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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투자로 해외서 노후보내기]<1>몽골 울란바토르

입력 2006-08-08 03:00업데이트 2009-10-07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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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옥(53·경기 부천시 원미구 중동) 씨는 4년 전인 2002년 몽골에 관광차 갔을 때 수도 울란바토르의 한 꽃가게에 우연히 들렀다가 난생처음 창업을 결심하게 됐다. 나 씨는 꽃꽂이에 소질이 있어 성당의 꽃 장식을 도맡아 했고 집에서 동네 사람들에게 꽃꽂이 강습을 할 정도였다. 그는 호기심 어린 눈으로 꽃가게를 살펴보다 실소를 금치 못했다. 장미 백합 안개꽃 등 여러 가지 생화의 묶음을 유리병 속에 넣어 두었다가 손님이 오면 노끈으로 조금씩 묶어 팔고 있었다. 몽골 사람들은 꽃을 좋아하지만 꽃을 장식하거나 포장하는 기술 자체가 없었던 것이다.》

나 씨는 자신이 꽃가게를 차리면 성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남편 이우종(55) 씨와 상의해 울란바토르 시내 중심가 대로변의 나란히 붙은 아파트 1층 두 채를 매입해 벽을 터서 상가로 개조했다. 울란바토르의 도로변 상가는 대개 처음부터 상가로 건축된 것이 아니라 아파트 1층을 상가로 개조한 형태다.

투자비는 30평형 아파트 두 채의 매입가 1억2000만 원, 인도 쪽으로 가게를 붙여 내는 공사비와 인테리어 비용 등 총 1억8000만 원이 들었다. 꽃가게의 이름은 ‘그린하우스’로 지었다.

나 씨는 고급 생화를 한국에서 비행기로 공수해 팔았다. 몽골에도 꽃 재배 농가가 있지만 재배 기술이 뒤떨어져 한국산만큼 꽃이 예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 씨의 꽃가게는 대단한 관심을 끌었다. 몽골인들은 전혀 보지도 못한 아름다운 꽃 문화를 나 씨를 통해 접한 것이다. 수많은 사람이 구경 삼아 찾아와 “꽃을 저렇게 장식하고 포장하는구나” 하며 감탄했다. 개업 한 달여 만에 국영 TV가 취재를 나오고 현지 5개 신문사가 나 씨와 그린하우스를 대문짝만 하게 소개했다.

그린하우스의 꽃은 이 도시의 기존 꽃가게보다 2배 이상 비쌌지만 날개 돋친 듯이 팔렸다. 초창기 한 달 순수입은 1000만∼1500만 원. 나 씨는 요즘은 초창기에 비해 수익이 크게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제 울란바토르의 다른 꽃가게에서도 웬만큼 그린하우스의 흉내를 내 꽃을 팔기 때문이다. 그는 그동안 한국과 몽골에서 한 달씩 머무르며 가게를 경영했지만 최근에는 현지인 매니저에게 월 2000달러에 가게를 임대했다. 나 씨는 3년 전 화장품 가게를 5000만 원에 사들여 월 70만 원에 임대하고 있다.

나 씨의 가게는 그동안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매입가의 3배 이상으로 뛰었으며 화장품 가게의 시세는 1억8000만 원 정도다.

안병길(57·울란바토르 칭겔테이 구역 ‘거여’ 의상실), 박영자(53) 씨 부부도 나 씨와 유사한 경우다.

안 씨 부부는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서 남편은 재단을 맡고 아내는 디자인을 하며 30년 동안 의상실을 해 왔다. 이들 부부는 1999년 관광차 울란바토르에 갔다가 그곳의 의상실 수준을 보고 아예 장소를 옮겨 개업하기로 결심했다. 몽골 사람들이 솜씨가 있기 때문에 조금만 가르치면 옷을 잘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한국에서는 옷 만드는 기술을 배우려는 사람이 없어 의상실 운영이 어려웠던 터였다. 옷은 공동 작업을 통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협업자가 있어야만 했다.

