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패션in패션]“컬렉션 온 참가자 보면 유행이 보여요”

  • 입력 2003년 10월 30일 16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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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피 코트를 입고 패션쇼장에 나타난 모델 케이트 모스(위)와 호피 무늬를 단순화한 디자인의 모자를 쓴 한 여성. 검정 세미 수트 스타일에 튀는 색상으로 포인트를 준 관람객.(오른쪽)

모피 코트를 입고 패션쇼장에 나타난 모델 케이트 모스(위)와 호피 무늬를 단순화한 디자인의 모자를 쓴 한 여성. 검정 세미 수트 스타일에 튀는 색상으로 포인트를 준 관람객.(오른쪽)


지난달 중순부터 이달 중순까지 세계 패션을 이끄는 4대 도시, 뉴욕 런던 밀라노 파리 순으로 이어진 한 달여간의 패션 컬렉션 여정이 마무리됐다.

유명 디자이너들이 제시하는 패션 트렌드 만큼이나 흥미로운 것은 컬렉션 장소 안팎에서 눈에 띄는 이른바 ‘패션 피플’들의 옷차림이다. 전 세계에서 몰려온 감각 있는 유명인, 패션 업체 관계자, 모델, 패션 전문기자들이 바로 그들이다. 이들은 디자이너 못지 않은 ‘트렌드 세터’이기도 하다.

디자이너들은 적어도 6개월 후의 트렌드를 제시하지만 이들은 최신 유행이나 한두 달 후 다가올 유행을 다양하게 보여주기 때문. 또 다음 시즌 유행까지 예측해 현재의 유행에 접목시키기도 한다. 이들의 옷차림을 통해 늦가을에서 겨울로 이어지는 글로벌 패션 트렌드를 들여다봤다.

엘로와 핑크를 조화시켜 입은 여성 관람객. 스타킹까지 튀는 색상으로 마무리한 센스가 엿보인다

●블랙이 아름답다

최근까지 주류를 이루던 찢어지거나 낡은 듯한 디자인, 여러 겹으로 겹쳐 입는 ‘레이어드 룩’ 등 ‘복잡한 패션’은 거의 사라졌다. 이는 디자이너들의 신작에서도 마찬가지. 내년 봄, 여름까지 이어진다는 얘기다. ‘돌체&가바나’가 이런 경향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이 브랜드는 지난 시즌 속옷처럼 장식물이 많은 섹시한 디자인의 드레스를 주력 아이템으로 내세웠지만 이번에는 화려한 프린트 장식이 들어간 깔끔한 슈트를 내세웠다.

단순한 디자인에 튀는 색상이나 패턴으로 포인트를 준 세미정장 스타일이 주류를 이뤘다.

패션 피플들이 가장 선호한 색상은 블랙이었다. 특히 검은색 가죽 소재가 눈에 많이 띄었다. 하지만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온통 검은색으로 치장하는 기존의 ‘블랙 코디네이션’과는 달랐다. 검은색 의상에 아주 밝고 튀는 색상의 구두나 액세서리로 포인트를 주거나, 검은색 천을 부분적으로 염색한 아이템을 곁들이는 식.

검은색 코트에 여러 색상이 들어있는 바지를 매치하거나 검은색 가죽 재킷과 미니스커트에 형광색 느낌의 밝은 녹색이나 분홍색 부츠를 곁들이는 등 다양한 스타일이 등장했다.

이달 중순에 열린 밀라노 컬렉션을 보러 온 패션피플 중 한사람. 평범한 디자인의 검은색 상의. 데님 소재 미니스커트에 분홍색 부츠와 악세서리로 포인트를 주었다.

●컬러풀한 女心

의상의 실루엣이 단순해지면 색상을 다양하게 곁들여 입는 노하우가 발달하는 법. ‘컬러풀 코디네이션’ 역시 패션 피플들의 관심의 대상이었다.

내년 봄, 여름에는 ‘뚜렷한 색상’이 모든 스타일링의 중심이라고 할 만큼 중요한 요소로 떠오를 전망인데다 패션쇼를 통해서도 칙칙한 회색빛을 걷어 낸 밝은 노란색, 그린색 등이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소니’ 컬렉션이 열린 이탈리아 밀라노의 쇼 장에서는 이 브랜드 스타일의 화려한 컬러 코디네이션이 주목을 받았다.

●때 이른 모피

컬렉션 기간 중 큰 한파는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때 이른 ‘모피 패션’을 선보이는 멋쟁이들이 제법 눈에 띄었다. 특히 지난 컬렉션을 통해 올 가을, 겨울 트렌드로 제시됐던 호피 무늬 등 동물 가죽 무늬(애니멀 프린트)가 각종 소품과 의상을 통해 잘 드러나고 있었다.

모피 소재의 스톨(길이가 짧은 목도리)을 두르거나 허리 아래까지 내려오는 호피 무늬 코트를 입는 식. 하지만 올 가을, 겨울에는 살아 움직일 듯 실제 동물 가죽 같은 애니멀 프린트보다는 이를 단순화, 현대화시킨 디자인이 인기라는 것을 염두에 두면 좋을 듯하다. 유행의 흐름이 ‘글래머 섹시’에서 ‘현대적인 세련미’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기 때문.

따라서 온 몸에 애니멀 프린트의 모피 아이템 여러 개를 갖춰 입기 보다는 의상 중 하나나 목도리 모자 등 소품을 이 디자인으로 택하는 것이 세련돼 보일 것 같다.

이현주 퍼스트뷰코리아 패션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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