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인 비서실장 권영세 유력… 제3인물 발탁 가능성도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24일 03시 00분


코멘트

■ 朴당선인 주말 인선 분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주말 동안 자택에 머물며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비서실장 인선작업에 주력했다. 여러 통로로 올라온 인수위 관련 보고서를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위원장은 박 당선인의 국정 철학과 정책을 잘 알고 있는 내부 인사가 맡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자연스레 국무총리는 상징성이 큰 화합형 인사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인수위원장은 ‘실무형’, 국무총리는 ‘대통합형’ 인사로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당선인 측 관계자는 23일 “언론에서 인수위원장이 국무총리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는데 그건 사실과 다르다”면서 “인수위원장은 박 당선인의 정책을 잘 아는 사람이 맡고 국민대통합 차원의 탕평 인사는 이후 조각 작업 때 적용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인수위원장으로는 국민행복추진위원회에서 정책을 총괄했던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 당선인의 국정운영 철학을 가장 잘 꿰뚫고 있는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 실무 정책을 총괄한 진영 정책위의장 겸 행추위 부위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는 ‘조용하고 작은 실무형’ 인수위 콘셉트에 따른 것이다. 다른 관계자는 “당선인 스타일상 아직 이명박 정부가 운영되는 상황에서 인수위가 이 정부를 무력화하면서 점령군처럼 활동하는 걸 원하지 않는다”며 “현 정부 정책을 인수하면서 당선인 공약과 조율하는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에 역으로 당선인의 공약을 모르면 오히려 인수를 하는 게 아니라 인수 당할 수도 있다”고 내부 인사 발탁에 힘을 실었다.

5년 전 이명박 대통령이 외부인사 중 임명한 이경숙 인수위원장이 자신의 관심 분야인 영어 공교육에 지나치게 관심을 보여 정책에 혼선을 빚고 정작 다른 중요한 정책은 제대로 부각하지 못한 점, 인수위원장이 당선인의 정책을 잘 모를 경우 공무원과 민간의 의견이나 로비에 쉽게 흔들릴 수 있다는 점 등이 감안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선인 비서실장의 경우는 권영세 전 의원이 유력한 가운데 제3의 인물 가능성도 열려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권 전 의원은 4·11총선 때 사무총장, 대선 본선 때 종합상황실장으로 무난히 선거를 치른 점을 높게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실제 대통령비서실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둔다면 그보다 더 중량감 있는 인사가 와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비서실장은 꼭 측근 중에서 해야 한다고 고집할 필요는 없다”며 “당선인의 국정운영 스타일에 잘 맞는 사람이라면 거론되지 않은 인물도 발탁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비서실장과 대변인 중 일부는 이르면 24일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 인수위원장 발표 시기는 예상됐던 25일 전후보다 더 늦춰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 박근혜 인사스타일

박 당선인이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임명한 비상대책위원과 공천위원을 보면 인사스타일을 짐작할 수 있다.

박 위원장은 26세의 이준석 클라세스튜디오 대표를 비대위원으로 전격 발탁해 정치권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경제민주화의 주창자인 김종인 전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과 이명박 정부에 비판적인 이상돈 중앙대 교수 등도 포함시켜 파격적인 인선이란 평가를 받았다. 이와 함께 황우여 이주영 권영세 등 친박계 인사와 김세연 주광덕 등 쇄신파 인사를 포함시켜 균형을 맞췄다. 실무를 중시하면서도 참신한 인사, 통합형 인사를 원하는 국민 여론도 염두에 두는 인사를 해왔다.

4·11총선 공천위를 구성하면서 외부 공천위원 대다수는 정치권과 거리가 먼 인사들을 깜짝 발탁했다. 여성계(한영실 숙명여대 총장), 이공계(박승오 KAIST 교수), 문화예술계(박명성 신시뮤지컬컴퍼니 대표), 중소기업 관계자(서병문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 등 전문가 중심의 인사였다. 박 당선인은 14년 동안 국회에 있었지만 인사를 할 때 정치인을 우대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또 전문가라고 교수만을 고집하지도 않는다. 이번 인수위에서도 지역구 의원은 최대한 배제한 채 전문가 출신의 비례대표 의원들이나 교수, 전직 관료나 현직 활동가 등 다양한 부류가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

박 위원장의 인사 제1원칙은 보안이다. 설익은 상태에서 특정 인물이 하마평에 오를 경우 인물 영입에 장애가 된다는 생각이 강하다. 여러 경로를 통해 추천을 받았지만 실제 인선 작업은 이재만 보좌관, 최외출 기획조정특보 등 최측근 실무진과만 함께 작업한다. 실세라고 불리는 의원들조차 본인이 추천한 인물만 알지 전체 명단은 아는 이가 거의 없다. 당사자들에게도 “발표 때까지 꼭 보안을 지켜달라”고 당부한다. 인선은 실무진까지 본인이 직접 다 챙기는 스타일이다. 이 때문에 인사 로비는 잘 통하지 않지만 인선에 문제가 발생하면 그만큼 책임도 자신이 직접 져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동정민·손영일 기자 ditto@donga.com
#박근혜#비서실장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