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세대]“선진국만 세계냐 우린 오지로 간다”

  • 입력 2008년 10월 2일 03시 26분


20, 30대 제3세계 활동 급증

올여름 국내 한 기업에 입사한 신현석(26) 씨는 평범한 신입사원 같아 보이지만 최근 2년 사이 아프리카를 세 차례 방문하고 관련 블로그도 운영 중인 아프리카 마니아다.

지난해에는 부룬디를 방문해 현지 정부 관계자들에게 인터넷을 가르치다가 부룬디 대통령까지 만났다. 신 씨는 “남들이 안 가는 길을 선택하고 싶었다”며 “머지않은 미래에 아프리카와 관련된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신 씨와 같은 ‘IP세대’의 세계관은 미국, 유럽 등 서구 선진국 위주도 아니고 일부 ‘386세대’의 좌파적 세계관과도 차이가 있다. 제3세계 국가에 대한 관심도도 높다. IP세대에게 세계무대는 도전과 선망의 대상인 동시에 참여와 기여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배규한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과거 세대는 남들과 똑같아야 안심하는 타자(他者) 지향적 인간형이었던 반면 요즘 세대는 자기 내부의 욕구와 가치를 중시하는 자아 추구형이기 때문에 서구 중심 세계관에 얽매이지 않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2년간 세계식량계획(WFP) 직원으로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근무를 마치고 돌아온 이수연(31) 씨는 “어릴 때 스위스, 폴란드, 에티오피아 등에서 13년 가까이 살면서 세계를 보는 관점이 다양해졌다”며 “앞으로도 후진국의 아동과 여성에게 인도주의적 도움을 주는 일을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제3세계 국가에서 활동을 펼치는 20, 30대도 부쩍 늘고 있다. 올해 세계청년봉사단(COPION)이 모집한 네팔봉사단에는 20명 모집에 800여 명이 몰려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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