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베스트닥터의 건강학]<23>유방질환…서울대노동영교수

입력 2003-10-05 16:51수정 2009-10-10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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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영 교수가 유방암 환자의 방사선 사진을 보여주며 환자의 증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원대연기자 yeon72@donga.com

정오부터 추적추적 내리던 비가 거짓말처럼 그쳤다. 1일 오후 5시반 서울 남산 YTN 서울타워 앞뜰. 대한암협회(회장 민진식)가 주최하는 ‘핑크 리본 캠페인’에 참가하러 모인 ‘비너스’ 합창단원 20여명의 얼굴에는 비로소 화색이 돌았다.

비너스 합창단은 유방암 환자 모임인 ‘비너스회’ 회원들로 구성됐다. 이들은 이날 핑크빛 드레스 차림으로 서울대 의대 오케스트라의 연주에 맞춰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동무생각’ 등의 노래를 불렀다. 오케스트라가 차이코프스키의 ‘1812 서곡’을 연주하고 대포가 11발 울리면서 서울타워에 분홍빛 조명이 들어오자 서로의 손을 맞잡고 환하게 웃음 지었다.

이 행사가 끝나자 서울대병원 노동영 교수(47)는 비를 멈추게 해준 하늘에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노 교수는 2000년 서울대 간호대 이은옥 교수 등과 함께 비너스회를 조직했고 서울대 의대 오케스트라의 지도교수를 맡고 있는 등 이 행사의 사실상 진행자.

이름

소속

세부전공

노동영

서울대

유방암

양정현

성균관대 삼성서울

유방 및 내분비외과

안세현

울산대 서울아산

유방외과

백남선

원자력

유방암

이민혁

순천향대

유방암

이수정

영남대

유방암

이희대

연세대 영동세브란스

유방암

장일성

충남대

유방암

조세헌

동아대

유방암

정상설

가톨릭대 강남성모

유방암

한세환

인제대 상계백

유방암

최국진

서울대

유방 및 종양외과

윤정한

전남대

유방암

이광만

원광대

유방 및 내분비외과, 목질환

김이수

한림대 성심(평촌)

유방 및 내분비외과

배정원

고려대 안암

유방 및 내분비외과

박병우

연세대 세브란스

유방암

박희붕

아주대

유방암

이은숙

국립암센터

유방암

정성후

전북대

유방 및 내분비외과

정파종

한양대

유방 및 내분비외과

이영하

경북대

유방, 갑상샘, 목질환

고석환

경희대

유방, 갑상샘, 부신, 목질환

배영태

부산대

유방암, 상부 위장관

정봉화

한림대 강남성심

유방암

김유사

계명대 동산

유방암, 갑상샘암

이경식

포천중문의대 분당차

유방암

구범환

고려대 구로

유방 및 내분비외과

문병인

이화여대 목동

유방 및 내분비외과

박찬흔

한림대 강동성심

유방암

김권천

조선대

유방암, 갑상샘, 목질환

노 교수는 유방암 환자가 수술 후 암의 시련을 이기도록 도우려고 밤잠을 설치는 의사다. 그는 늘 비너스회의 곁에 있으며 매일 아침 환자가 보낸 e메일에 답장을 보내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한다. 그는 매년 회원들과 야유회를 가는데 올 9월에는 가슴을 절제한 회원들이 목욕탕에서 목욕을 하면서 서로를 위안하는 행사를 갖도록 했다.

노 교수는 2000년 한국유방건강재단 설립에 주도적 역할을 했으며 매년 이 재단과 한 달 동안 ‘핑크리본 캠페인’ 행사를 진행한다. 올해에는 대한항공 스튜어디스들이 기내에서 분홍색 리본을 달고 유방암 예방 캠페인을 벌이게 하는데 주된 역할을 했다.

노 교수는 진료와 연구에서 세계적인 성과를 올리면서 이런 활동을 하기 때문에 더 빛이 나고 있다. 그는 매년 500여명을 수술하며 지금까지 세계적 학술지에 55편, 국내 학술지에 200여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미국 스탠퍼드대와 공동으로 유방암을 진단하는 DNA칩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유방암은 전년 대비 11.1% 증가했고 환자 수는 10.8%로 위암(20%), 대장암(11.7%)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유방암의 증가 원인은….

“유방암은 대표적인 서구형 암이다. 식생활과 체형이 서구화되면서 환자가 급증하고 있으며 조만간 확고부동의 여성암 1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유방암은 당과 지방을 과도하게 먹는 사람이 잘 걸린다. 비만 환자와 12세 이전에 초경, 55세 이후에 폐경이 있는 사람에게서 잘 생기며 출산이 늦거나 아기를 가지지 않는 사람이 발병률이 높다. 서구에서는 50대 이후 환자가 집중적으로 생기지만 한국에서는 한창 나이인 40대에 발병률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유방암의 치료율은….

