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 “승엽 선배, 30홈런 이상 기대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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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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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균이 ‘국내 복귀’ 이승엽에게 보내는 편지

《“후회 없이 뛰고 돌아오니 부러울 뿐이죠.” 일본 프로야구 지바 롯데에서 7월 중도 퇴단한 김태균(29)은 오릭스 이승엽(35)의 국내 복귀 소식을 듣고 이렇게 말했다. 자신은 그러지 못했음을 아쉬워했다. 시즌 도중 귀국한 것에 비난이 쏟아졌을 때 “태균이가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힘들었던 걸 이해한다”고 위로해 준 선배가 이승엽이었다. 이승엽의 부친 이춘광 씨도 “승엽이나 태균이나 3월 동일본 대지진 이후 불안감으로 제 실력을 내기 어려웠을 거다. 오죽했으면 태균이가 시즌이 끝나기도 전에 짐을 쌌겠느냐”고 했다. 김태균이 이승엽에게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편지 형식으로 소개한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
지바 롯데에서 7월 중도 퇴단한 김태균(오른쪽)은 8년간 일본에서 뛰다 국내 복귀를 결정한 이승엽이 내년 시즌 30홈런 이상을 때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일본 도쿄의 한 음식점에서 만나 기념촬영한 모습. 동아일보DB
지바 롯데에서 7월 중도 퇴단한 김태균(오른쪽)은 8년간 일본에서 뛰다 국내 복귀를 결정한 이승엽이 내년 시즌 30홈런 이상을 때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일본 도쿄의 한 음식점에서 만나 기념촬영한 모습. 동아일보DB
승엽 선배, 그동안 잘 지내셨는지요. 일본에서 돌아올 때 경황이 없어 연락도 못 드려 죄송합니다.

선배가 일본에서 보낸 8시즌은 다사다난했죠. 힘들고 괴로운 순간을 끝까지 이겨낸 선배가 대단하다고 느껴요. 선배는 오릭스 퇴단 기자회견에서 “팀의 중심타자로서 기대에 미치지 못해 죄송하다. 항상 응원해준 팬에게 감사하다”고 했죠. 마지막까지 겸손한 모습을 보였기에 고개가 숙여졌습니다.

내년 프로야구는 올해보다 더 뜨거울 것 같아요. ‘아시아 홈런왕 이승엽’이 복귀하면 680만 관중을 넘어 700만, 800만 관중 돌파도 가능할 거라고 봅니다.

선배는 최근 몇 년간 성적이 좋지 않았지만 제가 보기엔 여전히 대단했습니다. 제대로 맞은 홈런성 타구는 다른 선수들이 친 것과는 질이 달랐어요. 공의 궤도가 포물선이 아닌 직선으로 날아가는 게 그랬죠. 지바 롯데 선수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였으니까요. 선배가 국내 무대에 복귀하면 30홈런은 충분할 거라고 믿습니다.

저는 선배 따라가려면 아직 멀었습니다. 국내에서 다시 만나면 많이 가르쳐 주세요. 벌써 내년 시즌이 기다려집니다. 선배가 야구 팬 앞에서 호쾌한 타격을 선보이는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저 역시 요즘 체중을 줄이면서 열심히 몸을 만들고 있어요. 일본에서 못다 한 야구를 제대로 해야겠다고 다짐합니다. 귀국하시면 다시 인사드릴게요.

태균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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