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베스트닥터의 건강학]<18>방사선치료 분야

입력 2003-08-24 17:46수정 2009-10-10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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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귀언 교수가 22일 진료실에서 환자에게 방사선 치료 방법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 연세의료원

현재 서양 전통의학에서는 암(癌)의 표준 치료법으로 크게 수술, 방사선치료, 약물요법의 세 가지를 인정하고 있다. 수술은 1950년대, 방사선치료는 60년대, 약물요법은 70년대에 치료의 틀이 잡혔다.

방사선치료는 약물요법보다 먼저 표준 치료법으로 인정받았지만 많은 한국인은 방사선치료법에 대해 “수술 시기를 놓친 가망 없는 환자에게 시행하는 치료법이고 부작용이 많아 받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연세대 암센터 김귀언 원장(57)은 이런 인식을 마주칠 때마다 속이 탄다.

김 원장은 “지난 10년 동안 컴퓨터공학과 분자생물학의 눈부신 발전에 힘입어 암에 대한 ‘스마트 폭격’이 가능해졌다”며 “이제 선진국에서는 암 환자의 절반 이상이 방사선 치료를 받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1977년 당시로서는 비인기학과였던 방사선과를 전공으로 택했다. 당시 방사선과에 대한 인식은 지금보다 더 못해 선친은 “의사를 한다더니 웬 방사선…”하며 대노(大怒)했다고 한다.

그러나 선친을 설득해 이 분야에 뛰어든 김 원장은 국내 최초의 연구 성과를 잇따라 발표하면서 이 분야의 ‘최고수’로 우뚝 섰다. 그는 대한치료방사선종양학회 이사장, 대한방사선종양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고 국제적 권위지 60여편 등 250여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치료방사선과 또는 방사선종양학과에 대해 설명해 달라.

“1982년 방사선과가 진단방사선과와 치료방사선과로 분리되면서 시작돼 20여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그러나 원로 의사 중에서도 이 두 가지와 핵의학과를 구분 못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핵의학과는 방사선동위원소의 원자핵이 붕괴해 방사선을 방출하는 현상을 이용해 인체의 해부학적, 생리학적 상태를 진단 평가하고 치료하는 분야다. 진단방사선과는 엑스(X)선,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촬영(MRI) 등 방사선 발생장치를 이용해 인체의 이상 여부를 판독하는 것이고 치료방사선과는 발생장치 등을 통해 치료를 하는 것이다.”

―김 원장은 1979년 강한 방사선 근접 치료를 도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에 대해 설명해 달라.

“70년대에 방사선 유발 장치를 자궁 안에 넣어 약한 방사선이 나오도록 하는 근접 치료가 자궁암 치료에 쓰였다. 그러나 방사선의 위험이 두려워 약한 방사선을 오래 나오도록 해 환자가 사흘 동안 꼼짝 못해 욕창이 생길 지경이었다. 이 때문에 79년 강한 방사선을 단시간에 쬐는 ‘고선량 근접치료’를 도입하게 됐으며 지금도 환자에게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김 원장은 이밖에 84년 열로 암을 죽이는 ‘온열요법’, 86년 수술 중 방사선 치료, 93년 3차원 입체 조형치료법을 국내 처음으로 도입했다. 마지막 것은 환부를 CT로 찍어 모의 치료기로 CT 사진을 재구성한 다음 시뮬레이션 과정을 거쳐 여러 개 방향으로 정밀하게 방사선을 쬐는 것이다.

―방사선 치료의 치료 성과에 대해 말해 달라.

“자궁경부암 초기의 일반적 방사선 치료 성공률은 89∼91%로 수술요법(89%)에 못지않은데다 부작용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세브란스병원 방사선과의 치료율은 94%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두경부암 중 비인강암(鼻咽腔癌)은 방사선 요법만으로 치료할 수 있으며 폐암의 15∼20%를 차지하는 소세포암에도 비교적 치료 효과가 높다. 청소년에게 잘 생기는 뇌종양인 배아종은 방사선 치료만으로 거의 100% 완치할 수 있다.”