“유방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가 가능하다. 특히 한국의 치료 성적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상향 평준화돼 있다. 얼마 전 삼성서울병원 양정현 부원장과 의견을 나눴는데 두 병원 모두 여러 가지 조건을 고려해도 미국 유수병원보다 더 성적이 좋다는 결론을 내렸다. 서울대병원에서는 수술할 수 있는 1∼3기 환자의 5년 생존율이 80%, 10년 생존율이 63%로 나타났다.”

노 교수는 조기 진단을 위해 가족력이 있는 여성은 매년 1회 유방암 검진을 받고 가족력이 없더라도 20대 이상은 매달 한번 자가진단, 40대 이상은 1, 2년에 한번씩 플라스틱판에 유방을 밀착시킨 뒤 X선 촬영을 받는 ‘맘모그램’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과거에는 암이 의심되면 유방을 절개하고 조직검사를 받았지만 요즘에는 미세관을 삽입한 뒤 여기에 달린 바늘이 회전하면서 둘레의 여러 조직을 떼어내는 ‘맘모톰’, 검진 중 젖가슴의 작은 종양을 잘라 없앨 수도 있는 ‘ABBI’ 등으로 검진하고 있다.

―유방암에 걸리면 가슴을 모두 절제해야 하나.

“과거에는 유방과 주변 조직을 완전히 도려내는 근치(根治) 수술이 기본이었지만 1990년대 이후 가슴 근육을 남기는 ‘변형 유방 근치술’을 비롯해 가능하면 유방을 보존하려는 수술을 한다. 또 이전에는 암의 전이 가능성 때문에 겨드랑이의 림프절을 절제해 팔 운동의 장애가 오는 부작용이 있었지만 요즘에는 암이 처음 전이되는 길목인 ‘감시 림프절’을 검사해 이곳에 암세포가 없으면 겨드랑이의 림프절을 남겨두는 수술법을 사용한다.”

―한국에서는 광범위하게 암 부위를 절제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가슴을 보존하는 미국에 비해 치료율이 높다는 비판도 있는데….

“겉으로만 보면 그런 비판이 나올 수도 있지만 왜 그런지를 알아야 한다. 한국 여성은 유방 조직이 서양여성보다 치밀해 지방이 적고 섬유 조직이 많다. 서양 기준에 맞춰 수술하면 십중팔구 재발한다. 지난해 진단방사선과 문우경 교수와 함께 의사의 촉진 또는 맘모그램을 받은 유방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초음파 검사를 했더니 20%가 다른 곳에 암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결과는 당시 방사선과의 최고 권위 학술지 ‘방사선학’에 발표됐으며 의학계 최고 학술지인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 등 각종 학술지에서 이 연구결과를 인용하는 등 세계적으로 인종별 진단 지침의 근거가 되고 있다.

―유방암의 증세는….

“가슴이나 겨드랑이에 멍울이 만져지는 것이 대표적 증세다. 자신은 모르고 있다가 남편이나 ‘때밀이’가 찾아줘 병원에 오는 경우가 많다. 유방 피부가 함몰되거나 귤껍질처럼 변할 때, 유두가 함몰될 때, 양쪽 유방이 갑자기 비대칭적으로 변할 때, 한쪽 유두에 분비물이 나올 때 유방암을 의심할 수 있다.”

노 교수는 유방암 예방에는 자연의 리듬을 거스르지 않고 사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콩자반과 된장 등의 반찬을 곁들이는 전통적 식생활, 적령기에 결혼해 아기를 낳고 모유를 먹이며 기르는 것 등이 그것이다. 그는 “최근 직장 때문에 결혼을 늦게 하거나 아기를 늦게 가지는 여성, 모유 수유를 포기하는 여성이 많은데 이런 여성은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고 강조했다.

이성주기자 stein33@donga.com

▼유방암 치료의 명의들▼

▽양정현(54)=유방 일부만 절제하는 유방보존술, 유방내시경수술 등에서 최고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최근 5년 동안 환자의 유방보존 비율은 44%로 국내 최고 수준이다. 1995년 유방암의 전이 여부를 진단하는 ‘감시 림프절 생검법’을 도입했다. 삼성서울병원 진료부원장, 대한내분비외과학회장 등을 맡고 있으며 왕성한 집필 활동으로도 유명하다.

