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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들이 선정한 우리분야 최고]<8>무용

입력 2003-03-16 18:11업데이트 2009-10-10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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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무용계 관계자들은 현재 국내외에서 활동중인 ‘한국인 최고의 무용가’로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수석 무용수로 활동중인 발레리나 강수진을 뽑았다. ‘국내 최고의 무용가’에는 국립발레단의 수석무용수 이원국, ‘최고의 무용단’에는 유니버설발레단이 꼽혔다.

본보 문화부는 10일 발레와 현대무용 그리고 한국 창작무용(전통춤 제외) 등 각 분야를 대표하는 무용가와 공연기획자, 평론가, 학계 관계자 116명에게 각 분야 최고를 뽑아달라는 설문을 발송, 13일까지 총 67명으로부터 응답을 얻었다(회수율 57.7%). 이는 80% 이상의 회수율을 보인 출판, 연극, 영화, 방송 등 이 시리즈에 게재된 다른 분야에 비해 매우 낮은 수치였다.

이번 설문은 두 분야(한국무용과 발레/현대무용) 로 나눠서 실시했다. 설문 문항은 각 분야당 11개였으며 각 항목에 대해 3명(곳) 의 추천을 부탁했다. 문항에 따라 무응답이거나 1,2개의 응답을 한 경우도 동등하게 포함시켰다.

▼발레·현대무용▼

발레와 현대무용을 구분하지 않고 국내외에서 활동중인 ‘최고의 한국인 무용가’를 꼽아달라는 질문에는 압도적인 1위로 강수진이 꼽혔다. 이어 해외에 진출한 발레리노 김용걸과 발레리나 김지영, 그리고 현대무용가 김희진 안은미가 뒤를 이었다.

‘최고의 현대무용가’와 ‘최고의 현대 무용 안무가’를 묻는 질문은 응답자들이 구분없이 응답한 경우가 많아 같은 질문으로 합산했다. 그 결과 ‘최고의 현대 무용가’에는 홍승엽 댄스시어터 온 대표가 29표로 1위를 차지했고 이어 안애순 안애순무용단 대표, 안은미 대구시립무용단장, 이윤경 이윤경무용단 대표, 박호빈 댄스컴퍼니 조박 대표, 안무가 안성수 순이었다. 발레와 현대 무용을 통틀어 가장 유망한 차세대 무용가에는 유니버설 발레단 수석무용수 엄재용이 뽑혔고 발레리나 김세연과 황혜민 등 전 현직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가 뒤를 이었다.

‘국내 최고의 무용단’에는 유니버설발레단이 6표 차로 국립발레단을 따돌리고 정상을 차지했다. 반면 ‘무용의 대중화를 위해 가장 기여한 사람(혹은 단체)’에는 국립발레단이 첫 손에 꼽혔다. 최태지 전 국립발레단장도 이 분야 3위에 올랐다. 최 전단장이 6년간 국립발레단장으로 재임하면서 ‘해설이 있는 발레’ 등 대중에게 다가서는 프로그램을 마련한 점이 평가받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 무용▼

‘최고의 한국 무용가(전통춤 제외)’를 묻는 질문에 황희연, 김매자, 양성옥, 김은희, 최진욱 등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무용가들이 비슷하게 언급됐다. 그러나 이들이 모두 한자릿수의 표를 얻은 데다 전체적으로도 표가 1, 2표씩 분산돼 유의미한 통계로 보기 어려웠다. 이에 대해 한 중견 무용가는 “한국 춤의 특성상 계파와 유파가 다양해 어느 한 명을 ‘최고’로 뽑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가장 유망한 차세대 한국 무용가’에는 국립무용단의 최진욱이 단연 두드러졌다. 최진욱은 현재 활동중인 무용가 중 ‘가장 춤을 잘 추는 무용가’에서도 2위에 꼽혔다. ‘창작 춤을 가장 잘 추는 무용가’에는 김은희 김은희무용단대표가 1위로 꼽였다. ‘가장 유망한 차세대 안무가’에는 김윤수가 꼽혔다.

‘최고의 무용단’에는 국립무용단이 정상을 차지했으며 창무회, 디딤무용단, 서울시립무용단, 리을무용단, 무트댄스 순이었다.

