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 ‘참가자 동원’ 논란

  • 입력 2004년 3월 21일 18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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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서울지역의 모 의원 지구당 관계자가 20일 오후 지역구 내 노사모 회원 등 주민 1000여명에게 이날 서울 세종로에서 열린 탄핵 반대 촛불집회 참가를 독려하기 위해 보낸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의 일부.
열린우리당 서울지역의 모 의원 지구당 관계자가 20일 오후 지역구 내 노사모 회원 등 주민 1000여명에게 이날 서울 세종로에서 열린 탄핵 반대 촛불집회 참가를 독려하기 위해 보낸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의 일부.
3·20 광화문 촛불집회가 자발적 시민참여에 의한 것이냐, 열린우리당의 조직적 동원에 의한 것이냐를 놓고 정치권 공방이 치열하다.

민주당 장전형(張全亨) 수석부대변인은 21일 “열린우리당 수도권 지구당에서 당원 등의 참석을 독려하는 전화를 걸고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며 지구당 관계자들의 육성이 담긴 녹음테이프를 공개했다.

서울의 S의원 지구당의 경우 지역구민 700명에게 광화문 집회 참가를 독려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20일 열린 촛불집회에는 S의원과 지역구 내 ‘노무현(盧武鉉)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 회원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는 것.

녹음테이프에는 경기의 Y의원 지구당 관계자가 전화로 1000여명에게 집회 참여를 독려했다고 밝힌 내용과 서울 L의원 지구당 관계자가 800여명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밝힌 내용 등도 담겨 있다.

장 부대변인은 또 열린우리당 송영길(宋永吉·인천 계양을) 의원이 45인승 버스를 동원해 집회 참가자를 태우고 광화문으로 출발하는 장면을 한 시민이 캠코더로 녹화했으며, 선관위도 이 사실을 적발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송 의원측은 “5·18 부상자 후원회 인천지부 회원들이 촛불집회에 함께 참여키로 하고 1인당 5000원씩 갹출해 차량을 준비했다. 송 의원 부부도 1만원을 내고 동승했을 뿐이다”고 반박했다.

열린우리당 지구당 관계자는 “집회에 관심 있는 당원들이 같이 가자고 해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며 “이를 배후 운운하는 것은 난센스”라고 반박했다. 한편 선관위 관계자는 “민주당이 선거법 위반 증빙자료를 첨부해 고발해 오면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한 시민이 캠코더로 촬영해 민주당측에 제보한 송영길 열린우리당 의원(인천 계양) 지구당원들의 서울 광화문 탄핵반대 촛불시위 동원 장면. 송 의원이 서울로 떠나기에 앞서 지구당원으로 보이는 남자와 무언가 이야기하고 있고(오른쪽) 송 의원 지구당원들이 광화문 주변에 45인승 버스를 세워 놓고 촛불집회에 참가하고 있다(왼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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