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뒤 서울G20, 환율 전쟁터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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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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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vs 美-EU 갈등 격화 “세계대공황 직면할 수도”… 졸릭 세계은행총재 경고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시작된 ‘환율전쟁’이 일본과 유럽 및 신흥국으로 번지며 격화될 조짐을 보이자 국제금융기구가 후유증을 강하게 경고하며 진화에 나섰다. 환율 문제가 세계 경제의 최대 화두로 떠오르면서 다음 달 11일 서울에서 열리는 ‘제5차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벌써부터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WB) 총재는 8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개막한 국제통화기금(IMF)·WB 연차총회를 앞두고 전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지금의 환율 갈등을 방치해 분쟁이나 보호무역주의로 발전한다면 우리는 1930년대 세계 대공황을 되풀이하는 위협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역사를 돌아볼 때 이웃을 가난하게 하는 정책은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다”며 국제사회의 협력을 호소했다.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IMF 총재도 이날 총회 개막연설에서 “많은 사람이 환율전쟁에 대해 말하고 있다. 나 자신도 이 용어를 사용했다. (환율전쟁이란 단어는) 너무 군사적일지 몰라도 많은 나라가 그들의 환율을 (정책)무기로 여기는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 중심으로 벌어지던 환율전쟁은 전 세계로 확대되고 있는 양상이다. 6일 헤르만 반롬푀이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환율 문제에 대한 견해차를 좁히지 못해 공동 기자회견을 취소했다.

원 총리가 “위안화의 급격한 절상은 전 세계에 재앙이 될 수 있다”며 강경 자세를 취하고 있는 가운데 브라질 페루 태국 인도 등 신흥국도 자국 화폐의 평가 절상을 막기 위한 조치를 추진하며 환율전쟁에 가세할 움직임이다.

이에 따라 8일 IMF·WB 연차총회 직전에 열린 주요 7개국(G7)의 비공식 회의와 연차총회에서 환율에 대한 타협을 시도했다. 하지만 환율전쟁의 핵심 당사국인 중국이 G7에서 빠져 있어 ‘환율 대타협’은 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나올 가능성이 높다. 한국의 리더십이 어느 때보다도 요구되는 시점이다.

환율 이슈가 떠오르면서 이달 22, 23일 경북 경주시에서 열리는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에 대한 관심도 뜨거워지고 있다. 서울 정상회의의 성명서(코뮈니케) 초안을 짜는 이 회의에서 환율전쟁에 대한 1차 조율이 이뤄질 것이기 때문이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 회의를 주재하고 미국의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과 중국의 셰쉬런(謝旭人) 재정부장, 장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등이 모두 참석할 예정이다.

워싱턴=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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