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님! 한말씀]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 전병서

  • 입력 2006년 3월 9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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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증권 전병서(사진) 리서치센터장은 정보기술(IT) 분야의 ‘전설적인’ 애널리스트로 꼽힌다. 그는 1986년부터 15년 동안 IT 분야만 분석했다. 국내외 언론사가 선정하는 반도체·IT 분야 ‘베스트 애널리스트’에 늘 포함됐다.

전 센터장은 요즘 중국에 푹 빠져 있다. 중국어 회화 개인교습을 3년간 받았고, 국내외 중국 관련 서적을 90여 권 숙독했다. 지난해에는 중국 명문대인 칭화(淸華)대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EMBA)에 외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입학했다.

요즘 증시의 두 가지 화두인 IT와 중국에 대한 그의 견해는 어떨까?

○ “유통 무역 금융 건설도 IT산업”

올해 들어 코스피지수가 1,300∼1,400 박스권에 머물고 있다. IT업종이 치고나가야 지수가 다시 상승세를 탈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전 센터장은 “삼성전자가 70만 원을 못 넘으면 코스피지수의 사상 최고치 경신도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가 삼성전자로 대표되는 IT에 기대를 거는 이유는 다소 특이하다.

세계 산업의 성장동력이 자동차에서 반도체 컴퓨터 인터넷으로 옮겨가고 있고, 당분간 인터넷으로 인한 생산성 혁명이 산업 발전을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제조업보다는 IT에 강점이 있는 한국은 그런 점에서 IT산업에서 승부를 봐야 한다는 것.

전 센터장은 자신의 사무실에 있는 한국 미국 일본 독일의 증시가 시작된 이후 최근까지의 주가 추이 그래프를 짚으며 설명했다.

“미국 주가가 폭등한 시기는 산업에서 신(新)성장동력이 나타난 시기와 일치한다. 1920년대 자동차 발명, 1970년대 반도체 발명, 1980년대 개인용 컴퓨터(PC) 발명, 1990년대 중반 인터넷 혁명 등이 그것이다.”

그는 “초기 산업 성장과 함께 주가가 폭등하다가도 반드시 일정 기간 꺾였다”며 “하지만 미국 자동차산업은 1930년대 48개 주를 연결하는 고속도로가 놓이면서 ‘30년 호황’을 누렸듯이 IT도 인터넷 고속도로가 놓이면서 일정 기간 호황을 누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IT산업에 대한 시각을 반도체 컴퓨터 휴대전화 등 하드웨어에 국한하지 말라고 권했다.

“IT는 정보다. 정보를 전달하는 기업은 모두 IT기업이다. 신세계 같은 유통업체는 기업과 소비자 사이 정보를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무역 금융 건설도 본질적으로는 정보산업이다. 미래 유망산업은 이런 광범위한 의미의 IT기업이다.”

자동차산업은 적재량이 정해져 있어 성장성에 한계가 있지만 IT산업은 무한대로 용량을 늘릴 수 있어 성장성이 무한하다고 볼 수 있다는 것.

○ “3개월이면 거리가 바뀌는 중국”

전 센터장은 지난해 신입사원 면접 때 중국인 지원자에게 중국어로 질문하고 대답을 들었다.

그는 “중국 전역에서 모인 경영인들과 함께 공부하다 보니 중국의 산업을 조금 알 수 있게 됐다”며 “한국에서 발간된 책이나 중국 전문가들의 지식은 모두 과거의 것”이라고 말했다.

3개월이면 거리가 변하는 곳이 중국인데 1년 전 내용이 현재의 일인 것처럼 잘못 전달된 정보가 많다는 것.

그는 “중국은 인구와 성장세로 보면 어쩌면 10년 안에 한국을 따라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불행히도 제조업을 중국과 비교하면 한국의 경쟁력은 없어 보인다”며 “한국이 중점을 둬야 할 것은 IT산업”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소득수준으로 보면 중국은 한국의 1980년대와 비슷하다”며 “따라서 당시 한국에서 ‘대박’산업이었던 건설 부동산 여행 자동차 항공 등의 산업이 유망하다”고 말했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전병서 센터장은…

△1961년생

△1984년 경북대 경제학과 졸업

△1987년 서울대 경영학 석사

△2005년∼현재 중국 칭화(淸華)

대 경제관리학원(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 과정(EMBA) 재학

△1984∼1985년 한국외환은행

△1986∼1997년 대우경제연구소

기업분석부 반도체 IT담당

연구위원

△1997∼2001년 대우증권 리서치

센터 반도체 IT담당 수석연구위원

△2001∼2002년 대우증권 리서치

센터 조사부장

△2002∼현재 대우증권 리서치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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