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베스트닥터의 건강학]<28>재활의학…박창일 교수

입력 2003-11-09 18:35수정 2009-10-10 09:03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박창일 교수가 간호사의 도움을 받아 장애 아동을 진료하고 있다.원대연기자 yeon72@donga.com
올 10월 댄스그룹 ‘클론’의 멤버였던 강원래씨(34)가 고통사고를 당한 지 3년 만에 김송씨(32)와 결혼식을 올렸다.

그 자리에는 3년 동안 그를 지켜준 의사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박창일 교수(57·재활병원장)가 있었다. 그는 주례를 맡아 두 사람의 행복을 기원했다.

박 교수는 이처럼 환자를 병실에서만 치료하는 의사가 아니다. 그는 환자가 사회에 제대로 복귀하도록 발로 뛰며 돕는 의사다.

박 교수는 휠체어를 타고 테니스, 농구, 하키 등을 할 수 있는 운동단체를 조직했다. 시드니 장애인올림픽에서 사격 부문 금메달을 딴 정진완씨 등 숱한 사람들이 삶의 막다른 골목까지 갔다가 박 교수의 인도를 받고 새 눈을 떴다. 박 교수는 4년마다 열리는 장애인올림픽에 국가대표팀 주치의로 참가하고 있다.

박 교수는 장애인을 위한 봉사단체인 국제키비탄한국본부 사무총장을 맡고 있으며 1992년 척수장애인후원회를 조직해 장애인들의 생활을 돕고 있다.

그렇다고 진료와 연구를 등한시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1987년 세브란스 재활병원이 문을 열자 3년 동안은 오전 6시에 출근해 이튿날 오전 2시에 퇴근했다. 한 시기에 148명의 입원 환자를 보기도 했다.

그는 1998년과 올해 대한재활의학회가 수여하는 학술상을 받았다. 박 교수는 현재 세계재활의학회 부회장이며 대한재활의학회 이사장을 두 번째 역임하고 있다.

―아직도 재활의학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많다. 소개해 달라.

“장애가 생긴 사람에게 물리치료, 동작훈련, 언어치료, 보조기 및 의수족 착용, 심리치료 등의 방법으로 생활 유지와 사회 복귀를 돕는다. 또 뇌중풍이나 뇌손상이 생겼거나 신체 절단 사고를 당한 사람을 특수 프로그램으로 치료한다. 요즘 재활의학과에서는 만성통증 환자를 원인 교정과 함께 치료하고 있다.”

―척수(脊髓) 손상과 뇌성마비 재활의 권위자로 알고 있다. 척수 손상이란.

“척수는 우리말로는 등골이다. 척추 안쪽에 자리 잡고 있으며 뇌에서 몸의 곳곳으로 난 ‘정보고속도로’라고 할 수 있다. 이곳에 손상이 있으면 온몸이나 반신이 마비되는 등 고통을 받게 된다. 환자의 절반 이상은 교통사고 때문에 생긴다.”

―척수손상도 치료가 가능한가.

“아직 손상 이전의 상태로 돌리는 방법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척수손상은 합병증과의 싸움이며 합병증만 잘 관리하면 건강한 사람과 비슷하게 생활할 수 있다. 혈액이 통하지 않아 피부가 썩는 욕창, 칼슘이 근육에 뭉쳐지는 이소성 골화증, 고혈압 등이 생기면 즉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많은 환자가 소변을 제대로 못 보기 때문에 잔뇨로 인해 방광염이 생긴다. 이 경우 콩팥손상으로 이어지며 목숨을 위협받기도 한다. 6개월마다 한 번씩 방광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일부 환자는 신경이 죽어 마비된 부분이 아프다는 ‘환상통’을 겪기도 하는데 치료로 해결할 수 있다.”

―척수손상을 줄이려면?

“평소 척추 주위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나이가 들어 배 근육이 처지고 척추에 무리한 힘이 가해지면 척수 손상이 오기 쉽다. 또 승용차를 탔을 때에는 반드시 안전띠를 하고 운동을 할 때에는 안전수칙을 잘 따르도록 한다. 교통사고를 당한 사람을 업고 뛰거나 팔다리를 붙잡고 들어올리는 것은 피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그나마 살아있던 척수가 완전히 손상되기 십상이다. 가급적 환자에게 손대지 말고 119로 연락하도록 한다. 환자를 꼭 옮겨야 할 상황이라면 여러 사람이 매달려 온몸을 잡고 올려야 한다.”

―뇌성마비는 어떻게 치료하는가.

