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에 사는 사람들]다문화 맛 더한 한식… 세계화 아이디어 번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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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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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문화 주부 12명 ‘도전! 韓-쿡 요리왕’ 경연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도전! 한(韓)-쿡(Cook) 요리왕’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이 대회 시작 전 다 같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열린 이 행사는 CJ제일제당이 주최했다. 우승자에게는 취업 기회도 준다. 사진 제공 CJ제일제당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도전! 한(韓)-쿡(Cook) 요리왕’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이 대회 시작 전 다 같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열린 이 행사는 CJ제일제당이 주최했다. 우승자에게는 취업 기회도 준다. 사진 제공 CJ제일제당
다문화가정 주부 12명이 한식 요리 ‘정면승부’를 벌였다. 이들은 CJ제일제당이 2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한 ‘도전! 한(韓)-쿡(Cook) 요리왕’에 참가한 주부들로 예심과 본선을 거쳐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최후의 12인이다.

이날 오전 11시 30분 대회 시작 신호음이 울리자 준비된 야채와 재료를 다듬고 냄비에 물을 끓이는 등 참가자들의 손이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중국 출신인 이효염 씨(27)는 호박 안에 익힌 마파두부를 넣고, 고추장에 갖은 양념을 더해 ‘마파두부 단호박 찜’을 만들었다.

이 씨는 “단호박 안에 대추와 고구마 등 몸에 좋은 재료를 넣었고 여성 입맛에도 맞아 요리 이름을 ‘예쁜 아가씨’로 지었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 씨는 중국 허난 성 육상대표 선수 출신으로 2005년 상하이에서 헬스 트레이너로 일하다 한국인 남편 곽덕순 씨(34)를 만났다. 곽 씨는 이날 세 살배기 아들 문기 군과 함께 아내를 응원했다.

이날 선보인 한식 요리들은 다문화가정 주부들이 저마다 고국의 맛과 아이디어를 더해 새롭게 태어났다. 다진 불고기에 치즈를 곁들인 ‘불고기 케사디아’, 매콤한 소스에 코코넛 맛을 더한 ‘갈비찜 코코넛 밀크’, 마파두부에 한국 고추장으로 맛을 낸 ‘마파두부 단호박 찜’ 등 국경과 문화를 뛰어넘는 신선한 시도가 돋보였다. 심사위원 이지민 씨(40)는 “메뉴 몇 가지는 당장 상품화해도 경쟁력이 있을 정도로 한식 세계화에 도움이 될 아이디어가 많았다”며 “세계화와 사업화 가능성이 큰 요리에 가산점을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회가 종료되는 오후 2시가 다가오자 참가자들의 손길은 더욱 바빠졌다. 밤잠을 줄이고 연구해 ‘야채 편육롤 고추장 무침’ 메뉴를 개발했다는 주미자 씨(42·중국)는 출품할 음식에 파프리카, 죽순, 표고버섯, 마늘, 목이버섯을 보기 좋게 배열해 색감을 더하기도 했다.

이날 대상은 ‘갈비찜 코코넛 밀크’를 선보인 인도네시아 출신인 아나수피아나 씨(37)가 받았다. 아나수피아나 씨에게는 상금 1000만 원과 CJ그룹 외식계열사인 CJ엔시티 취업기회가 주어졌다.

한국 생활 8년째를 맞은 아나수피아나 씨는 “고국에 계신 어머니가 지금 너무 보고 싶어요. 어머니 사랑합니다”라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우수상은 베트남 출신 보티키우친 씨의 ‘닭볶음탕’, 이효염 씨의 ‘마파두부 단호박 찜’에 돌아갔다. 2004년부터 한국음식 블로그 ‘젠김치(www.zenkimchi.com)’를 운영하고 있는 미국 출신 조 맥퍼슨 씨의 ‘불고기 케사디아’는 특별상을 받았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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