▽안세현(46)=국내 최다인 4000명 이상의 유방암 환자를 수술했다. 500여명에게 유방 절제와 동시에 유방복원술을 시행했고 유방복원수술 후 피부상처를 최소화하는 ‘피부보존 유방절제술’을 국내에 소개했다. 최근 개설한 유방암클리닉 홈페이지(http://www.amc.seoul.kr/∼breast)가 환자들의 큰 호응을 받고 있다.

▽백남선(56)=1980년대에 유방보존술을 도입해 이 부분에서 가장 많은 경험을 갖고 있다. 수술뿐만 아니라 항암요법, 호르몬요법 등 복합치료를 통해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고 있다. 원자력병원장, 한국유방암학회 회장, 아시아 유방암학회의 조직위원장 등을 역임했고 사회각계 전문가들의 봉사단체인 ‘필로스’ 회장을 맡고 있다.

▽이민혁(53)=유방암 환자의 약 70% 이상을 유방보존술이나 피부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유방 조직을 절제한 뒤 즉각 복원하는 ‘피부보존 유방 절제술 및 즉각 유방 복원술’로 치료하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에서 실력을 닦았으며 현재 한국유방암학회지 편집위원장을 맡고 있다. 유방암의 유전인자 연구에도 매진하고 있다.

▽이수정(50)=유방암 분야의 골수미세전이세포를 발견하는 방법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고 이에 대한 후속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방사선 치료를 원하지 않는 초기 유방암 환자에게 피부보존 유방절제술 및 즉각 유방 복원술을 가장 먼저 시도했다. 현재 아시아 유방암학회 상임이사, 한국유방암학회 국제이사 등을 맡고 있다.

▽이희대(50)=매년 500여명의 유방 수술을 집도한다. 환자의 37%에게 유방보존술을 시행하고 있다. 1999년 감시 림프절 절제술을 시행하는 등 새 치료법을 통해 치료율을 높이고 있다. 한국유방암학회 부회장 및 대한암학회 이사로서 학회 발전을 위해서도 많은 활동을 하고 있으며 외국에서 열리는 국제학회의 단골 발표자이기도 하다.

▽정상설(53)=국내 최초로 유방암센터를 열었고 환자가 말하지 않아도 미리 불편을 찾아 해결하는 진료로 유명하다. 20년 동안 2000여명을 수술했고 100여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1984년 유방암 호르몬 수용체 검사실을 개설했고 유방암 자가검진법, 조기진단법 유방 보존술 등을 도입했다. 현재 대한유방암학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

▽장일성(52)=환자에 대한 애정과 꼼꼼한 진료로 유명하다. 유방암 환자의 진료 권고안을 만들어 치료 기준을 확립하는데 공헌했고 수술 전 항암치료 및 수술 후 보조 항암요법에서 국내에서 탁월한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수술 후 합병증을 최소화하기 위해 감시 림프절 생검 및 유방보존수술도 활발히 시행하고 있다.

▽조세헌(50)=올 5월 부산 경남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유방센터를 열었다. 최근 성형외과 의사와 함께 아랫배 살을 이용한 유방재건술(TRAM)을 활발히 시행하고 있다. 2001년부터 겨드랑이 림프절 절제술의 범위를 크게 줄이는데 기여한 감시 림프절 생검을 시행하고 있다. 1997년부터 매년 ‘동아 유방암 초청강연회’를 열고 있다.

▽한세환(44)=환자 개개인의 특성에 따른 맞춤치료를 위해 주연구분야인 암의 성장 과정과 유전자 연구에 주력하여 1991년 이후 국내에서 70여 편의 논문을 발표했고, 매년 권위 있는 외국 학술지에 5편 이상의 논문을 발표하고 있다. 유방암 환자들의 치료뿐 아니라 치료 후 사회 복귀에도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

▼어떻게 뽑았나▼

유방질환 부문에서는 서울대병원 일반외과 노동영 교수가 베스트 닥터로 선정됐다.

이는 전국 18개 대학병원의 일반외과 교수 69명에게 △자신의 가족에게 유방암 등 유방 질환이 있을 때 진료를 부탁하고 싶고 △최근 3년 동안 진료 및 연구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인 의사를 5명씩 추천받아 집계한 결과다.

이번 조사에서는 대구 영남대병원 이수정, 대전 충남대병원 장일성, 부산 동아대병원 조세헌 교수 등 지방의 여러 교수들이 많은 추천을 받았다. 서울에서는 원자력병원 백남선 박사, 순천향대병원 이민혁, 상계백병원 한세환 교수 등 그동안 대형 병원에 비해 명의 수가 적게 나왔던 병원의 의사들이 상위권에 대거 포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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