“뇌성마비 환자 중에는 ‘경직형’과 ‘불수의 운동형’이 가장 많다. 경직형은 온몸이 뻣뻣한 채 가위걸음을 걷는다. 절반 정도는 지능이 떨어진다. 불수의 운동형은 온몸을 비틀고 발음이 부정확하다. 영화 ‘오아시스’의 여주인공에 해당하며 대부분 지능은 괜찮다. 둘 다 어려서부터 물리치료 동작치료 언어치료 보조기사용 등을 통해 치료하며 페놀, 보톡스 등의 약물로 뻣뻣한 근육을 풀어주는 신경차단 치료와 수술 등으로 치료하기도 한다.”

―뇌성마비도 조기치료가 중요한가.

“그렇다. 생후 3, 4개월 때에는 진단을 받아야 한다. 이때 자녀가 목을 못 가누면 병원을 찾아야 하는데 시기를 놓치는 사람이 많다. 또 조산, 저체중이거나 황달, 경기 등이 있으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뇌성마비가 20배 많으므로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생후 6개월 이전에 치료받으면 길 때부터 걷기까지 10개월 정도 걸리지만 이후에 치료받으면 15개월 이상 걸린다. 또 관절이 굳거나 탈골되는 합병증이 줄어 지능 발달에도 도움이 된다.”

박 교수는 장애인이 의료 혜택을 못 받는 경우가 많은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최근 한 국회의원이 국정감사에서 병원별 환자 입원 일수를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대학병원 중 우리 병원이 가장 길었는데 이는 전국의 대학병원 중 우리가 유일하게 재활병원이 있기 때문입니다. 수가가 제대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재활병원을 운영하면 손해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재활 환자는 2∼3개월 입원하는 것이 보통인데 건강보험공단에 청구하는 입원료는 입원 기간이 16∼30일이면 10%, 30일부터는 15% 깎입니다. 어느 병원에서 새 환자를 입원시켜 각종 검사로 수익 얻는 것을 택하지, 손해 보는 길을 가겠습니까. 수가를 적정수준으로 인정하고 장애인의 본인부담률을 낮춰 장애인이 치료를 받지 못하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합니다.”

이성주기자 stein33@donga.com

▼고현윤-박은숙교수 공동 2위 뽑혀▼

재활의학 분야 베스트닥터로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박창일 교수가 선정됐다.

이는 전국 18개 대학병원의 재활의학과 교수 61명에게 △자신의 가족이 장애나 통증 등으로 고생할 때 재활 치료를 부탁하고 싶고 △최근 3년 동안 진료 및 연구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인 의사를 5명씩 추천받아 집계한 결과다.

이번 조사에서는 부산대 병원 고현윤 교수와 세브란스 병원 박은숙 교수가 똑같은 점수의 추천을 받아 공동 2위로 선정됐다. 두 사람은 2001년 본보에 연재한 ‘베스트 중견의사’ 시리즈에서도 최고 중견 의사로 공동선정 됐었다.

▼재활의학 9인의 명의들▼

▼영아 뇌성마비 조기진단법 개발▼

▽박은숙(46)=뇌성마비와 발달장애의 재활 및 언어 치료의 권위자이다. 미국 베일로 의대, 텍사스대 등에서 소아 재활치료에 대해 연수했다. 뇌성마비 환자의 정상적인 뇌기능을 우선적으로 살리면서 여러 재활치료를 함께 시행해 치료 성과를 올리는 데 기여했다. 1998년 박창일 교수와 함께 6개월 미만 영아의 정확한 뇌성마비 조기진단법을 개발했다.

▼ 척수손상 재활치료-논문 명성▼

▽고현윤(45)=척수 손상 재활의 대가. 어릴 적 소아마비를 앓은 장애를 극복해 환자의 심정을 잘 알며 환자의 사연을 경청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매년 30∼40편의 논문을 발표하고 있으며 국제척수손상학회의, 미국척수손상학회, 미국재활의학회의 우수논문상을 받았다. 매달 한 두 번씩 장애인 고아를 찾아가 무료 진료활동을 펼친다. 아마추어 화가이기도 하다.

▼노인 재활등 주사-운동법 권위▼

▽김희상(45)=척추 디스크, 관절염, 근육통, 골다공증, 노인재활 등의 권위자. 척추 후관절 주사술, 장요인대 주사술 등 뼈, 관절, 인대, 근육 등을 치료하는 주사법과 재활운동법을 끊임없이 개발하고 있다. 13년 동안 제자들과 함께 의료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 미국 UCLA에서 1년 동안 노인의학을 연구했다. 한국스포츠의학연구회 회장을 맡고 있다.

▼뇌중풍 예후 측정 프로토콜 개발▼

▽한태륜(54)=뇌중풍 환자의 예후를 측정하는 프로토콜을 개발해 재활 치료 기간을 최소화했다. 음식이나 침을 삼키기 어려운 증세를 비디오 투시 촬영 검사를 통해 객관화하고 치료 프로그램을 개발해 이로 인한 사망 및 합병증을 최소화했다. 뇌성마비 어린이를 치료하는 ‘페놀 주사법’을 개선해 보급했다. 1994∼96년 대한재활의학회 이사장을 지냈다.

