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타봤어요] 한국GM 쉐보레 ‘카마로SS’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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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너링때 빛나는 스포츠카 질주본능
제로백 4.2초…연비는 많이 떨어져
만화 같은 외관, 호감-비호감 갈려

한국GM 쉐보레 ‘카마로SS’는 강력한 엔진으로 ‘어른들의 장난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한국GM 제공
한국GM 쉐보레 ‘카마로SS’는 강력한 엔진으로 ‘어른들의 장난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한국GM 제공
시동 버튼을 누르면 중량감 있는 엔진음이 실내를 가득 채운다. 차분하면서도 힘이 느껴지는 ‘사운드’다. 미국산 8기통 엔진은 가래 끓는 듯한 거친 숨소리를 토해내는 것이 보통이었지만 쉐보레 ‘카마로SS’에 들어간 6.2L급 신형 LT1 엔진은 최신 기술로 다듬어지면서 정제된 소리로 힘을 표현한다.

가속페달을 깊게 밟자 뒷바퀴는 가볍게 미끄러지는 소리를 내며 4.2초 만에 계기반의 바늘은 시속 100km를 넘어선다. 몸이 시트 속에 쑥 파묻히는 가속감이 일품이다. 가속페달을 그대로 밟고 있으면 시속 280km까지는 막힘없이 그대로 올라간다. 453마력의 위력이다. 차체의 밸런스가 좋아 안전장치를 모두 끄고 급가속을 해도 후륜이 흔들리지 않는다.

미국차는 직선에서만 빠르다는 선입견도 이제 버려야 할 때가 됐다. 인제스피디움 서킷에서 카마로SS를 한계 상황까지 몰아보면서 내린 결론이다. 좌우로 연속되는 커브에서 차체는 가볍게 이상적인 레이싱 라인을 타고 돌아나간다. 대용량 브렘보 브레이크 시스템 덕분에 반복적인 급제동에도 쉽게 밀리지 않는다.

커브에서 한계 속도를 조금 넘겨도 보고, 필요 이상의 과격한 스티어링 조작을 해도 탄탄한 차체와 신뢰성 높은 서스펜션 덕분에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서 미끄러졌고 쉽게 자세가 회복됐다. BMW나 포르셰 같은 독일차의 날카로운 맛은 떨어졌지만 듬직함으로 서킷에서 운전자의 자신감을 높여주는 능력은 탁월했다.

일반도로에서도 크게 불편한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스포티하게 설계된 모델이어서 도로 포장이 거친 곳에서는 차체 전체가 튕기는 듯한 승차감은 어쩔 수 없지만 참을 만한 정도다. 고속도로에서 시속 100km로 순항을 했더니 엔진의 8개 실린더 중 4개가 꺼지면서 나머지 4개의 실린더만으로 주행하는 연료 관리 모드에 들어갔다. 이렇게 달렸더니 연료소비효율은 L당 12km를 넘어선다. 하지만 시내 주행에선 아무리 조심스럽게 운전해도 L당 6km 수준이고 존재감을 과시하면서 달리면 L당 3∼4km대로 떨어진다. 6.2L급 엔진이라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외부 디자인은 보는 사람에 따라 ‘멋있다’와 ‘장난감 같다’로 갈린다. 영화나 만화에 나오는 디자인 그대로여서 성숙한 느낌은 주지 못하나 보다.

실내는 기존 미국차와 다르게 디자인과 내장재, 조립품질이 괜찮은 편이다. 과거 어설픈 마무리와 조작감이 떨어지는 버튼·다이얼은 사라졌다. 전체적인 인테리어는 깔끔하지만 외부 디자인과 마찬가지로 만화에 나올 법한 느낌이어서 깊은 맛은 없어 보인다.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과 2개의 휴대용 저장장치(USB메모리) 단자, 쿨링 시트, 헤드업 디스플레이(HUD)까지 들어가 편의장비는 풍부한 편이다. 가격은 5098만∼5178만 원이다.

석동빈 선임기자 mobidic@donga.com
#gm#쉐보레#카마로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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