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닥터]돈 잃지 않는 제1원칙은?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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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대한민국 최고의 히트 상품은 무엇이었을까. 얼마 전 국내 저명한 연구소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스마트폰’과 TV프로그램 ‘슈퍼스타K 2’라고 한다. 누구나 수긍이 가는 결과다. 스마트폰은 우리 사회에 큰 변화를 몰고 왔으며 슈퍼스타K 2는 지난해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던 프로그램이다. 그럼 금융시장은 어떨까.

필자가 생각하는 지난해 최고의 화두는 ‘코스피 2,000’, ‘랩 어카운트의 돌풍’이 아닐까 생각한다. 연말 코스피는 2,000을 돌파했다. 2007년 11월 2,085의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래 3년 2개월 만의 일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남유럽 재정위기, 중국의 긴축 우려, 미국 경기 회복 둔화와 같은 글로벌 악재 속에서 2,000 선을 뚫었다는 점이다. 금융상품의 슈퍼스타는 랩 어카운트였다. 수치로 나타난 투자금액의 증가세도 눈에 뜨이지만, 그보다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의 흐름을 바꿔 놓았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

그렇다면 새해 금융시장의 화두는 무엇이 될까. 전문가들 대부분은 올해 주식시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물론 필자도 올해 주식시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2가지 키워드가 시장을 리드할 것이라 생각한다. 하나는 ‘코리아’이고 다른 하나는 ‘압축’이다.

올해 국내 주식시장은 지난해보다 더 주목을 받을 것으로 생각된다. 2010년에는 국내 기업들이 사상 최대규모의 실적을 나타내며 주가상승 흐름을 주도했다. 올해는 기업이익 모멘텀이 둔화되는 가운데 풍부한 유동성 환경이 지속될 것이다.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되면서 주가가 재평가 받을 것이다. 실제 경기와 이익 모멘텀, 수급 측면에서 현 상황과 유사했던 2005년의 경우 풍부한 유동성 환경과 낮아진 위험 프리미엄 속에 가치주가 선전하며 시장의 레벨 업을 이끌었다.

기업이익 성장세 둔화,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장 소외주들의 선전은 과거 2004∼2005년과 현재의 공통점이라 할 수 있다. 2004년의 경우 2∼3분기를 기점으로 실적은 정점을 통과하며 이익 성장세 둔화가 나타났다. 하지만 주가는 글로벌 실물투자의 영향과 중국을 필두로 한 아시아 경제성장, 다른 투자 상품의 매력이 줄어들면서 재평가 국면을 맞이했다. 과거와 유사한 현 상황을 감안하면 풍부한 유동성이 국내 주식시장의 재평가를 이끌어 낼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아울러 올해 주목받을 투자수단은 ‘압축’이라는 단어로 표현할 수 있다. 랩상품, 그룹주 펀드, 압축펀드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상승장에서는 여러 종목에 골고루 투자하는 것보다 소수 종목만을 골라 담는 압축 포트폴리오가 유리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압축 포트폴리오는 소수 종목 투자이기 때문에 주가가 하락하면 리스크가 커질 우려가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올해는 ‘백투더베이직(기본으로 돌아가라)’을 강조하고 싶다. 시장이 흥분하고 변동성이 심해질수록 투자자는 오히려 냉정하게 본인의 투자성향에 맞는 투자원칙을 고수하는 것이 돈을 잃지 않는 제1원칙이기 때문이다.

조완제 삼성증권 투자컨설팅팀 팀장

정리=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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