―방사선 치료는 부작용이 많다는 인식이 있는데….

“오히려 그 반대인 경우가 많다. 방사선 치료는 외과적 수술의 부작용을 해소하는 것이 많다. 가장 큰 장점은 장기를 보존하는 치료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성대암의 경우 치료성적은 수술요법과 비슷하면서 성대를 잘라내지 않아도 된다. 직장암 치료 시에는 항문을 보존할 수 있으며 전립샘암, 팔다리에 생기는 근육암 등도 인체 손상 없이 치료할 수 있다. 유방암 1∼2기의 경우 국소적 수술과 방사선 치료를 병행하면 유방을 완전히 잘라내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는 암 환자의 60% 이상이 방사선 치료를 받는데 국내에서는 아직 환자의 20% 정도만이 방사선 치료를 받는 현실이 안타깝다.”

이성주기자 stein33@donga.com

▼방사선치료 분야의 명의들▼

▽최은경(45)=매년 400∼500명의 폐암 및 자궁암 환자를 3차원 입체 조형 방사선 요법, 세기조절 방사선요법 등으로 치료하고 있다. 95년 3차원 입체 조형 방사선 치료법, 98년 체부 정위 방사선 수술, 2001년 세기조절 방사선치료법을 도입했다. 현재 방사선 민감제의 개발, 폐암 및 후두암의 유전자 연구 등을 진행하고 있다.

▽조관호(50)=미국 미네소타대병원 교수로 재직하다 2001년 국립암센터에 합류했다. 컴퓨터로 암의 정확한 부위를 계산해 치료하는 ‘정위(定位) 방사선 치료’의 권위자다. 현재 암센터 양성자치료센터장으로 재직하며 국내 처음으로 양성자 치료시설을 도입해 설치하고 있으며 각종 암의 특성에 맞춘 ‘맞춤 방사선 치료법’을 개발하고 있다.

▽서창옥(50)=유방암, 소아암, 뇌종양, 연부조직육종 등의 치료에서 높은 치료율로 정평이 나있다. 유방암, 위 림프종, 연부조직육종 등에서 조직을 절제하지 않는 보존적 방사선 치료법으로 암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향상시켰다. 대한방사선종양학회 학회지 편집장, 대한암학회 이사 등으로 활동하면서 후진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홍성언(53)=캐나다 캘거리대병원, 일본 국립암센터 등에서 실력을 닦아 다분할조사법에 따른 방사선 치료효과의 우수성을 입증했다. 소화기 암 환자에게 수술 전 방사선-항암 병행요법을 적용했다. 직장암 환자에 대한 방사선 치료에도 뛰어난 성적을 보이고 있다. 98년 국내 최초로 양한방 협진 진료 시스템인 ‘동서 암센터’를 개설했다.

▽전미선(48)=미국 존스홉킨스병원, 뉴잉글랜드병원 등에서 13년 동안 환자를 봤으며 93년 미국암학회가 수여하는 ‘올해의 의사상’을 받았다. 근접 방사선 치료와 항암요법을 병행하는 치료법으로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고 있다. 최근 쑥 추출물, 비타민E 등이 방사선 부작용을 줄이는 것을 확인했다. ‘삶의 질 향상팀’을 구성, 암 환자의 용기를 북돋우고 있다.

▽하성환(54)=하버드대 의대에서 방사선생물학에 대해 연구한 뒤 귀국, 서울대암연구소에 방사선생물학연구실을 개설했다. 은행잎 추출물인 징코 빌로바가 방사선 치료의 효과가 있음을 밝혀냈다. 방시선과 관련, 4건의 특허가 있다. 대상방사선종양학회 이사장을 역임했고 한중일 국제 공동 방사선종양학 심포지엄을 출범시켰다.

