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완씨, 친형 명의로 재산 빼돌린듯

  • 입력 2003년 7월 20일 18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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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 중수부(안대희·安大熙 검사장)는 20일 현대비자금 150억원을 돈세탁한 인물로 지목된 김영완(金榮浣)씨가 둘째 형의 명의를 빌려 ‘유령회사’를 설립한 뒤 이 회사와 부동산거래를 하는 수법으로 거액을 해외 반출했을 가능성에 대해 수사 중이다.

20일 검찰에 따르면 김씨에게 지난해 6월 서울 C, S빌딩 두 채를 300억원에 매각한 외국계 B투자회사의 한국영업소 전 대표가 김씨의 둘째 형(미국 체류중)과 성씨는 물론 생년월일까지 같은 것으로 밝혀졌다. 페이퍼컴퍼니(문서상으로만 존재하는 회사)인 B사의 법인등기부 등본에는 1999년 2월까지 ‘리차드 김’이 한국영업소 대표를 맡은 것으로 돼 있으며 이는 김씨의 둘째 형 생년월일(1950년 6월 2일)과 성이 일치한다는 것.

이에 따라 검찰은 B투자회사가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일종의 ‘유령회사’로 김씨가 자금을 해외로 빼돌리는 데 비밀창구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B투자회사는 1999년 조세피난처인 브리티시 버진 아일랜드에 주소지를 두고 설립된 뒤 한국지사를 개설했으며 서울 강남의 C, S빌딩을 사들였다가 지난해 6월 김씨가 투자한 부동산개발업체인 W사에 두 빌딩을 300억원에 모두 매각했다. 이어 열흘 뒤에는 국내 영업소, 3개월 뒤인 지난해 9월에는 버진 아일랜드 본사까지 청산절차를 밟아 현재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씨는 당시 이 빌딩들을 담보로 H은행 역삼동 지점에서 200억원을 대출받기도 했다.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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