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레포츠]'열기구타기'…부지런함, 인내심 일깨워줘

  • 입력 2003년 3월 11일 17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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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런함과 인내심, 열기구로 배우자.”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날 수는’ 있어도 ‘느낄 수는’ 없다. 조그마한 창으로 구름들을 보는 게 전부니까 말이다. 좀 더 여유있게, 그러면서 안전하게 창공을 날아다니며 저 아래 조그맣게 보이는 도시를 구경하고 마음껏 소리쳐 볼 수는 없을까.

그런 점에서 열기구는 최상의 레포츠라고 할 수 있다. 탁트인 공간에서 전후좌우 어느 곳의 하늘이든 마음껏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열기구는 단지 레포츠로서의 즐거움만 주는 것은 아니다. 하늘을 날기 위한 준비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일상에서는 쉽게 배울 수 없는 부지런함과 인내심을 배울 수 있다.

열기구의 특징은 바람과 기후 등 자연과 함께 호흡하는 레포츠라는 것이다. 열기구를 즐기는 데 있어 장애가 되는 바람은 지면에서 부는 상승기류다. 자칫하면 이륙과 착륙 순간에 돌풍에 휘말릴 수도 있다. 따라서 이런 상승기류를 피하기 위해서는 해가 뜰 때쯤 이륙해서 지면이 뜨거워지기 전에 착륙 해야 한다. 이와 같은 자연의 리듬에 맞추기 위해서는 웬만큼 부지런하지 않으며 안 된다. 또한 강한 바람이 불 때는 잠잠해질 때까지 한시간이고 두시간이고 참고 기다리지 않으면 안 된다. 바람이 멈추지 않을 때는 열기구를 탈 수 없는 최악의 상황도 맞을 수 있다. 하지만 열기구를 타기 위해 인내했던 시간들은 곧 하늘을 마음껏 날아다니면서 눈 녹듯이 사라지게 마련이다. 아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기 위해서는 부지런해야 하고 또 인내심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은연 중에 배우게 되는 것이다.

또 열기구는 혼자서는 탈 수 없다. 그 큰 장비를 옮기기도 힘들고 하늘로 날아가기까지 항상 타인과 함께 호흡을 맞춰야 한다는 점에서 자신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아이들에게 협동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기도 한다.

나아가 보다 넓은 세상을 체험한 아이들은 마음도 넓어지게 마련이다. 버스와 지하철, 아파트단지, 네모난 학교 책상에만 익숙해있던 아이들이 ‘무한대’의 넓이를 가진 하늘을 여행하고 나면 어느덧 그 눈높이마저 달라진다. 아무래도 하늘을 날려면 안전과 안정이 제일 중요하므로 뭐든지 제멋대로 행동했던 아이들도 차분함과 조심성을 체득할 수 있게 된다.

이원형 싸이더스 ‘리틀즈’이사 goldfish@sidu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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