▽김일한(49)=방사선치료의 질 관리를 위해 전국 규모의 공동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최근 히스톤탈아사텔효소억제제(HDACI)가 뇌종양 및 폐암의 방사선 치료 효과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밝혀내고 난치암을 극복하기 위해 후속 연구를 하고 있다. 1997년 ‘비침습적 분할 뇌정위 방사선 치료 시스템’을 개발, 관련 특허 2건을 갖고 있다.

▽안용찬(44)=국내 처음으로 방사선을 여러 차례 나눠 쬐는 ‘분할 정위 방사선 치료법’으로 두경부종양 환자를 치료하기 시작했다. 이 치료법과 3차원 입체 조형 방사선 치료를 조화시켜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고 부작용은 줄이고 있다. 두경부종양, 폐암, 대장암팀 등에서 다른 과 의사와의 협진을 통해 최적의 치료법을 결정하고 있다.

▽배훈식(51)=2001년 국내 최초로 전립샘암 환자에게 세기조절 방사선치료를 성공적으로 시행했고 이후 두경부종양, 유방암과 재발한 암 치료 등에도 이 방법을 쓰고 있다. CT와 양전자단층촬영(PET)을 접목하는 연구, 숨쉴 때 위치가 변하는 허파, 간 등의 암을 호흡에 맞춰 정확히 치료하는 방법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어떻게 뽑았나▼

암 방사선 치료의 베스트 닥터로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김귀언 교수가 선정됐다.

이 병원 서창옥 교수와 울산대 서울아산병원 최은경 교수, 국립암센터 조관호 박사 등은 거의 똑같은 추천을 받아 2위권을 형성했다.

이는 전국 16개 대학병원의 치료방사선과 또는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56명에게 △자신의 가족에게 암이 있을 때 진료를 부탁하고 싶고 △최근 3년 동안 진료 및 연구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인 의사를 5명씩 추천받아 집계한 결과다.

이번 조사에서는 최은경, 서창옥, 전미선, 서현숙, 성진실 교수 등 여교수들이 많은 추천을 받았다. 간암과 직장암 치료의 권위자인 성진실 교수는 선배들의 그늘에 가려 실력에 비해 추천을 덜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방사선 치료 분야 전국의 명의들
이름소속세부전공
김귀언연세대 세브란스부인암, 두경부암
최은경울산대 서울아산부인암, 폐암
서창옥연세대 세브란스소아암, 유방암, 뇌종양 등
조관호국립암센터뇌종양, 폐암, 두경부종양 등
홍성언경희대소화기암, 폐암
전미선아주대부인암, 유방암, 소화기암
김일한서울대뇌종양, 소아암
하성환서울대유방암, 직장암
안용찬성균관대 삼성서울두경부암, 흉부암, 하부위장 종양
배훈식한림대 성심(평촌)뇌종양, 두경부암, 폐암, 유방암
우홍균서울대두경부암, 자궁암
조문준충남대두경부암, 폐암
김철용고려대 안암두경부암, 폐암, 소화기암, 뇌종양
허승재성균관대 삼성서울부인암
윤세철가톨릭대 강남성모뇌종양, 부인암, 유방암, 근골격계암
서현숙이화여대 목동유방암, 전립샘암
류성렬원자력두경부암, 뇌종양, 육종
박찬일서울대폐암
김재성충남대부인암, 소화기종양
김종훈울산대 서울아산소화기암
전하정한양대방사선 종양학
김대용국립암센터소화기암
박우윤충북대뇌종양, 두경부암, 흉부종양
이형식동아대부인암
성진실연세대 세브란스간암, 직장암
조철구원자력부인암
최명선고려대 안암유방암, 폐암
최일봉가톨릭대 성모혈액종양, 소아암, 유방암, 두경부암
김옥배계명대 동산방사선 종양학, 방사선 생?학
이창걸연세대 세브란스폐암, 두경부암
박경란원주기독뇌종양
김명세영남대소화기암, 호흡기암
정수미가톨릭대 강남성모폐암, 두경부암, 흉부종양
이명자한양대방사선 종양학
정웅기전남대뇌종양
장홍석가톨릭대 의정부성모뇌종양, 간암, 소화기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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