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민관공조의 장’ 비즈서밋이 남긴 것은…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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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개 권고중 60개, G20선언문에 직간접 반영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기존의 네 차례 정상회의와 다른 점이 있다면 단연 비즈니스 서밋을 꼽을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제안으로 성사된 비즈니스 서밋은 당초 예상을 뛰어넘어 대규모로 진행됐다. G20 정상회의에 민간경제인의 의견을 전달하는 취지로 도입된 비즈니스 서밋에 대해 기업인은 물론이고 G20에 참석한 정상들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비즈니스 서밋을 성공시킨 한국은 세계경제 무대에서 위상을 높였다. 국내 기업들은 안마당에서 글로벌 비즈니스의 장을 마련하는 성과도 거뒀다.

○ G20 정상회의를 민관 공조의 장으로

한국은 비즈니스 서밋을 통해 세계경제의 축으로 부상했으면서도 그동안 글로벌 경제포럼 무대에서는 ‘변방’이었던 동아시아에서 대규모 경제포럼을 치르는 저력을 과시했다.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 120명을 비롯해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정상 12명, 국제기구 관계자, 내외신 기자 등 공식적인 참가자만도 무려 1230명에 달했다. 비즈니스 서밋 조직위원회는 “세계적인 기업의 CEO 120명이 같은 목적을 가지고 한자리에 동시에 모인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비즈니스 서밋 권고안이 G20 정상회의에 반영된 것도 큰 성과다. 120명의 CEO는 12개의 소주제로 나뉘어 넉 달간 68개 항목의 공동선언문을 도출했다. 이 가운데 60개 항목이 직간접적으로 G20 정상회의 선언문에 연결됐다.

각국 정상이 비즈니스 서밋 토론에 직접 참여하고 G20 정상선언이 비즈니스 서밋의 효용성을 명시함에 따라 비즈니스 서밋이 G20 정상회의의 한 축으로 정례화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도 성과다.

아쉬운 점도 있다. 민간의 의견을 모으자는 취지와 달리 G20 정상회의 내용과 그다지 차별화되지 못한 대목이다. 실물경제를 움직이는 기업인의 회동임에도 시장에서 공감할 수 있는 대안이나 정책은 미흡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비즈니스 서밋 공동선언문에 구속력이 없다는 점도 한계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나 스티브 잡스 애플 CEO 같은 초특급 스타 CEO가 불참한 것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 실리 챙긴 한국 기업들

비즈니스 서밋은 국내 기업에 ‘절호의 찬스’였다. 한국 기업은 ‘홈 어드밴티지’로 15명의 CEO가 참석하는 특전을 누렸다. 이들은 비공식 회동까지 가동해 네트워크 강화에 나섰다.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와 만나 터키 진출 방안을 논의했다. 삼성은 광저우 아시아경기 참석차 중국으로 떠난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이윤우 부회장이 퀄컴, 시스코, HP 등 정보기술(IT)업체 인사와 잇달아 만났다. 삼성전자는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한 모든 CEO에게 갤럭시탭을 제공해 홍보효과도 누렸다.

최태원 회장이 컨비너를 맡은 SK그룹의 경우 SK에너지가 베스타스와 렙솔 등 글로벌 에너지기업 인사와 간담회를 했고 SK텔레콤이 블랙베리로 유명한 RIM 인사와 회동하는 등 계열사마다 활발한 비즈니스를 벌였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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