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 연쇄살인]시신 10구 3군데 나눠 야산 암매장

입력 2004-07-18 18:48수정 2009-10-09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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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분은 머리가 묻힌 곳이니 천천히 파고, 이 부분은 얕은 곳이니 함부로 곡괭이를 대서는 안 된다.”

사건 발표 하루 전인 17일 실시된 현장검증에서 유영철씨는 토막 내 묻어 놓은 10구의 시신 위치를 태연하게 말해 경찰을 놀라게 했다고 한다.

유씨가 출장마사지사 등 10구의 시신을 토막 내 묻어놓은 이곳은 입구에 마을버스 ‘봉원교통’ 사무실이 있어 오전 1시까지도 운전사들의 출입이 잦고 평소에는 약수를 뜨러 오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많은 곳.

▽안산 주변=1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봉원동 안산 봉원사 주변. 검은색 모자와 하늘색 마스크를 쓴 유씨는 이날 현장검증에서는 전날과 달리 시종일관 굳은 표정으로 말이 없었다. 현장에서도 범행을 재연하지는 않고 봉원사 인근 야산의 반경 20m에 이르는 매장 현장을 손으로 가리키기만 했다.

10구의 시신은 총 3군데에 걸쳐 묻혀 있었다.

봉원사 입구에서 시작되는 계곡 근처에서 7구의 시신이 발견됐다. 대부분 7월 초에 살해된 이곳 시신들의 부패 정도는 심하지 않았다. 손발 등 15∼18군데 이상 참혹하게 토막 난 신체부위들은 범행의 잔인함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계곡 왼편 구 태국프라자 건물 밑에서는 2구의 시신이 나왔다. 이곳 시신들은 매장한 지 오래되어서 부패가 상당히 진행됐고 거의 뼈만 남아 있는 상태였다. 나머지 1구의 시신은 계곡 오른쪽 아카시아 숲에서 발견됐다.

현장 감식을 한 서울지방경찰청 김병철 형사과장은 “시신들은 30∼40cm 깊이로 대부분 얕게 묻혀 있었고 각각의 시신이 하나씩 따로 묻혀 있었다”며 “시신 상태는 비교적 양호했으나 심하게 훼손된 것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유씨는 현장검증을 마치고 오후 2시반경 수사를 받고 있는 서울경찰청 기동수사대로 돌아오면서 “이 일을 계기로 여자들이 몸을 함부로 놀리는 일이 없길 바란다”고 말해 주변에 있던 사람들을 어이없게 만들기도 했다.

▽유씨의 집=매장 현장검증이 끝난 후 유씨의 집인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 모 오피스텔에서도 현장검증이 진행됐다.

유씨의 집은 6평 정도의 원룸으로 남자 혼자 살았다고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상당히 깔끔했다.

여기서 유씨가 직접 그린 여자 누드그림 1권, 신문스크랩 3권이 함께 발견됐다. 누드그림은 전신, 반신 등 신체 각 부위를 표현한 것들이었다. 화장대 위에는 여자 화장품, 침대 위에는 인형이 있는 등 여자들이 드나들었던 흔적도 남아 있었다.

유씨의 옆집에 살았던 최모씨(27)는 “기계음 소리가 2시간 이상 밤낮으로 자주 들리긴 했는데 톱질이라고는 전혀 상상도 못했고 진동칫솔이라고 생각했지만 소리가 크긴 했다”고 말했다. 그는 “하이힐 소리가 자주 났고 한 달 사이에는 무엇인가를 때려 부수는 소리, 여자가 넘어지는 소리 등 옆집이 시끄럽긴 했다”고 말했다.

이날 진행된 두 곳에 대한 현장검증에서는 각각 주민 100명 이상이 모여 끔찍한 살인 행위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유씨의 이웃이었던 배모씨(23·여)는 “너무 끔찍하고 황당해 말이 안 나온다”라며 “떠드는 소리와 수돗물 소리가 시끄럽긴 했지만 설마 이런 일이었는지는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정세진기자 mint4a@donga.com

신수정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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