜 자기 맘에 안 든다고 불특정 다수를 해치는지……. 아이들이 궁금해하며 “어른들은 약속을 안 지키면서 우리에게는 왜 만날 가르치려고 해요?”라고 물으면 뭐라 대답할 것인가. 어른에게는 누가 귀한 쓴소리를 할 것인가.

감정조절능력, 감내력, 공감능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요즘이다. 분노조절장애로 인한 사건·사고가 빈번하다 못해 위협적이다. 이럴 때일수록 어렸을 때부터 감정조절과 절제, 인내를 가르치는 훈육이 필요하다는 것에 동감하지만, 아이에게 노력하는 만큼 우리 어른들은 스스로를 가르쳐야(훈육) 한다. 그러면 아이들이 보고 배울 것이다. 어른은 아이의 거울이고, 아이라는 거울을 통해 이 사회가 비친다.



글 = 임영주 (신구대학교 겸임교수/ 부모교육전문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