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V4 원동력] 코 빠진 명가…알고도 못막는 가빈 있었다

동아닷컴 입력 2010-04-19 21:37수정 2010-04-19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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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타 영입 특급용병 일당백 해결사 활약
석진욱-손재홍 노장투혼에 조직력 건재
채찍과 당근 병행 신치용 리더십도 빛나
“위 아 더 챔피언!” 삼성화재 선수들이 19일 열린 프로배구 챔피언결정전 7차전에서 현대캐피탈을 세트스코어 3-2로 꺾고 우승을 차지한 뒤 우승트로피를 들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V리그 챔피언결정전 3연속 정상에 오른 삼성화재.대한항공이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하며 챔피언결정전 매치업이 정규시즌 1위 삼성화재와 PO를 통과한 현대캐피탈로 결정됐다. 올해부터는 시리즈가 7전4선승제로 바뀌면서 삼성화재가 불리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게다가 현대는 플레이오프에서 전력누수 없이 3연승으로 끝냈다.혹시나 이번에는 하는 기대도 가졌지만 삼성화재는 달라지지 않았다.

사실 달라지고 싶어도 달라질 수 있는 환경도 아니었다. 신인 드래프트 제도에 묶여 걸출한 신예 영입은커녕, 장병철의 은퇴와 안젤코와의 재계약 실패까지 겹쳐 오히려 전력이 약화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항상 그랬지만 올 시즌은 정말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언제나 웃으며 긍정을 노래했던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도 “항상 그랬지만 올해는 유독 힘겨운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하지만 이는 기우였다. 삼성화재만의 전통, ‘노련미’와 ‘조직력’은 여전했다. 막상 리그가 시작되자 삼성화재는 안젤코를 대신해 새로 영입한 가빈 슈미트가 펄펄 날았고,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부상으로 은퇴까지 고려했던 주장 석진욱과 손재홍이 이룬 ‘S라인’이 세터 최태웅의 완벽한 볼 배급에 탄력을 받자 승승장구할 수 있었다. 여기에 국내 최고 리베로 여오현과 팀내 활력을 더해주는 고희진 등 자신감 충만한 멤버들이 버티며 “역시 삼성화재”란 감탄사가 나오게 했다. 특히, 팀 내 에이스로 떠오른 가빈은 “알고도 막을 수 없다”는 상대 팀들의 푸념이 나올 정도로 환상의 공격력을 보였다.

고른 밸런스를 이룬 안정된 전력과 패기로 무장한 라이벌 팀들의 투지도 삼성화재를 따라잡기에는 2% 부족했다. “팀 컬러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던 신 감독의 예상이 들어맞는 순간이기도 했다.
 

물론 위기도 있었다. 통산 3번째 정규시즌을 평정한 삼성화재는 현대캐피탈과 챔프전에서 시리즈 전적 3승1패까지 앞섰으나 내리 2경기를 빼앗겨 7차전까지 가야 했다. 쓰라린 결과도 결과지만 리듬이 깨졌고 센터진의 부진이 겹쳐 더욱 답답했다. 세터 최태웅 역시 다소 불안했다. 신 감독도 “모든 면에서 우리가 졌다”고 답답함을 드러냈다.

그래도 진정한 강호는 위기 속에서 빛난다고 했던가. 삼성화재는 역시 명가였다. 챔프전을 앞두고 향수병에 걸린 가빈에 특별 휴가를 줬고 호된 훈련과 질책을 병행하는 심리전을 고루 활용하며 마음을 다잡은 신 감독의 의도대로 삼성화재는 역경 속에서 회복됐고, 정상을 밟는 감격을 맛봤다.

최종전을 앞두고 거듭된 침체에 사기가 떨어진 선수들에게 “우린 얼마나 행복하냐. V리그 출범 후 삼성화재는 늘 주인공이었고, 리더였다”는 신 감독의 따스한 격려도 큰 힘을 실어줬다.

그들이 지닌 치명적인 아킬레스건, 체력은 전혀 변명이 되지 않았다. 뛰는 게 아닌 버텨낸 것일 뿐. 현대에 비해 약해 승부처로 지목된 센터 라인도 고비에서 귀중한 블로킹 포인트를 따냈다. 지난 시즌 신 감독이 남겼던 “배구도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란 명언은 다시 한 번 현실이 됐다.

대전|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사진|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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