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닥터]입맛 당기는 ‘딤섬본드’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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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러기 아빠가 가장 관심을 가지는 금융지표는 뭘까. 주가도, 금리도 아닌 바로 환율이다. 꼬박꼬박 생활비를 해외로 송금해야 하는 처지다 보니 당연한 현상일 것이다. 이들은 환율변동에 조금이라도 충격을 덜 받기 위해 외화예금 같은 환헤지 방법을 선호한다. 갑작스러운 환율 변동에 대비해 외화가 쌀 때 미리 사놓는 것이다. 해외펀드 투자자도 환율 변동에 민감하긴 마찬가지다. 그래서 금융상품을 고르면서 환헤지 전략을 꼼꼼히 점검하는 것이다.

환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환헤지와는 달리 최근에는 환율 변동을 투자 기회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예전에 ‘와타나베 부인’으로 불리는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환차익을 노린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위안화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은행의 위안화 예금 금리가 거의 제로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6개월 동안 위안화 예금이 20∼30% 늘어났다고 하니, 위안화 절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인 것 같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위안화 절상을 노린 투자 상품도 다양해지고 있다. 딤섬본드, 중국본토펀드, 중국ETF, 특정금전신탁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그중에서 최근 홍콩에서 해외 기업들이 발행하는 위안화 표시 채권(일명 딤섬본드)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러한 딤섬본드는 2007년 중국개발은행이 처음 발행하였으며, 이후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육성하고, 홍콩을 아시아 금융시장의 중심으로 성장시키려는 중국정부의 의지로 발행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 딤섬본드의 매력은 무엇일까. 첫째, 발행물 중 A등급 이상이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안정적인 투자처이다. 둘째, 만기가 2∼3년인 채권이 80% 이상을 이루고 있어 매입과 보유(Buy and Hold) 전략을 추구하기에 적절하다. 마지막으로 딤섬본드 투자의 핵심인 위안화 절상의 수혜를 들 수 있다. 시장에서는 올해 위안화 절상폭을 5∼7%로 예상하고 있다. 위안화 절상을 점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중국의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둘째, 글로벌 경제 불균형 해소를 위한 미국과 국제사회의 위안화 절상 압력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딤섬본드 투자는 펀드나 신탁을 통해 가능하다. 위안화 절상에 투자하는 특정금전신탁의 경우 위안화 예금이나 딤섬본드에 투자하는 식이다. 신탁의 경우 위안화 절상에 대한 수익이 소득세 과표에서 제외돼 절세효과도 누릴 수 있다. 물론 리스크도 인지해야 한다. 시장 리스크와 정책 리스크가 있을 수 있다. 발행 및 유통시장의 미발달, 물량 확보, 환율의 괴리를 시장 리스크로 볼 수 있다. 정책 리스크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인상, 예상보다 작은 위안화 절상 가능성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런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딤섬본드 발행 및 유통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위안화 절상효과를 누릴 수 있는 투자상품의 부재로 딤섬본드의 발행 및 유통시장의 열기는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2011년 투자상품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현명한 투자자라면 투자상품의 얼리어답터가 되길 바란다.

조완제 삼성증권 투자컨설팅팀 팀장
정리=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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