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님! 한말씀]정복기 삼성증권 PB 연구소장

  • 입력 2006년 7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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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건기자
신원건기자
《“프라이빗뱅커(PB)는 부자를 대상으로 돈 관리를 해 주는 사람이 아닙니다.

돈이 적더라도 자산을 나눠 투자해야 풍족한 인생을 살 수 있죠.

PB는 이런 재무 설계를 도와 주는 사람입니다.”

(정복기 PB연구소장의 ‘PB론’)》

‘영원한 현역 PB’로 통하는 삼성증권 정복기 PB연구소장.

그는 1990년 한국씨티은행에 입사하면서 PB와 처음 인연을 맺었다. 당시 한국씨티은행은 국내 금융계 어디에도 없던 PB서비스를 처음 도입했다.

정 소장은 PB로 나선 지 7년 만에 은행 내 최연소 지점장이 됐으며 4년 뒤 이사로 승진했다.

삼성증권으로 옮겨 PB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그는 요즘 ‘PB를 가르치는 PB’가 됐다. 올해 3월부터 숭실대 국제통상대학원 PB학과의 겸임교수를 맡고 있는 것.

“국방부 소속 중령부터 정보기술(IT) 회사 직원까지 수강생 12명의 직업은 다양합니다. 금융권에서 PB로 활동하지 않더라도 PB학을 배워두는 게 인생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죠.”

○부자들의 재테크 원칙을 배워라

그의 ‘PB론’과 상관없이 아직까지 PB를 이용하는 사람 대부분은 부자임에 틀림없다. 그는 10여 년간 이런 고객을 만나 본 결과 ‘부자들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는 결론을 얻었다.

“첫째 부자들은 귀가 얇지 않아요. 누가 좋다고 추천한 상품에 덜컥 가입하지 않죠. 스스로 공부하고 판단합니다.”

정 소장이 만난 많은 자산가는 더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해 여러 명의 PB를 만나고 다양한 네트워크를 활용한다는 것. 상품을 팔 욕심에 흐름과 동떨어진 말을 하면 그들은 당장 알아차린다. 수많은 정보가 있더라도 의사 결정 때는 자신만의 원칙을 내세운다.

“인터넷 시대라 정보를 얻고자 한다면 얼마든지 얻을 수 있는 세상입니다. 돈을 벌고자 한다면 경제 흐름과 재테크에 대해 배우고 또 공부해야 합니다.”

다음은 이른바 ‘몰빵’하지 않는 자세.

“자산가들은 포트폴리오를 짜 잃더라도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까지만 투자합니다. 벌 때도 예상했던 것만큼만 수익을 얻고 빠지는 사람이 많습니다.”

투자에 실패하는 많은 사람이 ‘한탕’ 욕심에 확률이 낮은 곳에 ‘몰빵’하고 벌 때는 ‘조금만 더’ 하다가 깨지는 것과 반대라는 설명이다. 그래서 부자들은 수익률 편차가 크지 않다고 한다.

재미있는 사실은 보통 사람들은 상품이나 종목을 잘 못 골라서 투자에 실패했다고 생각한다는 것. 하지만 투자 습관이 근본적으로 잘못된 경우가 많다고 그는 지적한다.

정 소장은 “이제는 과거 부동산 사례처럼 한 가지 투자 수단을 잘 잡으면 부(富)가 일직선상으로 늘어나는 사회가 아니다”라며 “사회가 다양해지고 투자 수단도 복잡해졌기 때문에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뢰가 가장 큰 재산

그는 PB학과 학생들에게 PB는 ‘상품이 아닌 신뢰’를 파는 사람이라고 역설한다.

정 소장은 “많은 PB가 상품 판매를 위해 고객을 만난다고 생각하는데 이러면 고객과 오랜 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고 말한다.

신뢰를 팔려면 PB 스스로가 정보로 무장해야 한다. 여기에는 경제에 대한 정보뿐 아니라 생활과 관련된 사소한 정보까지 포함된다. 투자를 포함한 라이프스타일에 대해 컨설팅을 하게 되면 상품은 저절로 팔린다는 것.

그는 “사실 정보로 무장하고 자신을 차별화하라는 것은 인간관계 어디에나 적용되는데 괜히 아는 척하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며 겸연쩍게 웃었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정복기 소장은… △1965년생 △1990년 연세대 경영학과 졸업 △1990∼1996년 한국씨티은행 프라이빗뱅커(PB) △1996∼1997년 한국씨티은행 지점영업관리 기획실장 △1997∼2000년 한국씨티은행 올림픽지점장 △2000∼2002년 한국씨티은행 분당지점장 겸 이사 △2002∼2004년 삼성증권 영업교육센터장 △2004∼2006년 1월 삼성증권 PB사업부장 겸 마케팅 담당 임원 △2006년 2월∼현재 삼성증권 PB연구소장 겸 마케팅 담당 임원 △2006년 3월∼현재 숭실대 국제통상대학원 PB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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