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리포트]‘女尊男卑’… 요리-장보기는 남성 몫

  • 입력 2008년 9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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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떠오르는 국제도시 상하이(上海)에 대해 이야기할 때 그를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인 상하이 사람을 빠뜨릴 수 없다.

중국어로는 상하이런(上海人), 상하이 방언으로는 ‘상해닝’이다.

우선 상하이방언, 즉 상하이화(上海話)는 중국의 표준어인 푸퉁화(普通話)와 문자는 서로 같지만 발음과 억양은 확연히 달라 소통이 불가능하다.

상하이 사람들은 대부분 상하이화와 푸퉁화를 모두 구사하지만 상하이화를 더 즐겨 사용한다. 푸퉁화를 사용하자는 캠페인 문구가 걸린 관공서에서조차 들리는 소리의 대부분은 상하이화다. 상하이 사람들은 같은 중국인이라 해도 상하이화를 쓰지 않는 사람에게는 배타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아마도 상하이가 중국에서 가장 발전한 도시, 가장 문명적인 도시라는 것에 대한 우월감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외지인들은 상하이 사람들과 원만한 유대관계를 맺기 위해 상하이화를 배우기도 한다.

하지만 중국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성격이 드센 상하이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가기는 힘들다. 특히 상하이 여성들의 성격은 상하이에서도 알아준다. 중국의 상하이 관련 인터넷 사이트나 책 등에서 상하이 여성의 드센 성격에 대한 얘기는 빠지는 법이 없다.

상하이 여성의 성격이 유난히 드세다고 평가받는 것은 이곳 여성의 지위가 남성보다 높다는 데서 비롯된다. 상하이에서는 남성이 장바구니를 들고 장을 보거나, 앞치마를 두르고 있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상하이 여성들은 한국 드라마 속에 비쳐지는 한국의 여성상을 보며 안타까워하기도 한다.

상하이 사람들의 드센 태도는 사실 낯선 사람을 대하는 경계심의 표현이다. 하지만 첫 대면에서는 무뚝뚝하기 짝이 없는 그들의 차가운 태도는 잠시뿐. 경계를 해제하는 즉시 따뜻하고 유쾌한 사람으로 돌변해 오히려 상대방을 놀라게 한다. 상하이 사람들은 나날이 속도를 더하는 도시의 발전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열심히 일한다. 한 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수많은 도시 중 상하이 사람들의 평균 스트레스 수치가 단연 최고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땅이 넓긴 하지만 인구도 많기 때문에 어딜 가나 복잡하고 경쟁 또한 치열하다.

중국 전역에 퍼진 13억 인구 중 내로라하는 다방면의 인재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모여드는 상하이는 더욱 그렇다. 바쁜 일상과 치열한 경쟁 속에 지친 몸과 마음을 이곳 사람들은 차(茶)를 통해 회복한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10분간만 상하이 사람들처럼 여유롭게 차를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정신없이 바쁠 때는 미처 생각지 못했던 소중한 생각이 떠오를지도 모른다.

황석원 sukwon88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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