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공감]어린이 뮤지컬 ‘고추장 떡볶이’

  • 입력 2008년 2월 22일 02시 55분


설탕과 딸기잼이 줄줄 흐르는 주방에서 벌어지는 아이들의 난장판 요리 실습. 어린이 뮤지컬 ‘고추장 떡볶이’는 뭔가 색다른 어린이 뮤지컬을 찾고 있다면 눈여겨볼 만하다. 아이들에게 위험하다고 출입을 제한하는 주방에서 창의적이고 독립적인 활동이 시작될 수 있다는 참신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엄마에게 과보호로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줄 모르던 형제 비룡과 백호가 엄마가 입원한 며칠 사이 궁중 떡볶이를 만들 정도로 자립심을 키우고 성장한다는 것이 기본 줄거리.

처음에는 엉망진창의 과정이 벌어진다. 우유가 상한 줄도 모르고, 떡볶이에 딸기잼을 넣는가 하면, 너무 빨갛게 되자 하얀색을 넣는다며 설탕과 치약을 섞기도 한다. 그러나 아이들 걱정으로 서둘러 퇴원한 엄마에게는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으로 궁중 떡볶이를 만들어 대접한다. 실감나는 연출을 위해 무대 위에서는 실제로 요리가 진행돼 때로는 야릇한, 때로는 군침 도는 냄새가 공연 내내 객석을 채운다.

극단 학전이 ‘우리는 친구다’ 이후 두 번째로 내놓은 어린이 뮤지컬로 ‘지하철 1호선’의 김민기가 연출을 맡았다. ‘고추장 떡볶이’도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의 원작팀인 독일 그립스극장의 ‘케첩 스파게티’를 우리 식으로 번안한 작품이다.

역시 ‘지하철 1호선’의 작곡가인 비르거 하이만의 곡을 이문세 윤상 빅마마의 앨범에 객원 연주자로 참여했던 정재일이 편곡해 연주한다. 뮤지컬 넘버인 ‘난 할 수 있어 뭐든지’ ‘청소는 싫어’ 등은 쉬운 멜로디와 어린이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가사들로 채워져 있다. 상영시간 2시간(휴식시간 포함). 3월 2일까지. 학전 블루. 5세 이상. 1만8000∼2만 원. 02-763-8233.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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