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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고 싶은 2004과학기술인]<2>이용경 KT 대표이사

입력 2004-05-02 17:30업데이트 2009-10-09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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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에 말단 연구원으로 입사한 지 11년 만에 최고경영자에 오른 이용경 대표는 어릴 적부터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하길 좋아했다. -사진제공 사진작가 박창민
“앞으로는 빵도 전자로 찐다”는 한 선배의 말에 대학 진학 때 주저없이 전자공학과를 선택했다는 이용경 KT 대표이사(61). 화학공학, 섬유공학, 광산학(자원공학) 등이 인기가 높았던 1960년대 전자공학은 다소 생소한 분야였다.

“어릴 적부터 과학을 강조하는 집안 분위기에서 뭔가 새로운 것을 해 보고 싶었어요. 남과 다르게 살고 싶다는 생각에 남들이 다 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었죠.”

그때는 조금 겉멋이 들어서 그랬을 거라고 스스로 평하지만, 이 대표의 삶은 늘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의 연속이었다. 남들이 영어 공부를 별로 안하던 고등학교 시절에는 주도적으로 회화클럽을 조직하고 영자신문까지 발행하는 ‘도전’을 감행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KT에 연구원으로 입사한 지 11년 만에 KT의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이례적 경력의 소유자다. 엔지니어 출신의 CEO로 경영에 뛰어들기 전, 대학과 연구소에서의 연구 활동도 남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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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에서 전자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던 그는 당시에 막 태동한 광통신 분야를 선택해 연구했다. 빛을 이용해 정보를 주고받는 통신방식인 광통신은 지금도 첨단기술로 각광받는 분야다. 새로운 것에 대한 그의 도전정신이 다시 발동했던 셈이다.

“당시에도 광통신은 미래의 테크놀로지로 가능성이 크다고 다들 얘기했어요. 실험실에서 신물질을 기반으로 광통신 장비를 만들고 이 장비가 작동하는 걸 보여주었는데 이 연구를 남들이 많이 알아주더군요.”

벨 연구소에서 근무하던 때는 광통신의 상용화에 대한 연구를 많이 했다. 당시 통신 전송량이 많았던 워싱턴과 보스턴 사이에 반도체 레이저를 이용한 광통신 전송시스템을 최초로 제작해 설치하는 데도 한몫했다.

잘나가던 벨 연구소의 연구원 자리를 걷어차고 귀국한 후 KT에 연구원으로 입사했던 이유도 도전정신에서 찾을 수 있다. 내심 우리나라 전체 통신 분야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파악하려고 했던 것.

그의 도전은 2년 전 매출액이 11조원이 넘는 거대기업 KT의 CEO가 되면서 결실을 보았다. 스스로도 지금이 자신의 전성기라고 말한다. 요즘은 민영화된 KT를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회사로 발전시키기 위한 CEO로서의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다.

이 대표는 우리나라 통신 분야의 미래를 밝게 점치고 있다. 머지않아 통신기능이 들어간 홈 네트워킹 서비스가 가정에 마련되면 집밖에서 방범, 가스, 전기의 정보를 파악할 수 있고, 원격 교육이나 원격 진료가 새로운 통신망으로 보편화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기업의 가치는 사람의 가치라는 것이 이 대표의 신념. 따라서 회사를 이끌어갈 인재에 관심이 많다. 현재 CEO로서 그가 원하는 인재상은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사람이다. 이런 인재를 발굴하고 양성하는 일을 올해의 목표로 삼았다.

특히 이 대표는 청소년에게 도전정신과 창의성이 절실하다는 사실을 연구현장에서 중요하게 느꼈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학원 수강이나 과외 공부로 많이 시달리는데 이들에게 새로운 것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성세대가 어떻게 해 주느냐에 따라 이들이 바뀔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이 대표는 과학 한국을 이끌어갈 창의적인 ‘노벨상 꿈나무’를 찾아 키울 계획도 준비 중이다. 그의 마지막 도전은 ‘노벨상 꿈나무’의 발굴이 아닐까.

이충환 동아사이언스기자 cosmos@donga.com

▼이용경 대표는▼

1943년 3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1·4후퇴를 맞은 8세 무렵 영등포역에서 피란 기차를 기다리다 가족과 헤어졌으나 가까스로 다시 만났을 때가 일생에서 가장 잊지 못할 순간. 1964년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1975년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에서 전자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75∼1977년 미국 일리노이주립대에서 조교수로 재직했고 1977∼1991년 미국 엑손사, AT&T 벨 연구소, 벨 커뮤니케이션스 리서치사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1991년 KT에 책임연구원으로 입사한 후 2000년 KTF 대표이사, 2002년 KT 대표이사에 올랐다. 2000∼2003년 국제전자상거래 연합회(GBDe) 세계 의장을 지냈고, 2003년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올해의 우수 엔지니어상’을 수상했다. 현재 유엔 정보통신기술위원회(ICT) 위원,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운영위원회 연구전문위원, 한국통신학회 부회장 등을 맡고 있다.

▼청소년에게 한마디▼

청소년은 나라의 장래다. 어떻게 성장하고 발전하느냐에 따라 우리나라의 성패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자기 능력을 연마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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