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 사이언스]이명박 대통령 지지해야 한다

  • 입력 2008년 7월 11일 19시 19분


낚시글 제목을 보고 게시물을 클릭하면, 보통 글 본문에 낚시글임을 알려주는 이미지가 나온다. 이 이미지는 낚시글에 종종 등장하는 이미지를 모방해 합성한 것이다.
낚시글 제목을 보고 게시물을 클릭하면, 보통 글 본문에 낚시글임을 알려주는 이미지가 나온다. 이 이미지는 낚시글에 종종 등장하는 이미지를 모방해 합성한 것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한 광우병 논쟁이 한창이던 지난 6월 한 커뮤니티 사이트의 자유게시판에서 눈에 띄는 제목을 발견했다. ‘이명박 대통령 지지해야 한다’라는 제목의 글이다.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압도적인 당시 상황에서 ‘어떤 이가 어떤 내용과 근거로 글을 썼을까’하는 호기심이 발동했다. 게시물을 클릭하고 필자는 ‘파닥파닥’ 거릴 수밖에 없었다. 낚였기 때문이다. 필자가 클릭한 글은 낚시글이었다.

게시물 제목에 쓰인 ‘지지’는 支持가 아니고, GG였던 것이다. 게임에서 주로 사용되는 GG라는 용어는 Good Game의 약자로 게임을 하다가 지게 된 사람이 상대에게 ‘즐겁게 게임을 했다’ ‘게임 잘했다’ 등의 의미로 건네는 인사말이다. 스타크래프트 등 상황을 봐가며 게임을 포기할 수 있는 게임에서 많이 사용된다. 낚시 제목을 풀어쓴다면 ‘이명박 대통령은 졌다고 인정해야 한다’로 대통령 다음에 생략된 조사가 ‘을’이 아니고 ‘은’이었던 셈이다.

이처럼 인터넷에는 낚시글이 호시탐탐 누리꾼(네티즌)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필자는 낚시글에 낚일 때마다 불쾌감보다는 그들의 재치에 웃음을 먼저 터트린다. 어떤 인물이나 사회적 현상을 비꼬거나 재해석하는 그들의 행위와 내용에 풍자와 해학이 가득 담겨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몇몇 낚시글은 필자를 불쾌하게 만든다. 글쓴이가 자신의 이기적인 욕심을 위해 쓰거나 거짓을 담는 경우다. 유언비어를 사실인 양 올리거나 추천포인트를 얻으려고 일부러 의미있는 일인 것처럼 포장하는 글이 대표적이다.

낚시글은 인터넷보다 오프라인 매체인 신문에서 먼저 시작됐다. 필자가 이렇게 생각하는 근거는 황색 저널리즘으로 불리는 신문의 선정적인 제목이다. 대표적인 예가 스포츠 신문의 제목인데, ‘소녀시대 윤아, 11일 전격 결혼’ 이렇게 크게 제목을 달고 그 아래나 끝쪽에 아주 작은 글씨로 ‘…드라마에서’ 이런 식의 구성이 그렇다. 이런 낚시 제목은 짜증을 불러일으킨다.

사실 이 글의 제목도 필자가 독자를 낚고자 하는 바람을 담고 있다. 많은 독자가 낚이길 기대하며, 필자는 서로 낚고 낚이는 인터넷 바다로 ….

박응서 동아사이언스 기자 gopo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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