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이승엽, 결국 ‘명예 회복’ 실패

동아일보 입력 2011-10-19 09:57수정 2011-10-19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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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에서 마지막 명예 회복을 노렸던 이승엽(35·오릭스 버펄로스)의 2011년 시즌이 아쉬움 속에서 막을 내렸다.

이승엽은 18일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소프트뱅크 호크스와의 홈경기에서 삼진 3개를 포함해 4타수 무안타에 머물면서 정규리그 모든 경기를 치렀다.

팀이 세이부에게 막판 역전을 허용하는 바람에 승률 0.0001 차이로 클라이맥스 시리즈 진출에 실패해 올 시즌을 완전히 마무리하게 됐다.

이승엽은 올 시즌 12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01에 15홈런, 51타점, 121삼진 등을 최종 성적으로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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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보다는 나아졌지만 "살아남지 못하면 야구를 그만둔다"며 설욕을 다짐했던 것을 생각하면 절대 만족스럽지 않은 성적이다.

올 시즌은 이승엽에게 일본에서의 '마지막 기회'나 다름없었다.

2003년 아시아 기록인 한 시즌 56개의 홈런을 날리고 이듬해 일본에 진출한 이승엽은 2004년 14홈런, 2005년 30홈런을 때리며 승승장구했다.

2006년엔 요미우리로 이적해 41홈런과 타율 0.323, 108타점으로 최고의 활약을 펼친 끝에 4년간 30억 엔(약 446억원)이라는 대박 계약을 터뜨리며 성공 가도를 달렸다.

그러나 '잭팟'을 터뜨리자마자 연달아 부상이 찾아왔고, 성적이 떨어지자 부담감에 스윙이 더 위축되는 악순환이 반복돼 긴 부진에 빠졌다.

2008년 타율 0.248에 홈런 8개, 27타점, 2009년 타율 0.229에 16홈런, 36타점, 지난해 타율 0.163과 5홈런, 11타점 등 성적이 끝없이 곤두박질 친 이승엽은 결국 지난 시즌을 마치고 방출 통보를 받고 말았다.

요미우리에서 '천당'에서 '지옥'으로 떨어진 이승엽은 오릭스와 계약에 성공하며 다시 명예 회복에 나설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연봉은 6억엔에서 1억5000만엔(약 22억 4000만원)으로 뚝 떨어졌지만 그만큼 부담이 줄었고 강력한 경쟁자가 없는 팀이란 점에서 마음 편히 제 스윙을 할 수 있으리라는 전망이 많았다.

겨울 훈련부터 확실히 편안해진 모습을 보인 이승엽은 시범경기에서 홈런포를 터뜨리는 등 올해야말로 설욕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키웠다.

개막 두 번째 경기에서 마수걸이 홈런을 터뜨리는 등 출발도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나치게 삼진을 많이 당하면서 페이스가 뚝 떨어졌고 4월 한 달 동안 타율 0.148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여야 했다.

결국 5월에는 다시 2군행을 통보받는 수모를 당하고 말았다.

오랫동안 부진의 늪에서 헤매던 이승엽은 6월18일 주니치전에서 3년9개월 만에 한 경기 4안타를 몰아치며 감각을 회복할 계기를 찾았다.

7월에 3개, 8월에 2개의 홈런을 치며 여름부터 회복 기미를 보였고 9월에는 홈런 5개를 몰아치고 여러 차례 연속경기 안타 행진을 벌이는 등 부쩍 좋아진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정작 팀이 치열한 3위 다툼을 벌이던 10월 들어 타격 페이스가 다시 떨어졌고, 결국 포스트시즌 진출에 전혀 힘을 보태지 못한 채 쓸쓸히 시즌을 마감해야했다.

이승엽은 지난해 요미우리에서 방출당할 때보다 더욱 입지가 좁아진 처지가 됐다.

당장 일본 스포츠전문지 '데일리스포츠'에서는 19일 "오릭스가 이승엽을 방출하고 롯데 이대호를 영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오릭스에서도 자리를 잡지 못한 이승엽이 일본에서 새로운 둥지를 구하기는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이를 악물고 꿈꿨던 명예 회복에 실패한 것이 아쉽지만 어느덧 30대 중반을 넘어간 만큼 한국 복귀 가능성에도 시선이 쏠린다.

이승엽은 일본에서 뛰는 동안에도 수시로 '친정'인 삼성에서 은퇴하고 싶다는 뜻을 밝혀 왔다.

삼성도 류중일 감독 취임 이후 이승엽의 복귀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승엽이 내년에도 일본야구에 도전할지, 친정팀으로 돌아올지 올겨울 뜨거운 관심이 쏟아질 전망이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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