무형 문화재 이수자들이 대상이 되는 ‘전통춤’은 이번 설문에서 제외했다.

▼최고 한국인 무용가 강수진▼

’카멜리아의 여인’에서 슬픈 사랑의 2인무를 선보이고 있는 세계 정상의 발레리나 강수진. -동아일보 자료사진

‘최고의 한국인 무용가’로 꼽힌 발레리나 강수진(35·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설문 조사가 절반을 넘겼을 때부터 그가 ‘최고’임은 일찌감치 드러났다.

이 소식을 전하기 위해 독일 슈투트가르트로 전화를 걸었다. 두 대의 집 전화가 모두 1시간 넘도록 불통이었다가 어렵게 연결됐다. 지난해 결혼한 그의 남편 둔치 서크만씨가 전화를 받았지만, 한국에서 걸려온 전화에 익숙한 듯 누구냐고 묻지도 않고 바로 아내를 바꿔줬다.

“감사할 일이죠. 무용계에 훌륭한 분들이 많으신데 저를 그렇게 사랑해 주셔서요.”

자신이 최고로 뽑혔다는 말에 그는 잠깐 웃더니 예의바르고 깍듯하게 ‘모범답안’ 같은 소감을 말했다. 2위와 3위에 꼽힌 김용걸, 김지영은 유럽에 진출한 이후 그에게 전화를 걸어오긴 했지만 아직 한번도 만나거나 공연을 본 적은 없다고.

근황을 묻자 그는 “늘 똑같다. 공연 때문에 항상 바쁘다”고 말했다. 그는 15일부터 7주간 서부에서 동부를 가로지르는 미국 공연 투어에 나선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시작해 샌디에이고 등 10여개 도시를 거쳐 뉴욕에서 끝난다. 전막 공연은 ‘로미오와 줄리엣’ 한 편이고 그 외에 여러 안무가들의 소규모 작품들을 모아 무대에 올린다고 했다.

지난해 내한해 ‘카멜리아의 여인’을 공연했던 그는 다음 한국 공연에 대해 “한국에 자주 가고 싶지만 공연 스케줄 때문에 여의치 않아 당분간 한국 공연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신혼생활’에 대해 묻자 “신혼은요, 벌써 1년 됐는데요” 하며 웃었다. 전화를 끊기전 최근 북핵 사태를 둘러싼 외국 언론 보도에 걱정되는 듯 “한국은 별 일 없는 거죠?” 하고 물었다.

강수진은 선화예고를 거쳐 모나코 왕립발레학교에 유학했으며 95년 스위스 로잔 국제발레콩쿠르에서 아시아 무용수로는 처음으로 우승했다. 19세때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에 최연소단원으로 입단해 현재 수석무용수로 활약중이다.

▼최고 현대무용가 홍승엽▼

“항상 관객의 입장에서 관객의 리듬에 맞춰 안무를 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무작정 대중의 기호를 쫓아가는 것이 아니라 최고 수준의 경지로 관객을 끌어올리고자 합니다. 그러자면 ‘재미’가 필수적이지요.”

홍승엽의 춤은 난해하거나 무겁지 않다. 대신 세련된 독창성과 개성, 유머와 위트가 넘쳐흐른다. 현대무용가로서는 드물게 ‘대중성과 예술성’을 갖춘 안무가로 손꼽히는 홍승엽은 1986년 ‘문학의 해’에 ‘가장 문학적인 현대무용가’로 꼽히기도 했다.

홍승엽은 경희대 섬유공학과 2학년 시절부터 현대무용을 시작했다. 이 때문에 그는 인맥과 학맥으로 연결된 무용계 어디에도 끈이 닿지 않는 ‘독립군’이다. 그러나 무용을 시작한지 2년만인 84년 동아무용콩쿠르에서 대상을 받았고, 29세 늦은 나이에 유니버설발레단에 입단했다.

그가 창단한 프로무용단 ‘댄스시어터 온’은 2000년 9월 프랑스 ‘리용 댄스 비엔날레’에 참가해 ‘데자뷔’ ‘달짖는 개’가 5회 연속 매진을 기록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탄탄한 문학적 구조와 시각적 이미지, 다양한 춤 테크닉으로 세계인들로부터 보편성과 개성을 인정받은 것.