이들은 의상실과 경기 고양시 일산의 50평짜리 아파트를 처분하고 울란바토르로 이주했다. 재봉기계와 원단, 실 등을 컨테이너에 싣고 갔다. 안 씨 부부도 아파트 1층을 개조해 만든 62평짜리 상가를 당시 1억 원을 주고 사들여 2000년 7월 개업했다.

안 씨의 의상실도 현지 사회에서 큰 관심을 끌었다. 역시 TV 방송에 소개되고 상류층 여성들이 옷을 맞추기 위해 줄을 섰다. 안 씨의 의상실도 초창기 월수입이 상당했으나 2, 3년이 지나자 수익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곳에서 디자인을 배워 나간 현지인들이 속속 개업을 해 싼값에 옷을 공급하면서 고객이 줄어든 데다 중국산 기성복이 밀려들어 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은 42평을 임대하고 객장을 20평 크기로 줄여 운영하고 있다. 현재 월 순수익은 300만 원 정도. 여기에다 임대료가 월 300만 원 정도 들어오니 생활하는 데는 지장이 없다. 이 상가도 현 시세는 최소 3억 원 이상이라는 것이 안 씨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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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몽골 투자 이것만은…

나 씨와 안 씨 부부의 경우 당초 가게를 매입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한국에서 사업에 실패하거나 은퇴한 뒤 5000만 원 안팎의 소자본으로 몽골에서 가게를 임차해 장사를 시작한 사람 중에는 어려움을 겪는 이가 적지 않다. 울란바토르의 상가 임차료가 워낙 비싸기 때문이다.

교민들에 따르면 5000만 원 미만의 소자본으로 점포를 임차해 가게를 연 사람들의 경우 사업 성공률이 20% 안팎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또 한국 음식점이나 노래방 등을 연 사람들은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몽골인에게 환영받는 업종이 아니어서 고전하고 있다는 것이 현지 교민들의 분석이다.

나 씨와 안 씨는 몽골에서 비즈니스를 해서 성공하려면 첫째, 부동산을 매입해서 시작해야 하고, 둘째, 자신이 잘 아는 분야를 택해야 하며, 셋째, 몽골 사회가 필요로 하는 종목을 선택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정동우 사회복지전문 기자 forum@donga.com

■ 오돈치메드 몽골 복지장관

“몽골의 여름철은 나이 많은 사람들이 지내기가 아주 좋습니다. 특히 기관지나 심장이 안 좋은 분들에게는 맑고 건조한 날씨가 좋지요.”

루브산 오돈치메드(사진) 몽골 사회복지노동부 장관은 한국의 은퇴자들에게 여름철에 지내기 좋은 곳으로 몽골을 적극 추천했다.

그는 몽골의 국회의원이면서 적십자사 총재도 겸하고 있다. 그는 “몽골은 한국과 거리가 가깝다”면서 “몽골인은 한국인과 외모가 비슷할 뿐만 아니라 노인을 공경하는 문화가 있어 편안한 마음으로 한국 은퇴자들이 지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몽골은 아직까지는 외국인 은퇴자를 유치하는 프로그램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외국인의 투자를 적극 환영하고 있었다. 오돈치메드 장관은 “한국인이 울란바토르에 아파트를 사 두는 식의 소규모 투자도 권장한다”면서 “아파트는 임대가 잘 나가기 때문에 노후 생활을 위한 좋은 투자 방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 사람이 합작하여 리조트나 호텔 등을 건설하는 투자를 적극 환영하며 이 경우 무상으로 땅을 제공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몽골은 해마다 외국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으나 이들이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수준 높은 시설이 거의 없어 호텔과 리조트 사업은 매우 필요한 분야라는 것. “실버타운도 괜찮은 사업 아이템”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실리그담바 도로교통관광부 차관은 “현재 몽골 정부는 관광분야 투자는 우선적으로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도 역시 리조트 개발이나 실버타운 건설 시 몽골 정부가 땅을 제공할 용의가 있으며 10년간 면세 혜택도 부여하겠다고 말했다.

실리그담바 차관은 “울란바토르에서 1시간 거리에 있는 테를지 국립공원은 외국인에게도 많이 알려져 있는 곳”이라며 “리조트 개발을 원하는 경우 이 국립공원 주변의 땅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동우 사회복지전문기자 foru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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