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기획과 아이디어, ‘미다스의 손’은 어느 쪽일까

주재우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 입력 2015-02-25 13:51수정 2015-02-25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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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리버 여행기’를 쓴 영국 작가 조너선 스위프트는 “돼지의 귀로 실크 지갑을 만들 수는 없다”고 말했다. 스위프트의 말처럼, 시장에서 성공하는 신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좋은 재료, 즉 뛰어난 아이디어를 확보하는 상품기획 활동이 가장 중요하다고 믿는 경영자들이 있다. 이와는 반대로 상품기획보다는 아이디어를 좋은 제품으로 완성시키는 상품개발 활동이 더 중요하다고 믿는 경영자들도 있다. 과연 어느 쪽이 옳을까?

최근 미국 콜로라도대와 펜실베이니아대 연구진이 ‘돼지의 귀’ 가설이 비즈니스에도 적용될 수 있는지, 즉 초기 아이디어의 수준이 완제품의 성공 여부에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검증해봤다.

이들은 신제품 개발을 돕는 웹사이트인 쿼키(Quirky)를 대상으로 삼았다. 여기서 2011년부터 2013년까지 판매된 149개의 가정용품과 공구, 사무용품의 초기 아이디어 스케치와 기획서를 구했다. 그리고 판매실적에 대한 정보가 없는 1438명의 일반 소비자들과 7명의 전문가들에게 초기 아이디어만 보여주고 완제품을 구매하고 싶은지 물었다. 그리고 이를 실제 판매량, 수익률, 판매 가격, 판매 기간 등과 비교했다.

분석 결과, 초기 아이디어에 대한 반응이 실제 제품의 판매량 및 수익률과 밀접한 연관이 있었다. ‘돼지의 귀’ 가설이 옳았던 것이다. 특히 해당 분야 전문가의 평가보다 일반 소비자의 평가가 더 정확했다. 심지어 단 20명의 일반인 반응 평가만으로도 완제품의 최종 판매량을 예측하는 데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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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경영자들은 ‘미다스의 손’의 함정에 빠지기 쉽다. 손에 대는 것마다 황금으로 만들었다는 미다스처럼 ‘평범한 사업 아이템도 우리 회사가 시작하면 잘 할 수 있다’는 착각을 하곤 한다. 그러나 실제로 신사업의 성공은 얼마나 수준 높은 초기 아이디어를 확보할 수 있느냐에 상당부분 좌우된다. 톡톡 튀는 인재를 상품기획에 활용하고 때로는 외부에서도 좋은 아이디어를 받아들이는 유연한 조직 문화가 필요하다.

주재우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 designmarketinglab@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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