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총재와 어깨 나란히… G20 의장국 높아진 위상 실감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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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증현 장관, 사진촬영 맨앞줄에 앉으세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의 한국 측 대표인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9일(현지 시간) 오후 회의 일정을 모두 마친 뒤 다른 대표들과 함께 공식 기념촬영을 했다.

윤 장관은 맨 앞줄에 앉은 7명에 속해 있었다. 주요 20개국(G20) 의장국 자격으로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IMF 총재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이다. 윤 장관은 “몇 년 전만 해도 상상도 할 수 없던 일”이라고 말했다.

예전에는 한국 측 장관급 인사가 와도 IMF의 고위직 인사를 만나는 게 불가능했지만 윤 장관은 이번 총회 동안 스트로스칸 총재를 장시간 단독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스크로스칸 총재는 “올해 들어 한국을 2차례 방문했고, 연말까지 또 2차례 방한이 예정돼 있다. IMF 총재가 한 나라를 1년 동안 4차례나 찾은 것은 IMF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IMF는 회의 기간에 한국 대표단을 위해 여러 개의 사무실을 별도로 내주는 친절까지 베풀었다.

윤 장관은 G20 회원국이 아닌 국가의 대표들로부터 “우리나라도 서울에 초청해주면 안 되겠느냐”는 은밀한 러브콜을 수시로 받기도 했다. 이런 한국의 위상 변화는 이번 총회의 핵심 문제 중 하나인 IMF 쿼터 개혁 논의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윤 장관은 선진국들에는 “신흥 개발도상국이 그동안 세계경제에 기여한 만큼 IMF 지분도 늘려줘야 한다”고 설득하고, 신흥개도국에는 “첫술에 배부르지 않는다. 개혁의 단초를 놓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하며 중재자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희수 IMF 상임이사는 “G20 의장국의 지위는 11월이면 프랑스에 넘어가지만 그동안 우리가 세계 지도자급 국가로서의 역할과 기능을 직접 해본 경험은 두고두고 국가적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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