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도박중독은 질병… 혼자선 치료 못해”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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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환 씨 심각한 상태”

도박중독은 마약중독이나 알코올의존증과 같은 질병에 해당한다. 이 때문에 도박중독에서 벗어나려면 반드시 병원이나 도박치유센터를 찾아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의 조언이다.

의학계에서는 도박중독자들이 ‘언제든 끊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조절에 대한 환상’이라고 부른다. 도박중독자가 도박을 할 때는 마약중독자가 마약을 할 때와 같은 호르몬인 ‘도파민’이 분비되는데 도박을 안 하면 이 호르몬 분비가 줄어들어 손 떨림과 불안감 같은 금단현상이 나타난다는 것. 이 때문에 반드시 전문가의 진단을 받아야 하고 필요할 경우 항갈망제(抗渴望劑) 같은 약물치료도 병행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 의견이다. 항갈망제는 알코올의존증 치료에도 쓰는 약물이다.

도박이 얼마나 끊기 어려운지는 신정환 씨 경우에서도 잘 드러난다. 전문가들은 신 씨의 상태가 도박중독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최삼욱 울산대병원 도박중독클리닉(정신과) 교수는 “도박중독은 돈을 따면서 재미를 붙이는 단계, 판돈을 잃고 도박을 반복하는 단계, 스스로 조절이 불가능해지는 단계, 도박 때문에 생긴 문제를 회피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단계로 나뉜다”며 “거짓말을 하는 단계가 가장 증상이 심한 상태”라고 말했다. 도박중독 증세가 완화되더라도 마음을 놓아서는 안 된다. 도박중독치유센터 이정임 상담원은 “도박에는 ‘완치’라는 개념이 없다”며 “당뇨나 고혈압처럼 환자가 평생 관리를 하지 않으면 언제든 재발할 수 있는 병”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도박중독에 빠지기 쉬운 직업군으로 사생활이 낱낱이 공개되는 연예인이나 공인, 근무 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프리랜서나 자영업자 등을 꼽고 있다. 신영철 강북삼성병원 정신과 교수는 “승부욕이 강하거나 자극적인 것을 좋아하는 성격, 현실도피 성향이 강한 사람도 도박 중독에 빠지기 쉽다”고 설명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동영상=“많이 혼나겠습니다”…‘원정도박’ 혐의 신정환 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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