그는 ‘빨간 부처’ 이후 2년만인 올해 6월6∼7일 LG아트센터에서 신작 ‘두 개보다 많은 그림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유망 차세대 무용수 최진욱▼

”최근에 내 무용의 정체성을 찾아보려고 새로운 시도들을 많이 했기 때문에 사람들의 눈에 뜨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국립무용단원인 최진욱씨(28)는 ’가장 유망한 차세대 무용수’ 부문에 1위로 뽑혔다는 소식을 듣고 겸손하게 말문을 열었다. 그는 ’춤을 가장 잘 추는 무용수’ 부문에도 2위로 선정됐다.

2001년 동아무용콩쿠르 대상을 받은 그는 작년에만도 김은희의 ’우물단장’, 국립무용단의 ‘춘춘향’과 ‘마지막 바다’, 안애순의 ’하얀 나비의 비명 아이고’ 김윤수의 ’공’ 등 화제작에 잇따라 출연하며 다양한 모습을 선보였다.

전공은 한국무용이지만 그는 전통보다는 현대성을 많이 추구한다.

”우리끼리만 좋아하는 춤이 아니라 다른 민족, 다른 인종의 사람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춤을 추고 싶습니다.”

세계에 진출해 현대 한국의 춤을 보여주고 싶어하는 그는 또한 ‘생각하는’ 춤꾼이 되고자 한다.

”몸을 많이 움직이기보다 생각을 많이 합니다. 멍하니 서서 머리 속에 무대를 그려보며 내 역할을 그려 보는 것이지요.”

외적 표현보다 내적 표현이 강해서 그런지, 그의 춤은 부드러워 보이는 외면적 움직임과 달리 ‘강한 광기가 서려 있는 춤’으로 평가된다. 그 자신도 ”부드러운 듯하면서도 강한 면을 드러내는 춤을 추고 싶다”고 말한다.

▼최고 한국무용단 국립무용단▼

'최고의 한국무용단'에 1위로 꼽힌 국립무용단. -동아일보 자료사진


국립무용단은 전통춤, 신무용, 창작춤을 두루 선보이면서, 표현의 폭과 깊이 및 완성도 면에서 수준 높은 공연을 펼쳐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 동안 ‘그 하늘 그 북소리’(1991), ‘무천의 아침’(1994), ‘티벳의 하늘’(1998), ‘신라의 빛’(2000), ‘마지막 바다’(2002) 등 많은 수작들을 선보여 왔다. 현 단원은 54명이다.

올 1월에 취임한 김현자 단장(56·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교수) 은 최고의 무용단으로 뽑혔다는 소식을 듣고 “앞으로도 신무용과 전통춤을 중시해온 전통을 존중하되 좀더 현대성 있는 작품을 만들도록 이끌어나가겠다”고 밝혔다.

국립무용단은 1962년 2월 한국무용과 현대무용을 포괄하는 단체로 창단됐으나 1970년 국립무용단과 국립발레단으로 이원화됐다. 1973년 국립중앙극장이 서울 장충동으로 이전한 뒤부터 국립무용단은 전통민속춤과 창작무용극 공연에 주력하고 있다.

▼설문에 답한 분들 (무순)▼

▽한국무용=국수호 김현자 한명옥 송수남 이노연 조흥동 김매자 박재희 이은주 배정혜 최은희 한상근 황희연 강미선 최지연 최진욱 양선희 김영희 윤미라 전은자 조남규 윤성주 ▽현대무용=박명숙 이윤경 손관중 정의숙 이정희 홍승엽 최청자 안은미 최데레사 이숙재 ▽발레=박인자 김긍수 문훈숙 박경숙 제임스 전 이원국 조윤라 장선희 신은경 김학자 박재근 김민희 김세연 김인희 ▽평론(무용이론)가, 기획자=안병주 이종호 장광열 김경애 성기숙 김서령 장승헌 김서령 김은영 임소영 이승자 서정림 유형종 고희경 이현정 박성혜 김성희 김말복 이희나 이병옥 김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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