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작을 ‘鄭의 전쟁’…정몽준 - 정동영 맞대결

  • 입력 2008년 3월 17일 02시 53분


전국 최대 격전지 떠올라

鄭 최고 “울산을 변화시켰듯 동작에서 새 바람”

鄭 전장관 “서민들 삶-애환 서린곳… 날 택할 것”

한나라당 정몽준 최고위원이 16일 18대 총선 서울 동작을 출마를 선언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한나라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정치를 처음 시작할 때 가졌던 마음가짐으로 서울 동작을에서 저의 정치적 인생을 새로 쓰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정 최고위원은 서울 동작을 출마를 이미 선언한 통합민주당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과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됐다. 동작을 선거구는 ‘4·9 총선’의 최대 승부처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 최고위원은 “입당 당시 당에서 필요한 역할이 있다면 마다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며 “새 정부가 선진 국가를 만드는 데 필요한 ‘안정 의석’을 얻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박경모 기자


▲ 영상취재 : 신세기 동아닷컴 기자

정 최고위원과 정 전 장관은 각각 2002년과 2007년 대선 후보로 나선 경험이 있어 이번 총선의 선거 결과는 두 사람의 정치 행보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정 최고위원과 정 전 장관은 2002년 대선 당시에도 간접적인 악연이 있었다. 대선 투표일을 하루 앞두고 노무현 대통령 후보가 서울 명동 유세에서 “우리에게는 추미애 정동영도 있다”고 말한 뒤 정 최고위원이 노 후보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던 것.

지난 16년간 치러진 4차례 총선에서 민주당은 동작을 지역에서 한나라당을 상대로 3승 1패의 우세를 보여 왔다.

한나라당이 울산 동구가 지역구인 정 최고위원을 서울 동작을에 배치한 것은 통합민주당 지도부의 서울 종로(손학규) 동작을(정동영) 출마에 따른 맞대응 조치다.

행여 통합민주당 대표와 대선 후보가 서울에서 선거 바람을 일으킨다면 타 지역의 선거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중량급 인사인 정 최고위원을 서울의 남쪽 지역에 배치한 것. 서울 북쪽에서는 박진(종로) 나경원(중구) 의원이 선거 바람을 일으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총선 승리 전략을 묻는 질문에 “20여 년간 울산의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는 동안 울산은 척박한 도시에서 살기 좋은 교육·문화의 도시로 바뀌었다”며 “서울시와 정부, 여당과 머리를 맞대 동작구 역시 살기 좋은 지역으로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 최고위원은 국제축구연맹(FIFA) 총회 참석차 스위스 취리히를 방문했다가 당으로부터 동작을 출마를 제의받고 15일 오후 급거 귀국했다. 이후 강재섭 대표와 만나 정식 요청을 받고 출마를 최종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 전 장관은 이날 정 최고위원의 동작을 출마 선언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동작구는 평범한 서민들의 삶과 애환이 서린 곳으로 나는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왔다”며 “나와 정 최고위원은 살아온 길이 다르다는 것을 유권자들이 잘 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정 전 장관 캠프는 한나라당의 ‘정몽준 차출’ 조짐을 지난주 중반 이후부터 파악하고 대응책을 마련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정 전 장관 캠프에선 정-정 대결 구도가 지난해 대선 패배로 정치무대에서 사라지다시피 했던 그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데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정 최고위원의 출마를 부담스러워하는 시각도 있다. 정 전 장관 측 관계자는 “상대 정당의 핵심 후보 지역구에 이미 공천 받은 후보를 교체해 가면서 저격수를 투입하는 전례가 없었다는 점에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정몽준 차출을 ‘정동영 죽이기 프로젝트’로 규정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목욕은 대중탕에서… 타지역 사투리 조심”

한나라 총선가이드 배포▼

“목욕과 이발은 대중탕에서 하라.” 한나라당이 16일 ‘18대 국회의원 필승 가이드’를 전국 시도당에 배포했다.

210쪽이 넘는 책자는 우선 공천이 끝나면 낙천자를 방문해 선거대책위원장 등 선거대책기구에서 역할을 부여해 협조를 요청하고, 당원협의회 고문이나 자문위원 등 지역 원로를 방문해 경쟁에 따른 후유증을 최소화하라고 조언했다.

후보자의 자세와 관련해서는 △수행원을 많이 대동하지 말 것 △타 지역 사투리를 삼갈 것 △차에 탄 상태로 모임에 입장하지 말 것 등 자칫 저지르기 쉬운 실수를 예시했다.

후보 부인에게는 △액세서리를 최소화하되 검소한 것으로 할 것 △시장이나 상점에서 물건을 살 때는 인색하지 말 것 등을 조언했다.

또 여성 후보자라면 중년 남성층에서 표를 얻기 위해 지역 원로급 인사를 선대위원장 등으로 영입하고, 특히 인신공격에 대비해 남편의 이해를 얻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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