▼국내 첫 발 클리닉서 운동법 보급▼

▽박시복(42)=1994년 초 국내 최초로 3차원 발 스캐너, 발바닥 압력 측정장비 등 최첨단 장비를 갖춘 발클리닉을 개설했고 이 클리닉에서의 진료경험을 바탕으로 발과 관련된 논문만 30여편 발표했다. 관절염으로 인한 변형을 예방하는 각종 운동법을 개발, 보급했다. 무용 부상의 예방법을 보급한 공로를 인정받아 한국무용과학회로부터 공로상을 받았다.

▼근육병-호흡 재활치료 체계화▼

▽강성웅(44)=근육병 및 루게릭병 등 희귀 난치병 질환에 대한 꾸준한 연구와 진료 활동을 통해 호흡재활과 신경근육계 질환 재활 분야를 체계화시켰다. 호흡재활과 관련한 새 기술을 잇달아 도입했으며 특히 기도를 절개하지 않고 인공호흡기를 사용하는 방법을 도입해 보편화시켰다. 희귀 난치병 환자를 위한 사회 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척추손상 물 부력 이용해 치료▼

▽이일영(58)=미국 뉴욕대에서 전임의를 마쳤고 보스턴의 국립의료기관인 웨스트 록스버리 보훈병원 척수손상재활센터에서 과장까지 근무하다 1994년 아주대병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물의 부력을 이용한 ‘수(水) 치료’를 도입했다. 아주대병원 척수손상 환자 모임 ‘함께 하는 우리들’ 등 각종 장애단체의 자문의원을 맡고 있다. 대한재활의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3차원 통증진단 프로그램 개발▼

▽강윤규(46)=근육계에서 비롯된 두통, 흉통 등 주관적으로 여겨졌던 통증을 객관적으로 진단하는 방법과 통증을 잠재우는 치료법의 개발에 힘쓰고 있다. 통증별로 통증을 유발하는 유사 질병군을 데이터베이스화해 통증부위를 입력하면 의심되는 질환과 치료해야할 부위를 산출하는 ‘3차원 통증진단 프로그램’을 개발해 정보통신부장관상을 수상했다.

▼척수손상-사지절단자 치료 권위▼

▽신지철(43)=각종 사고나 선천성 기형에 따른 척수손상 및 사지절단 환자의 치료에서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이들 환자에게 필요한 의료보장구에 대한 연구와 개발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환자의 재활치료에 임하고 있다. 올해에는 국내 의료보장구 분야의 국제품질인증제(ISO/TC 168) 위원장을 맡아 안정성과 품질 검사를 책임지고 있다.

재활의학 전국의 명의들
이름소속세부전공
박창일연세대 세브란스척수 손상, 뇌성마비
고현윤부산대척수 손상
박은숙연세대 세브란스어린이 재활
김희상경희대통증, 노인 재활
한태륜서울대뇌중풍
박시복한양대발 재활
강성웅연세대 영동세브란스호흡 재활, 근육병
이일영아주대척수 손상, 심장 재활
강윤규고려대 안산통증치료, 관절염, 뇌중풍
신지철연세대 세브란스척수 손상, 뇌질환
김연희성균관대 삼성서울뇌중풍
이항재고려대 안암전기 진단
고영진가톨릭대 강남성모근골결계, 발 재활
박기영계명대 동산근골격계, 뇌질환 재활
이영희연세대 원주기독척수 손상
방문석서울대어린이 재활
성덕현성균관대 삼성서울근골격계
김봉옥충남대어린이 재활
전중선한사랑아산(충남 아산)뇌질환
문재호연세대 연동세브란스요통, 목 통증, 근육병
안상호영남대요통

장기언

한림대 한강성심근골격계, 신경 재활
김상범동아대척수 손상
이강우성균관대 삼성서울뇌중풍, 요통
박동식한림대 강동성심근전도 검사, 뇌와 척수 손상
서정환전북대근골격계
장성호영남대뇌중풍
정선근서울대근골격, 생체역학, 심폐재활
권희규고려대 안암전기진단, 뇌성마비, 척수 손상
정한영인하대뇌중풍 재활
김세주고려대 구로뇌성마비, 뇌중풍, 뇌손상
문정림가톨릭대 성모어린이 재활
성인영울산대 서울아산어린이 재활
이경무충북대재활의학
나은우아주대뇌중풍, 뇌손상, 절단 재활
이양균순천향대통증
박병규부산대뇌중풍 재활
이삼규전남대뇌신경 재활
윤태식이화여대 목동척수 손상
서경묵중앙대 필동근전도, 요통
김현정을지대 을지통증, 뇌질환, 어린이 재활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